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받았다, 화나고 후회스러웠다" 프로 4년 차 세이브왕인데…이토록 냉철한 시즌 소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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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더 잘해야 한다."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KBO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이한 점은 각각 다른 세 가지 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최고의 클로저로 2025시즌을 끝마친 박영현은 오히려 어느 때보다 냉정한 목소리를 냈다.
박영현은 2022년 KT의 1차 지명을 받고 데뷔했다. 프로 2년 차였던 2023년 32홀드를 쌓으며 곧바로 홀드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마무리임에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10승 25세이브 승률 0.833로 승률왕을 수상했다.
승률왕은 규정이닝(144이닝)과 관계없이 시즌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 중 승률 1위에게 주는 타이틀이다. 박영현은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이후 19년 만에 '불펜 승률왕'으로 족적을 남겼다. 더불어 리그 역대 11번째로 한 시즌 10승-20세이브를 달성했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10승-34세이브) 이후 20년 만에 진기록을 세웠다.
올해 박영현은 정규시즌 67경기 69이닝에 등판해 5승6패 1홀드 35세이브 평균자책점 3.39를 선보였다. 리그 세이브 1위로 데뷔 첫 세이브상을 손에 넣었다.
한 시즌을 돌아본 박영현은 "수치로 봤을 때 프로에서 4년을 통틀어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해였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영현은 "좋지 않은 기록으로 세이브왕이 된 게 아쉽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만 들 정도로 올 시즌은 별로였다"며 "그래도 세이브상을 받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경기력이 좋지 않은 시즌에도 세이브왕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난 더 올라갈 생각밖에 없는 사람이라 내년에 더 좋은 시즌을 만들어 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무엇이 그리 아쉬웠을까. 박영현은 "볼넷이 문제다. 매년 20개 정도였는데 올해는 34개인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며 "너무 화나고 많이 후회스러웠다. 팀이 위기일 때 지켜주지 못한 마무리로 기억될 것 같았다. 뼈아픈 기억들을 다 지워내고 앞으로는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만 만들고 싶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볼넷이 많아진 원인도 분석했다. 박영현은 "투구 폼을 손봐야 할 것 같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힘이 분산돼 투구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고등학생 때 코치님이 나를 제일 잘 아시는데 그 은사님을 찾아가려 한다. 그분은 우리 팀 제춘모 코치님과도 아는 사이시다"고 밝혔다.
스스로 혹평했지만 시즌 종료 후 야구대표팀서 호투를 펼쳤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24개를 뽐냈다. 당일 등판한 투수 7명 중 유일하게 무사사구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박영현은 "내 공이 보기 싫어서 일본전은 안 봤다. 잘 던지는 것과 내 마음에 드는 것은 다르다"며 "퍼포먼스는 어느 정도 보여줬고 내용 자체는 좋았지만 구위가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전 감각이 부족했던 게 아쉬웠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등판했을 때는 그 상황을 즐겼다. 딱히 긴장도 하지 않았다"며 "마운드에 올라가며 관중들을 봤는데 웅장하고 재밌었다. 포수 사인대로만 던지려 했다"고 회상했다.
다음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박영현은 "앞으로는 계속 세이브왕을 목표로 노력할 것이다. 한 팀의 마무리로서 팀 승리를 지키는 데 더 집중하려 한다"며 "올해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아쉬운 가을을 보냈다. 매년 가을야구를 하다 올 시즌엔 안 하게 되니 어색했다. 내년엔 팀이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게 내가 뒷문을 더 단단히 막아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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