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유격수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벼랑에서 기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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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얼굴에는 야구가 안 풀린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은 유독 자신에게만 박한 곳에 박히는 것 같았다. 지난해 3할 유격수 타이틀을 되찾으며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한 박성한(27·SSG)은 자신과 싸우고 있었을지 모른다. 타격이 무너지고, 이어 수비까지 흔들렸다.
박성한은 올 시즌 초반 타격이 잘 풀리지 않아 애를 먹었다. KBO리그 통산 타율이 0.280이 넘는 유격수인데, 올해는 2할대 초반에서 오랜 기간 머물렀다. 한때는 1할대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 좋은 선구안을 갖춘 선수로 타격 기술까지 향상되며 두 차례나 규정타석 3할을 기록한 박성한은 올해 5월까지 54경기에서 타율 0.206에 머물렀다.
유독 안타가 터지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장타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었다. 자신의 타격을 못했다. 타격이 안 풀리다보니 더 신중해지고, 초구 스트라이크를 먹고 어려운 흐름에 빠지기 일쑤였다. 멘탈을 붙잡기 쉽지 않은 듯 수비에서도 실수가 자주 나왔다. 5월까지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34에 불과했다. 숱한 부상자 속에 팀 타격이 처져 있는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많아지고 어깨는 무거워지는데, 그 어깨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다만 SSG는 박성한이 그 고비를 이겨내고 올라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어차피 네 성적을 찾아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다행히 선구안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5월까지 시즌 타율은 0.206에 머물렀지만 출루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0.332였다. 그래도 많은 볼넷을 고르고 있었다. 뭔가의 계기만 있으면 타율은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어렵고 짜증나는 상황이지만 박성한도 포기하지 않았다. 타격 훈련이 끝난 뒤 동료들과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구하고 또 들었다. 몸 상태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게 인내의 시간이 쌓인 결과, 바닥을 찍었던 타격 성적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한 번 고비를 넘긴 만큼 그 회복세는 더 견고하다.
박성한은 6월 들어 11경기에서 타율 0.410, 출루율 0.489, 장타율 0.538, OPS 1.027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기록은 물론 타구질과 타구의 방향 모두 박성한의 그것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확실히 좌측이나 좌중간으로 잘 맞은 타구들이 나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때 0.193까지 처졌던 타율은 어느새 0.241까지 올라왔고 출루율도 0.358을 기록 중이다. 조정득점생산력(wRC+)도 리그 평균을 의미하는 100을 넘겼다. 6월 들어 아직 홈런은 없지만, 그렇게 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힘이 실리면 나오는 게 또 홈런이다. 이런 감을 이어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어 있다.
비록 팀이 져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14일 인천 롯데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갔다. 3회 첫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9회에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6월 11경기에서 5경기나 3출루 이상 경기를 했다.
박성한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던 이숭용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타선에서 계산을 할 수 있는 표본이 쌓인 몇 안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잘 이겨냈다. 야구에 대한 욕심이 많은 선수다. 연습도 많이 했고, 경기에서 빼준다고 해도 본인이 괜찮다고 했다”면서 “계속 그렇게 하면서 감을 잡기 시작했는데 이제부터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번이나 상위타순으로 올렸다가 오히려 타격감이 더 떨어졌던 기억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6번 등의 타순에서 박성한의 감이 더 올라오기를 기다리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아직 시즌은 절반 이상이 남았고, 박성한이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한 차례 고비를 이겨낸 만큼 앞으로는 조금 더 순탄한 시즌도 기대할 수 있다. 국대 유격수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박성한이 다시 출발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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