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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에스파…K팝 공연 국내 선예매 도입, '중국발 암표' 대안 되나

작성일: 2026.06.22 07:00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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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에스파. 제공|SM엔터테인먼트
▲ 그룹 에스파.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홍혜민 기자] K팝 공연 시장의 고질병으로 꼽혀온 중국발 암표 문제가 '국내 팬클럽 선예매'라는 새 시도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그룹 엔하이픈, 코르티스에 이어 에스파까지 대형 K팝 아이돌들이 잇따라 국내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선예매 제도 도입에 나선 가운데, 이러한 시스템적 변화가 가져올 결과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엔하이픈은 지난달 열린 '엔하이픈 월드 투어 '블러드 사가' 인 서울'(ENHYPEN WORLD TOUR 'BLOOD SAGA' IN SEOUL) 당시 국내 팬클럽 선예매를 진행했다. 이는 국내 예매 페이지에서 인증을 받아야 티켓팅이 가능한 방식으로, 한국에 거주 중인 국내 팬들만 참여가 가능했다.

국내 팬클럽을 대상으로 한 선예매 도입 소식은 단숨에 K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간 국내에서 열리는 콘서트라도 국내외 팬들이 같은 날, 사실상 같은 조건에서 예매에 참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던 바. K팝의 인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중국으로 대표되는 해외 기반 암표상들로 인한 국내 팬들의 볼멘 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발 매크로를 이용한 좌석의 대량 선점, 고가의 암표 되팔기 문제가 반복되면서 일반적인 예매 방식으로는 국내 팬들이 좌석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국내 공연 만큼은 한국 팬들의 예매 접근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가운데 엔하이픈이 '국내 팬클럽 선예매' 제도를 전격 도입하면서 해외발 암표 축소에 대한 국내 팬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결과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엔하이픈의 공연 당시 티켓팅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는 후기가 이어졌으며, 전체 관객 중 한국인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 현장의 분위기 역시 좋았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국내 팬들의 반응에 힘입어 최근 코르티스도 콘서트 티켓팅 당시 국내 팬클럽 선예매를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국내 선예매 진행에 합류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에스파다. 에스파는 오는 8월 열리는 서울 단독 콘서트 예매에서 국내 팬클럽 선예매를 선행한다. 국내 팬클럽 가입자는 글로벌 팬클럽 가입자보다 5일 먼저 예매 기회를 얻게 된다.

에스파를 필두로 레드벨벳, 엔시티 드림(NCT DREAM)도 잇따라 국내 공연 티켓팅에서 국내 팬클럽 선예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형 소속사들의 주요 아티스트 공연에  국내 팬클럽 선예매가 적용되면서, 이는 단발성 시도를 넘어 국내 K팝 공연 운영 전반에 걸친 예매 방식 변화의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선예매, 암표 막을 현실적 장치 될까

국내 팬클럽 선예매 실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한 국내 팬 서비스 차원을 넘어 K팝 공연에 만연한 암표 방지책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K팝 공연계에는 다양한 부정 예매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거래를 처벌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부정한 방법을 사용해 대규모로 좌석을 선점하는 해외 업자들의 경우 국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해외 업자들이 날로 암표 시장을 키우며 암표의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는 모양새다. 티켓 가격의 몇 배에 달하는 웃돈은 물론, 수고비나 선수금만 챙기는 사기 피해까지 이어지면서 팬들의 피로감도 커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국내 팬클럽 선예매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팬들의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인한 암표 시장 때문에 국내 팬들이 지나치게 소외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우선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해외 팬들의 원정 관람 수요까지 더해지며 인기 K팝 공연 예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국내 팬클럽 선예매는 실제 관람을 원하는 팬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티켓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넓히는 장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글로벌 팬덤에서는 형평성 문제에 대한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K팝이 이미 세계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국적이나 거주 지역에 따라 예매 순서를 달리하는 것은 해외 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국내 팬클럽 선예매가 글로벌 예매를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예매 순서를 나누는 형태인 데다, 소속사와 예매처에서 각 선예매 별로 일정 수준의 좌석을 분배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이를 해외 팬 배제로 바라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국내 팬클럽 선예매는 암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완벽한 해법이라기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부정 예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시도에 가깝다. 굵직한 K팝 그룹들이 잇따라 국내 선예매에 합류하며 '해외발 암표 근절'의 새 자구책 마련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유의미한 결과를 이어가며 공연계에 새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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