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남녀 性대결 오락으로 전락"...52년 전 '킹 시대'와 다른 풍경→남자 671위 악동, 여자 1인자에게 셧아웃승

작성일: 2025.12.29 09:53 박대현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연합뉴스 / AP
▲ 연합뉴스 / AP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 랭킹 숫자는 의미가 적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671위 닉 키리오스(호주)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와 성(性) 대결에서 웃었다.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배틀 오브 더 섹시스(Battle of the Sexes)’ 이벤트 매치에서 2-0(6-3 6-3)으로 완파했다.

▲ 연합뉴스 / AP
▲ 연합뉴스 / AP

조건은 같지 않았다. 사발렌카는 키리오스보다 약 9% 작은 코트를 사용했고 둘 모두 세컨드 서브 없이 경기를 치르는 변형 규칙이 적용됐다. 순수한 승부라기보다 '설계된 쇼’에 가까운 무대였다.

AP통신은 “성평등을 향한 메시지보다는 엔터테인먼트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실제 코트 위에서는 웃음과 농담이 오갔고 언더핸드 서브와 즉흥적인 춤까지 등장했다. 관중은 성별 논쟁보다 재미를 소비하는 인상이 짙었다.

▲ 연합뉴스 / AP
▲ 연합뉴스 / AP

남녀 성 대결은 148년 테니스 역사에서도 손에 꼽힌다. 가장 유명한 만남은 1973년 보비 리그스와 빌리 진 킹의 맞대결이 거론된다. 

훗날 영화로도 각색된 이날 경기는 흥미로운 이벤트 매치를 넘어 남녀 상금 격차와 성평등 논쟁을 촉발시킨, 당대 세계 테니스계 변화 열망이 수면 위로 떠오른 '역사'로 기억된다. 

이번 두바이 무대는 역사상 4번째 성 대결이었다. 하나 분위기는 이전 세 경기와 사뭇 달랐다.

경기 장소는 1만7000석 규모의 코카콜라 아레나였는데 최고가 입장권이 800달러(약 115만 원)에 달했다. 메시지보다 흥행이 앞선 무대였다.

▲ 연합뉴스 / Reuters
▲ 연합뉴스 / Reuters

랭킹만 보면 더 극적이었다. 키리오스는 현재 60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손목과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해 랭킹이 급락했다.

사발렌카는 다르다. 현시점 여자 테니스 최강자다. 올해 US오픈 챔피언이자 메이저대회 통산 4회 우승자로 ‘적수가 없는 여왕' 수식어가 붙는 선수다.

경기 후 키리오스는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 경기는 테니스 종목에 중요한 의미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사발렌카는 웃으며 받아쳤다. “호주오픈을 앞두고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다시 만나서 꼭 복수하고 싶다”며 해사한 표정을 지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