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으로 돌아갔던 구원왕, 절벽을 기어 올라왔다… 명불허전 포크볼, 위기의 SSG 불펜 구세주될까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1군 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는 충격적인 일을 겪은 2023년 리그 구원왕 서진용(34·SSG)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퓨처스팀(2군) 캠프에서 묵묵하게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답답했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빨리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했다.
2023년 42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서진용은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몇 년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팔꿈치의 뼛조각을 빼내는 수술을 했다. 뼛조각을 빼내는 김에 웃자란 뼈도 조금 깎았다. 통증이 사라졌으니 더 빠른 공, 더 좋은 구위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당연했다. 서진용 또한 구속 향상을 자신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 수술 후유증이 꽤 오래 갔다.
깎아낸 뼈의 골밀도가 생각보다 빨리 차지 않으면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이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깨는 부작용으로 다가왔다. 선수 스스로 느끼기에도 팔이 잘 넘어오지 않는 느낌이었고, 주위에서 봤을 때는 몸이 둔해 보이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밸런스만 찾으면 다음 단계로 술술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정작 자신이 원하는 리듬을 찾는 데 꼬박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 와중에 지난해에는 1군 2경기에 뛰는 데 그쳤다. 시즌 초반 2군으로 내려간 뒤 계속 2군에만 있었다. 2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1군 콜업에 대한 명분을 스스로 만들지 못했고, 여기에 SSG는 지난해 리그 최강의 필승조를 구축하며 자연히 서진용에 대한 아쉬움이 사라졌다. 그렇게 팀 불펜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정작 지난 10년간 불펜에서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서진용은 잊혔다. 찾는 이가 없었다.
현실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일단 빨리 다시 1군에 올라가는 게 우선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몸부터 잘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미야자키 퓨처스팀 캠프 당시 서진용은 상당히 많이 감량을 한 몸으로 나타났다. 서진용은 26일 1군 등록 후 “예전보다 9㎏ 정도가 빠졌다”고 이야기했다. 한동안 상체를 키웠지만 이제는 슬림해졌다. 몸의 민첩성과 스피드를 더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원점으로도 돌아가 다시 생각했다. 서진용은 퓨처스팀 캠프 당시 타격 인스트럭터로 합류한 야마사키 다케시 코치의 강연을 듣고 하나의 다짐을 했다. 0부터 10단계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7에서 막혔다면 5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0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라는 조언이었다. 서진용에게도 큰 울림이 있는 이야기였다. 지금까지는 조금 앞으로 돌아가 빨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아예 원점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갈수록 경기력과 결과 모두가 나어졌다. 땡볕에서 1이닝을 던지라면 1이닝을, 2이닝을 던지라면 2이닝을 던지며 1군의 부름을 기다렸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경기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보고에 이숭용 SSG 감독도 26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서진용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기회는 줘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서진용은 26일 인천 한화전에서 감격의 1군 복귀전을 치렀다. 2025년 3월 31일 고척 키움전 이후 452일 만의 1군 등판이었다. 8회 2사 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은 첫 타자인 김태연에게 좌측 담장을 넘기는 라인드라이브성 투런포를 맞고 혹독한 1군 복귀를 했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렸다. 실투였다.
하지만 이후로는 9회 마지막까지 네 타자를 순조롭게 잡아내면서 경기를 마쳤다. 피홈런 후 심우준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9회에는 세 타자 연속 탈삼진이었다. 유민 페라자 문현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특히 페라자 문현빈이라는 만만치 않은 타자들을 상대로 주무기인 포크볼이 춤을 추면서 1군 경쟁력을 내비쳤다. 포크볼의 움직임은 명불허전이었고, 벤치에도 좋은 인상을 남길 만한 공을 던졌다.
이날 구속은 확실히 예전만 못했다. 140~144㎞ 수준이었다. 그러나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결정구가 있고, 경험도 풍부한 선수다. 150㎞ 이상을 던지는 신인 선수보다 위기 상황에서는 더 여유가 있는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 선수 컨디션과 경기 상황, 상성에 맞게 잘 쓴다면 불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구위를 더 끌어올리면서 벤치의 신뢰를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첫 걸음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일단 452일 동안 멈춰 있었던 발걸음은 앞으로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관련 추천 기사
KBO 관련 기사
-
선수도 회사원인데 치어리더도 회사원 "선수들 힘들 때 응원하는 게 우리 몫"
2026-09-26
-
구자욱 저리 잘하는데, "고민이다" 박진만은 왜?…적장 이숭용은 "경지에 오른 것 같다" 극찬
2026-09-26
-
경우의 수가 문제가 아니다? 한국, 경기도 못 하고 금메달 내주는 '끔찍한 시나리오' 있다
2026-09-26
-
곽빈 다음 에이스, '이 선수'인 듯…한일전 대참사→'2이닝 4K 무실점' 김진욱의 헛헛한 위로
2026-09-26
-
'대충격' 日 사회인 상대 4안타 무득점…얼마나 답답했으면 1414안타 레전드 "9타자 연속 초구 스트라이크인데"
2026-09-26
-
김도영 잘하는 거 누가 몰라, 이제 좀 보여주라!…한일전 굴욕패→1번 김도영 '무안타 2삼진' 침묵
2026-09-26
추천 콘텐츠
-
'이럴 수가' 남북 대결 무산 '북한의 안세영' 랭킹 832위 김진향, 5위 랏차녹 인타논 상대 0-2 패
2026-09-26
-
다저스에 이렇게 대견한 선수가 있다니…선발 경쟁 포기하고 "불펜 가겠다" 로버츠 감독에게 깜짝 요청
2026-09-26
-
日 안절부절 "女 마라톤 충돌 사고, 쾅 넘어졌다"…기적처럼 다시 선두권 합류 → 금메달 경쟁 투혼 발휘
2026-09-26
-
"진짜 팬은 항상 응원" 역대급 망언→아버지에게 혼났다…"모든 분들에게 죄송" 7000억 스타 결국 사과
2026-09-26
-
'멀티골' 이영준의 깜짝 고백 "준호가 힘들면 말하라더니, 먼저 교체로 나가더라...시차 적응 묻자 "사실 조금 힘들어"
2026-09-26
-
'이 미소, 얼마 만이야!' 손흥민 표정 확 달라졌다!…모레노호에서 되찾은 활기
2026-09-26
많이 본 기사
-
정말 선수 맞아? 실력만큼 외모도 뜨겁다 "눈을 둘 데가 없다, 정말 환상적"…日서 외모-성공 관계까지 갑론을박
2026-09-05
-
이럴 수가! 안세영을 이겼는데도 우승 없었다…"정말 성공했나" 중국, '올림픽 금메달' 천위페이에 냉정하다 '세계선수권 무관 탓'
2026-08-30
-
'홍명보가 남긴 아쉬움' 손흥민 끝내 작심 발언 "대한민국,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었어"
2026-09-04
-
"유니폼 살짝 비치는 데 마음에 든다", "꽉 끼네" 유명 인플루언서, 사이클 3대 그랜드 투어 대회서 외설적 질문→활동 제한 조치
2026-08-31
-
中 절망 "안세영 잡으려고 3년 연구했는데 모두 폐지"… 공포증 살아났다 "우리는 녹슨 삽"
2026-08-28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