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은퇴라던 박해민, FA 대박까지 노리는 숨은 이유…35살에 '다른 야구'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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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 5월의 일이다. LG 박해민은 호수비로 팀을 구한 뒤 돌연 '은퇴'를 언급했다. FA 자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무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비력마저 떨어진다면 30대 중반인 자신이 현역을 더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고 나니 모두 기우였다. 박해민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중견수였고, 49개의 도루로 도루왕을 되찾았으며, 무엇보다 타격에서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냈다. 박해민은 144경기 전경기 출전에 타율 0.276, 출루율 0.379를 기록했다. OPS 0.725는 LG 이적 후 최고 성적이다.
시기만 보면 'FA 효과'를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기록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해민의 야구가 달라졌다. 35살 나이에 처음으로 '공을 고른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박해민은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타자 43명 가운데 타율은 24위에 그쳤지만 출루율은 15위다. LG에서는 신민재(0.395) 오스틴(0.393) 김현수(0.384) 다음으로 높았다.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순수 출루율'은 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0.103으로 NC 권희동(0.147) kt 안현민(0.114) SSG 박성한(0.110) 삼성 이재현(0.106) 다음 5위였다. 순수 출루율이 0.100 이상인 선수는 NC 김휘집(0.100)까지 모두 6명 뿐이다.
보통 볼넷이 많은 선수는 장타도 많지만 LG 홍창기처럼 볼넷만 잘 골라내는 예외도 있다. 박해민은 30대 중반에 전과는 다른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우연한 깨달음과 노력의 조화다.
박해민은 지난 6월 올해 볼넷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훈련 때부터 정해진 코스만 치려고 한다. 스트라이크존과 홈플레이트가 작다는 걸 올해 많이 느꼈다. 그러면서 볼넷이 많이 늘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타출갭(타율과 출루율의 차이, 순수출루율)만 보면 커리어 하이 시즌처럼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해민의 순수출루율은 0.126으로 권희동(0.168)에 이어 규정이닝 타자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박해민은 "선구안이 훈련을 통해서도 좋아질 수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홍)창기랑도 대화를 많이 했는데 창기가 말하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경지를 넘었다. 게임하는 것처럼 궤적이 보인다는데…(홍창기처럼 하지는 못하더라도)홈플레이트가 작으니까 굳이 벗어나는 공을 칠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박해민은 지난 2022년 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6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4년을 지나 '선구안'이라는 능력을 찾은 박해민의 두 번째 FA 결과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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