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진정한 국민배우의 별세…69년간 빛난 한국영화의 얼굴이 지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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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진정한 '국민 배우' 안성기가 별세했다. 향년 74세.
안성기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30일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긴급 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지 엿새 만이다.
안성기는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졌다. 의식을 잃고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1952년 영화제작자 안화영의 차남으로 대구에서 태어난 안성기는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아역 배우로 데뷔했고, 이후 '10대의 반항', '하녀', '돼지꿈', '얄개전' 등 아역배우로만 10년간 7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0대의 반항'으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영화제 소년특별연기상을 수상하며 어릴 때부터 연기에 두각을 드러냈다.
고등학생이 되며 잠시 영화계를 떠난 안성기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를 수석 졸업했고, 육군 중위(학군단 12기)로 전역했다. 1977년 김기 감독의 '병사와 아가씨들'로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바람불어 좋은 날', '만다라', '안개마을', '고래사냥', '적도의 꽃', '기쁜 우리 젊은 날'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1980~90년대에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꼬방동네 사람들', '성공시대', '칠수와 만수', '하얀전쟁', '화려한 휴가', '투캅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고, 2003년에는 '실미도'로 한국 영화 첫 1000만 돌파라는 성취를 이룩했다.
특히 박중훈과는 '칠수와 만수', '인정사정 볼것 없다', '투캅스', '라디오스타'까지 4편에 동반 출연했고, '투캅스'와 '라디오스타'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동반 수상했다.
고인은 연기를 하며 오로지 '영화 한 길'만 걸었다. 2017년 4월 '한국영화의 페르소나, 안성기 전(展)' 개막식에서 안성기는 "한눈 팔지 않고 영화에만 매진했다"라며 평생 영화를 하겠다고 결심한 후 영화인들이 조금 더 존중받고, 동경의 대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배우로 본보기가 되도록 열심히 살아왔다"라고 밝혔다.
"저 자신을 다그치고 많이 자제하면서 살았다"라는 안성기는 신뢰가는 바른 생활 이미지로 안티 없는 진정한 '국민 배우'로 사랑받았다. 또한 2000년부터 스크린 쿼터 수호천사단 단장을 맡고, 2006년 스크린쿼터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앞장섰다.
국제구호기금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했고,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후배 양성에도 힘을 보탰다. 한국 배우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프린팅 행사에 참여하는 등 한국 영화와 영화인의 위상을 높였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통해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추적 관찰 중 암이 재발해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해왔다.
안성기와 '콤비'로 활약했던 박중훈은 최근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간담회에서 "안성기의 건강이 많이 안 좋은 상태"라며 "말은 덤덤하게 하지만 굉장히 슬프다"라고 고인의 건강 상태를 밝히기도 했다.
장례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진행된다. 배우 신영균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맡고, 배창호 감독·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신언식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등 4인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아 장례를 진행한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안성기는 연기에 대한 깊은 사명감과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역사와 함께해 온 분이었다"라며 "그의 연기는 언제나 사람과 삶을 향해 있었으며, 수많은 작품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넘어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해주었다"라고 해싿.
이어 "특히 안성기는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책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선후배 예술인들과 현장을 존중해 온 진정한 의미의 '국민배우'였다"라며 "아티스트컴퍼니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안성기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공동 설립했고, 후배 배우인 이정재, 정우성 등이 운구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되고, 발인은 1월 9일 오전 6시다.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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