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에서 밤새 일한 숨은 공신들이 있었다… 앤더슨은 어떻게 ‘13K 위력투’로 부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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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SSG 데이터분석팀은 3월 28일 고척 키움전이 끝난 뒤 휴식도 없이 곧바로 모든 팀원들이 한곳에 모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31·SSG)이 왜 지난해 구위를 찾지 못하고 있는지를 밝혀야 했다.
지난해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재계약에 골인한 앤더슨이지만, 시즌 초반에는 지난해 보여줬던 그 구위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가장 장점으로 뽑을 수 있는 것이 강력한 패스트볼인데, 그 장점이 잘 보이지 않으니 경기 결과가 나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실제 앤더슨은 3월 22일 인천 두산전에서 3⅔이닝 4실점, 3월 28일 고척 키움전에서 5이닝 5실점(3자책점)에 머물렀다. 앤더슨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사실 트래킹데이터 측면에서 지난해와 아주 유의미한 차이를 찾기는 힘들었다. 보통 패스트볼의 구위를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인 수직무브먼트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하지만 그간 앤더슨의 투구를 머릿속에 빠짐없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분석팀은 수평무브먼트 측면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작년에 비해 수평적인 움직임이 밋밋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트래킹데이터, 카메라 촬영 등 여러 가지 자료를 확인한 결과 문제는 그곳에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였지만, 밤새 이를 연구한 데이터분석팀은 그 문제를 찾아냈다.
한승진 SSG 데이터분석팀장은 “패스트볼에 수직무브먼트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첫 두 경기에서 수평무브먼트 측면이 달랐다. 앤더슨의 포심은 좋을 때 커터성 움직임을 가진다. 그런데 첫 두 경기에서는 이것이 일반적인 포심성 움직임으로 들어오다 보니 방망이에 맞고 인플레이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두 번째 경기 등판이 끝난 뒤 팀원이 모여 연구를 했다. 팔이 예전보다 조금 벌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다 보니 커브도 돌아나가는 것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앤더슨과 상의를 했고, 앤더슨도 이 문제를 금방 알아차렸다. 한 팀장은 “요즘은 선수들도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트래킹데이터를 찾아보는 게 일상이다. 그래서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팔 각도를 (몸쪽으로) 더 좁혀보자는 이야기를 해다. 트래킹데이터는 물론 바이오메커닉스적 관점에서 같이 제시를 했더니 앤더슨도 자신도 뭔가 알겠다고 하더라”면서 “(출산 휴가 중) 일본에서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등판 전날 공을 던지는 데 좋았다. 첫 이닝에서 패스트볼 구속을 보고 ‘됐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앤더슨이 출산 휴가를 가기 전 선수와 데이터분석팀에서 미세한 문제를 잡아냈다며 앤더슨이 복귀 후 좋은 투구를 할 것이라 자신했다. 미세한 변화로 경기력에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두가 반신반의한 가운데, 앤더슨은 9일 대구 삼성전에서 기가 막힌 투구로 그 분석의 힘을 보여줬다.
앤더슨은 이날 최고 시속 155.9㎞의 강속구, 그리고 평균으로도 153㎞에 가까운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며 삼성 강타선을 압도했다.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확실히 달라졌고, 여기에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면서 수많은 헛스윙을 잡아냈다. 7이닝 동안 무려 탈삼진만 13개였다. 구자욱에게 맞은 솔로홈런 하나가 옥의 티였지만, 높은 쪽 코스의 패스트볼을 잘 잡아 당긴 구자욱의 타격을 칭찬할 대목이지 앤더슨이 못 던진 공은 아니었다.
이숭용 감독 또한 1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전력 분석이 잘 찾았다. 두 게임을 보고 ‘왜 스피드가 안 나지’라고 생각했다. 전력 분석에서 디테일하게 찾아냈더라”면서 프런트의 고생에 감사를 표하면서 “피드백을 줬는데 그걸 일본 가서 계속 던지며 만들어 온 앤더슨도 대단하다. 1회에 딱 던지는 것을 보고 ‘아, 이건 됐다’고 생각했다. 어제(9일)은 작년 같은 구위가 나오기 시작했다. 4~5㎞ 차이니까 확 다르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출산 휴가 기간 동안 아이가 조금 더 엄마 뱃속에 머물고 싶어 한 까닭에 출산을 보지 못한 앤더슨은 10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7일 오후 첫 아이가 세상에 나왔다. 앤더슨은 사랑하는 가족과 잠시 짧은 휴가를 즐긴 뒤 13일 귀국한다. 그리고 원래 로테이션대로 15일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이 감독은 “기분 좋게 아이도 보고, 갔다 오면 조금 더 수월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앤더슨의 득남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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