이정후를 닮은 폼, 이종범이 새 스승… ‘바람의 가문’과 새 마법사 후보, 기막힌 조합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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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태우 기자] 올해 kt 코치로 부임한 이종범 코치는, 어쩌면 올해 호주 질롱 1차 캠프에서 깜짝 놀랄 일이 있었을지 모른다. 자신의 아들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인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와 타격폼이 똑 닮은 타자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kt의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으는 유준규(22)가 그 주인공이다. 이정후보다는 체구가 조금 작지만 좌타자에 전체적인 타격 그림이 흡사하다. 멀리서 보면 이정후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다. 타격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유준규가 발버둥을 친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유준규와 집중적으로 소통하는 지도자가 공교롭게도 이종범 코치다. 결정적 계기는 포지션이다.
군산상고를 졸업한 유준규는 2021년 kt의 2차 3라운드(전체 25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다. 그러나 1군에는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입대를 선택해야 했다. 야무지게 타격을 한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수비가 불안했던 탓이다. 유준규는 고교 시절 주로 유격수를 봤고, kt도 팀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유격수 후보로 유준규를 지목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송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른바 ‘입스’였다.
타격 재능이나 주력 등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kt는 유준규의 외야 전향을 추진했다. 유준규는 “고등학교 때 외야 경험이 전혀 없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형들 때문에 경기에 못 뛰니 한번 해보라고 하셔서 딱 한 경기 뛴 게 전부였다”면서 “제대하고 나서 조금 외야로 뛰었는데 그때 하다가 다쳐서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호주 캠프가 사실상 외야수를 제대로 준비하는 첫 무대인데, 공교롭게도 이종범 코치가 새로 부임하면서 훈련 단짝이 됐다. 이 코치도 내야와 외야를 모두 봤던 지도자이기에 유준규의 어려움을 잘 알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도 잘 안다.
유준규는 “외야로 나가니 타구 판단도 어렵고, 조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외야 연습을 많이 한다. 또 이종범 코치님께서 많이 연습을 시켜주셔서 조금 좋아진 것 같다”면서 “수비 나가서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 공이 딱 떴을 때 안 보고 쫓아가는 것은 어떻게 해야 될지 이런 것들이 어려웠는데 (코치님께서) 많이 알려주신다. 코치님께서는 내가 외야 경험이 없다 보니 많은 경기에 나가봐야 되고, 또 많은 경기를 통해서 타구 판단도 해 봐야 한다고 하신다. 코치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중계 플레이를 강하게 주라고 하시는 것”이라고 되새겼다. 이종범 코치의 가르침 속에 이제는 제법 외야수 느낌이 나는 수비를 한다는 게 kt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주루 쪽에서도 이종범 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유준규는 “또 주루 쪽에서는 한 베이스 더 가는 러닝을 많이 추구하신다. 거기에 맞게 노력해야 한다”면서 “기습번트는 실패해도 되기에 편하고, 앤드런 같은 경우는 맞히는 건 자신이 있어서 괜찮을 것 같다. 도루는 이종범 코치님께서 많이 알려주신다고 하셨다. 주력은 자신이 있으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레전드의 노하우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연습하는 와중에 유격수 송구도 많이 나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길을 밟게 됐다.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던 송구가, 마음이 편해진 것인지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이 모습을 보고 구상을 다시 잡았다. 이 감독은 “유준규가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다면 우리 팀 엔트리가 유연해질 수 있다. 게다가 발도 우리 팀에서는 상급이고, 기습 번트 등 잔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라며 큰 기대를 드러냈다. 연습경기에서도 꾸준히 활용하며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유준규도 더 힘을 내고 있다. 유준규는 “캠프에 와서 외야 수비도 그렇고, 공 던지는 것도 그렇고 내 목표는 어느 정도 도달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방망이 쪽은 군에 다녀온 뒤에 밸런스가 약간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여기 와서 코치님들과 상의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변화하다 보니 그런 부분이 좋아졌다. 타격폼도 이정후 선배님과 비슷한데 다리 끄는 것을 많이 가져갔다가 이번에 조금 줄였다. 많이 들어가면 나가는 게 빨라야 하는데 그게 느리다. 유인구에 많이 속을 수밖에 없더라. 그래서 조금 줄였는데 타이밍적인 부분과 공을 보는 시선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공·수·주 모두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했다.
올해는 팀에서 원하는 부분을 수행하며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선다는 각오다. 유준규는 “일단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50% 이상은 됐다고 생각하고, 또 부상 없이 완주한 것에 대해서도 점수를 주고 싶다. 형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 것도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에 비교적 만족하면서도 “올해 1군에서 경험을 쌓는 게 목표다. 선배님들과 형들을 뒷받침하면서도 나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 더 많은 경기를 뛰고 더 많은 경험을 해봐야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지 보인다. 1군에서 오래 있는 게 목표”라고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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