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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앤더슨이 탄생할 수 있을까… KIA 셧아웃시킨 사나이, 내년 고민까지 지울까

작성일: 2026.07.18 01: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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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향후 기대감을 높인 페드로 아빌라 ⓒSSG랜더스
▲ KBO리그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향후 기대감을 높인 페드로 아빌라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2024년 시즌 초반 대체 외국인 선수 선발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당시 시즌 개막을 함께 한 로버트 더거는 이미 기량 미달 판정이 일찌감치 확정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SSG는 한 선수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우완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이 그 주인공이었다. 앤더슨은 SSG가 오랜 기간 지켜본 선수였고, 앤더슨 또한 한국행에 관심이 있었다. 당시 소속팀이었던 디트로이트에서는 마이너리그에 있던 투수였다. 노선을 앤더슨 하나로 정리한 채 디트로이트의 허가를 기다렸다.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디트로이트가 좀처럼 앤더슨을 풀어주려 하지 않았고, 구단 관계자들이 앤더슨이 메이저리그로 올라가지는 않는지 뜬 눈으로 매일 밤을 지새워야 했다.

SSG가 앤더슨에 목을 매단 이유는 단순히 2024년 시즌만을 본 게 아니었다. 계약이 4~5개월로 끝나는 게 아니라 202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로 변화구를 잘 가다듬으면 에이스급 피칭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다. 당시 앤더슨은 선발로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SSG는 악전고투를 거듭하면서도 그 빌드업 과정까지도 다 배려했다. 다 2025년까지 내다 본 포석이었다.

앤더슨은 2024년 시즌 24경기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 아주 강력한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SSG는 앤더슨이 2025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확신 속에 재계약을 밀어붙였고, 앤더슨은 그 기대대로 리그 에이스급 선수로 우뚝 섰다. 오프시즌 당시 체인지업과 커브를 가다듬으며 패스트볼의 보조 구종을 확실하게 정비했다. 그 결과는 지난해 성적(30경기 평균자책점 2.25)으로 나타났으며 메이저리그 복귀에도 성공했다.

▲ SSG는 2024년 당시 드류 앤더슨 영입에 공을 들였고, 2025년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투수라는 확신을 가지며 영입전에 올인했다ⓒSSG랜더스
▲ SSG는 2024년 당시 드류 앤더슨 영입에 공을 들였고, 2025년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투수라는 확신을 가지며 영입전에 올인했다ⓒSSG랜더스

SSG는 앤더슨의 좋았던 흐름이 한 선수에게 다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최근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우완 페드로 아빌라(29)가 그 주인공이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두루 겪은 선수다. 2019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4년까지 메이저리그 72경기(선발 8경기)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51이라는 수준급 성적을 남겼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궁극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한 부분이 있고, 올해는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하지만 SSG는 6월 말 시점에서 영입할 수 있는 여러 후보군을 비교한 결과 아빌라가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봤다. SSG 또한 앤더슨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올해 이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선수를 눈여겨봤다. 시간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마지막까지 시장에 풀리는 선수를 체크한 이유였다. 

그런 아빌라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16일 인천 KIA전에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리그 홈런에서 1위를 다투는 KIA의 장타력을 확실하게 묶으며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첫 경기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신이 없었을 법한 경기였지만, 아빌라는 좋은 구위와 베테랑의 관록, 그리고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대목을 확인하면서 SSG를 안도하게 했다.

▲ 16일 인천 KIA전에서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강한 인상을 남긴 페드로 아빌라 ⓒSSG랜더스
▲ 16일 인천 KIA전에서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강한 인상을 남긴 페드로 아빌라 ⓒSSG랜더스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155㎞가 나왔고,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51.8㎞, 주무기로 쓴 투심패스트볼(싱커)의 평균 구속도 시속 151.3㎞까지 나왔다.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평균 구속이다. 수직무브먼트보다는 빼어난 수평무브먼트를 동반한 세 가지 패스트볼(포심·싱커·커터)을 두루 섞었고,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잘 던지면서 KIA 타선을 봉쇄했다. 일본에서 던질 당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이 안 나오는 모습도 있었는데 일단 구속에 대한 우려는 지울 수 있었다. 

더 긍정적인 것은 단순한 구위뿐만 아니라 주자 견제나 퀵모션, 수비, 경기 운영 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임자인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경우는 타자 눈에 잘 보이는 투구폼과 손 모양, 그리고 퀵모션이 느리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주자가 나가 있을 때는 소심한 투구로 볼넷을 많이 내줬다. 단순히 불펜 피칭에서 공만 보면 리그 최정상급인데, 실제 경기에 나갔을 때 결과가 따라주지 않은 이유다.

반대로 아빌라는 주자가 있을 때는 투구 템포를 조절하며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퀵모션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프로야구를 겪으면서 동양리그의 특징에 대해 배우고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표정들이 다 드러나는 선수들과 달리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구위나 그간의 경력 경로 등을 봤을 때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는 코디 폰세나 드류 앤더슨의 뒤를 착실하게 따라갈 수만 있어도 대성공이다.

▲ 아빌라는 구위는 물론 경기 운영과 퀵모션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남기며 기대감을 키웠다 ⓒSSG랜더스
▲ 아빌라는 구위는 물론 경기 운영과 퀵모션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남기며 기대감을 키웠다 ⓒSSG랜더스

이숭용 SSG 감독도 17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굉장히 영리한 친구라고 봤다. 우리 팀 상황도 알고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후반기 첫 경기고 그 부담감이 있는데도 그런 퍼포먼스를 한다는 자체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 뛰어나다고 본다”면서 “주자가 있을 때 홀딩하는 모습, 빠르게 다리를 조금 높게 들어가는 것도 타자들한테는 가장 까다로운 투수다. 구위도 구위지만 그런 디테일적인 부분을 하는 것을 보고 이 친구가 참 영리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물론 아직까지 한 경기를 했을 뿐이고, 앞으로 약점이 더 드러날 것이며, 또한 체력적인 변수는 반드시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앤더슨의 2024년과 흡사한 여건으로, 아빌라가 이 도전을 이겨내고 발전한다면 적어도 내년 외국인 투수 한 자리는 걱정 없이 흘러갈 수 있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인상 등 가뜩이나 좋은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기 어려운 시대로 변하고 있고, 리그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팀의 오프시즌 전략에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든다. 아빌라의 올 시즌 남은 등판 내용이 관심을 모으는 또 하나의 이유다.

▲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SSG 외국인 투수 고민을 지워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페드로 아빌라 ⓒSSG랜더스
▲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SSG 외국인 투수 고민을 지워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페드로 아빌라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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