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마음먹으면 이길 수가 없다” 그 공포 사라지니, 올해는 롯데-두산이 람보로 등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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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2025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1호 이적 계약’은 심우준(한화)이 차지했다. 심우준은 FA 시장이 열린 지 이틀 만에 한화와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하며 속전속결로 협상을 마쳤다.
원 소속 구단인 KT, 그리고 유격수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가 모두 심우준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보통 이 경우는 선수 측이 양쪽 사이의 분위기를 탐색하고, 양쪽의 금액을 듣고, 여기에 한 번 더 협상과 조율을 거쳐 최종적인 계약이 이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공식 협상이 이틀 만에 끝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한화는 이틀 만에 이 협상을 해치우며 심우준에게 유니폼을 입혔다.
이유가 있었다. 한화는 시작부터 이것저것 잴 생각이 없었다. 필요한 선수라는 내부 결론이 있었다. 그리고 FA 시장이 시작하자마자 ‘총액 50억 원’ 카드를 테이블에 올렸다.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 금액이었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받으려면 받고, ‘네고’는 없다는 식의 느낌이 있었던 협상”이라고 떠올린다.
KT의 금액을 받아왔던 심우준 측으로서는 금액 차이가 꽤 나자 한화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 수밖에 없었다. KT는 레이스를 포기했고, 그렇게 한화와 계약이 확정됐다. 그리고 비슷한 절차를 거쳐 며칠 뒤 엄상백(4년 총액 78억 원) 또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게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달성한 한화는 다른 팀들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때 유유히 철수했다.
최근 FA 이적시장에서 위세를 떨친 한화의 기세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던 협상으로 관계자들에게 회자된다. 한화는 최근 FA 영입에서 이것저것 재고 금액을 조율하는 것보다는, 아예 구단이 부를 수 있는 최고 금액을 올려놓고 선수의 확답을 기다리는 식의 협상을 했다. 타 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화가 찍은 선수가 있으면 이길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돌았고, 에이전트들 사이에서는 “일단 한화를 끌어들이는 게 유리하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신구장 개장과 맞춰 모기업의 투자 의지가 확실했고, 여기에 경쟁균형세(샐러리캡) 한도가 타 팀에 비해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공포의 한화’는 올해는 조금 잠잠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도 최근 지속적인 투자로 샐러리캡 한도가 많이 차 있다. 여기에 조만간 FA 자격을 얻을 팀의 4번 타자 노시환과 비FA 다년 계약에 신경이 팔려 있다. 한화는 노시환이 시장에 나가지 않게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노시환이 응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어쨌든 실탄은 아껴두고 있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샐러리캡이 터질 수 있다.
FA 시장에서 큰손 몫을 했던 한화의 빈자리를 올해는 누가 이어받을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몇몇 팀들은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본다. 내부 자원을 지켜야 하는 KIA와 LG가 대표적이다. 다만 두산과 롯데가 외부 FA에 돈을 쓸 유력한 구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두 팀 모두 시작부터 돈을 쓴다는 기조 하에 이번 FA 시장을 임하고 있다”면서 “다른 구단과는 적극성 차이가 조금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롯데는 올 시즌 7위, 두산은 9위였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부임 마지막 해를 맞이한다. 큰 기대를 걸고 ‘우승 청부사’ 김 감독을 영입했는데 정작 2년 동안 순위는 7위로 김 감독 부임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김 감독 부임 이후 외부에서 FA를 사온 적은 없다. 아무래도 샐러리캡 문제가 컸다.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FA 3총사의 계약이 이제 막바지로 흘러가고 있고, 포스트시즌이 고픈 구단과 모기업도 투자 의지가 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이 전력 보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도 어느 정도는 응답을 해야 할 상황이다.
올해 9위로 떨어지며 자존심을 구긴 두산도 김원형 신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뒤 전력 보강 선물을 할 팀으로 뽑힌다. 내부에서 나오는 FA도 적지는 않지만 적어도 외부에서 한 명 정도의 대어를 사올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를 모으고 있다. 두산 또한 현재 베테랑 주축 선수들이 더 늙기 전에, 즉 1~2년 내 우승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모기업 또한 이럴 때마다 항상 든든한 우군이 됐던 기억들이 있다. 확실한 선수 하나 정도는 꽤 거액을 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산과 롯데가 겹치는 지점이 바로 유격수 박찬호라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원 소속팀 KIA도 경쟁 속에 치솟는 금액에 다소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잡힌다. 경쟁이 붙으면 지난해 심우준처럼 시장의 적정가를 다시 한 번 깨는 일이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박찬호 계약은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남은 FA 선수들도 이 협상을 숨죽여 지켜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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