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생리 중, 이런 의상 입는 것 힘들어"...美 피겨 금메달리스트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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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여성 선수들이 경기 현장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짚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한 앰버 글렌(27·미국)이 경기 직후 자신의 생리 중임을 공개하며 여성 선수들이 경기 현장에서 겪는 현실을 직접 언급했다. 단순한 컨디션 난조에 대한 해명이 아니라, 그동안 공론화되지 못했던 ‘금기’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프랑스 ‘RMC 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글렌은 지난 18일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플래시 인터뷰에서 “사실 지금 생리 중”이라며 “이런 의상을 입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무대에 서는 건 정말 힘들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 사실을 쉽게 말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더 감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며 “여성 선수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여전히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렌은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미국의 금메달을 이끈 주역이다. 그러나 개인전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고도 후반부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특히 트리플 루프를 3회전이 아닌 2회전으로 처리하면서 필수 요소를 채우지 못해 0점 처리됐고, 67.39점으로 13위에 머물렀다.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점수를 확인한 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글렌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SNS에 “세계가 끝난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내일은 온다”는 글을 남긴 그는 이틀 뒤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147.52점의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최종 순위는 5위.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13위에서 5위까지 끌어올린 반전의 연기였다.
그의 발언은 스포츠 과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생리 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훈련’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얇은 의상을 입고 고난도 점프와 회전을 반복해야 하는 피겨 종목 특성상 신체적·심리적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여성 선수의 생리 문제는 오랫동안 개인의 영역, 혹은 침묵해야 할 주제로 남아 있었다.
글렌은 2019년 양성애자임을 공개한 뒤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고백 역시 결과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여성 선수들이 겪는 현실을 드러내고 더 넓은 이해를 요청하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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