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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15년 만에 '왼발의 맙소사' 해명 "남아공 겨울이었습니다…다시 차도 왼발로"

작성일: 2025.12.31 00:00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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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전 국가대표 공격수 염기훈이 '15년 전 악몽'을 해명했다.

염기훈은 최근 유튜브 채널 '나 김영광이오'에 출연해 "2010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동점골 찬스를 놓친 것 때문에 밖을 나가지 못했다. 당시 남아공은 겨울 날씨였다. 과장 안 보태고 (피치에) 살얼음이 껴 있었다. 볼 콘트롤이 정말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0년 6월 17일 아르헨티나와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염기훈은 2선 왼쪽 윙어로 선발 출장했다. 월드컵 통산 2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클래스'는 역시 두세 수 위였다.

현란한 개인기와 템포 조절로 한국 수비진을 무력화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물론 투톱으로 합을 맞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의 저돌적인 돌파,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이하 당시 소속팀)의 동물적인 골감각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한국은 전반 17분 메시 프리킥이 문전에서 수비하던 박주영 정강이에 맞아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33분 이과인에게 헤딩슛까지 얻어맞아 추가골을 헌납했다. 이청용이 전반 46분 상대 수비수로부터 공을 가로채 만회골을 꽂으면서 1-2로 따라붙어 추격 불씨를 지폈다.

후반 들어 허정무호는 총공세에 나섰다. 25분까지 주도권을 쥐고 거함 아르헨티나를 몰아붙였다. 후반 12분 '문제의 장면'이 출현했다. 역습 상황에서 이청용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염기훈이 페널티 박스 안 오른편에서 결정적인 1대1 기회를 손에 쥐었다.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 압박은 한박자 늦었고 수비진과 거리도 넉넉한 편이었다. 천금 같은 동점골 찬스. 그러나 염기훈의 왼발 슈팅은 골대 밖으로 살짝 벗어나 옆그물을 때렸다.

질타가 쏟아졌다. 언론 비판은 물론 볼 세기와 위치를 고려할 때 오른발로 찼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팬들의 결과론적 손가락질까지 십자포화마냥 염기훈을 향했다.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 절정의 왼발 킥 력으로 왼발의 마법사, 염긱스(염기훈+라이언 긱스) 등으로 칭송받던 그는 한순간 '왼발의 맙소사'란 조롱을 받으며 역대 월드컵 본선마다 탄생하는 '국민 욕받이' 신분으로 전락했다.

▲ 'FIFA TV' 화면 갈무리
▲ 'FIFA TV' 화면 갈무리

염기훈은 "왜 왼발로 찼느냐는 지적을 정말 많이 받았다. 다만 (15년이 흐른 시점에서 그때 장면을 복기하면) 그 상황에서 누구의 판단이 옳았느냐 이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그 순간은 그냥 오로지 내 판단이 맞았다 생각하고 그게 잘못됐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내가 (선수로서) 지면 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경기가 열린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는 고지대였다. 날씨도 추운 겨울이었다. 피치 절반은 그늘이 졌고 절반은 햇빛이 드리워 있었다. 진짜 팬분들은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안 믿어주시는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그늘이 진 쪽에) 살얼음이 껴 있었다(웃음). 볼 콘트롤하는데 공을 밀면 앞쪽으로 가지 않고 데굴데굴 말리면서 이상한 곳으로 흐르더라"며 적응이 쉽지 않던 피치 컨디션을 설명했다.

▲ 유튜브 채널 '나 김영광이오' 화면 갈무리
▲ 유튜브 채널 '나 김영광이오' 화면 갈무리

"당시 내가 오른발로 콘트롤을 했는데 공이 (예상과 달리) 내 오른발 쪽으로 굴러갔다. 뒤엔 수비수가 달려오고 골키퍼는 부랴부랴 나오고 있었다. 빨리 차야겠단 생각에 디딤발 딛는 타이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바로 왼발로 감아야겠단 판단을 내린 거다. 그 상황이 다시 와도 또 왼발로 찰 거냐 물으시면 '그렇다'고 (조심스레) 말씀드린다. 다만 그때로 돌아가 다시 차게 된다면 콘트롤을 좀더 신경 쓰면서 슈팅하고 싶단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염기훈은 독일 축구 전문 주간지 '키커'가 한국 대표팀을 대상으로 선정한 남아공 월드컵 개인별 평점에서 이청용(2.88)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평점 3을 받아 이 대회 두 골을 수확한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점부터 6점까지 부여하는 키커 평점은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경기력을 의미하는데 염기훈은 '캡틴' 박지성과 박주영, 기성용을 모두 따돌려 주목받았다. 아르헨티나전 실축과 별개로 본선 내내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수 양면에서 살림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선수가 염기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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