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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강민호도 혀 내둘렀다, ML 32승 투수 도대체 어떻길래? "보여주지 않았나, 야구 알고 한다"

작성일: 2026.07.19 07:21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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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호와 크리스 페덱 ⓒ삼성 라이온즈
▲ 강민호와 크리스 페덱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승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중에서도 베테랑. 그만큼 많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본 포수다. 단 몇 구만 받아봐도 투수의 레벨을 체크할 수 있을 정도. 이런 강민호가 크리스 페덱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페덱은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서 6이닝 동안 투구수 85구,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첫 승을 수확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한솥밥을 먹으면서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던 페덱은 최근 47만 3333달러(약 7억원)의 계약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정규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맷 매닝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통해 시즌을 치러나가던 삼성이 던진 승부수.

그동안 페덱 만큼의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선수들이 KBO리그를 방문했다. 하지만 미국의 커리어가 KBO리그에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더 많았다. 대표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만 38승을 수확한 빈스 벨라스케즈는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1승 4패 평균자책점 8.23을 기록한 뒤 유니폼을 벗었고, 빅리그 28승의 콜 어빈 또한 8승 12패 평균자책점 4.48으로 부진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때문에 페덱을 향한 기대감은 크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빅리그 성적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던 만큼 의심의 눈초리도 뒤따랐다. 그런데 페덱이 데뷔전에서 우려를 완전히 지워내는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16일 불펜 피칭 단계에서는 최고 구속이 141.4km에 머무르면서 불안감을 키웠는데, 역시 실전은 달랐다.

▲ 크리스 페덱 ⓒ삼성 라이온즈
▲ 크리스 페덱 ⓒ삼성 라이온즈
▲ 크리스 페덱 ⓒ삼성 라이온즈
▲ 크리스 페덱 ⓒ삼성 라이온즈

이날 페덱은 1회 빅터 레이예스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 타선을 잠재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첫 삼자범퇴, 3회에도 무결점의 투구를 선보였다. 4회에는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페덱은 병살타를 곁들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5회 다시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페덱은 6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페덱은 선두타자 조민영게에 2루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때 수비 실책이 발생하면서 주자를 내보내게 됐다. 그러나 이는 페덱의 완벽한 투구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페덱은 후속타자들을 깔끔하게 묶어내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이날 페덱은 최고 152km의 직구(13구)와 커터(20구)-커브(19구)-체인지업(17구)-투심 패스트볼(14구)-포크볼(2구) 등 총 6개 구종을 섞어 던졌고,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까지 세 구종으로 삼진을 뽑아내며 '팔색조'의 면모를 뽐냈다. 한창 좋았을 때의 구속까지는 선보이지 못했으나, 다양한 구종과 커맨드로 충분히 KBO리그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이런 페덱의 투구를 가장 확실하게 평가할 수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강민호였다. 이날 강민호는 페덱과 호흡을 맞추며 6이닝 무실점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강민호는 "생각했던 것보다 컨트롤이 더 좋았다. ABS를 이용한다는 느낌, 정말 구석구석 던질 줄 아는 모습에서 좋은 투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강민호는 수차례 국가대표로도 뽑혔고, 20년이 넘도록 프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그만큼 많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지만, 이날 경기만 봤을 때 페덱은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투수일까. 강민호는 "지금까지 좋은 투수들도 많았지만, 페덱도 굉장히 좋은 구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한 경기만 했을 뿐이지만, 한 경기로서 페덱의 존재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대답을 대신했다.

▲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 크리스 페덱과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 크리스 페덱과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그렇다면 어떤 볼이 가장 좋았을까. 강민호는 "커터와 체인지업을 정말 원하는 곳에 잘 던지더라. '두 구종만 던져도 상대 타자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페덱도 그렇게 던졌다. 체인지업은 카운트도 잡을 줄 알고, 유인구도 던질 줄 안다. '알고 던진다, 야구를 알고 하는 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페덱은 전적으로 강민호에게 리드를 맡겼다. 그는 "오늘 경기 전에 '네가 이 리그에서 많이 뛰었으니, 오늘은 너를 믿고 가고 싶다'고 하더라. 순간순간 자신이 던지고 싶은 볼을 4~5구 정도 눌렀는데, 그래도 잘 따라줬다"며 "경기를 풀어가기 수월했던 것 같다. 그만큼 받는 입장에서도 편안하게 공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무려 196cm의 신장이지만, 퀵모션도 매우 빠르다는 게 강민호의 설명이다. "퀵모션도 엄청 빠르다. 본인은 1루에 주자가 나갔을 때 퀵모션이 세 가지 있다고 하더라. '빠른 주자가 나가도 잡을 수 있다'고 빠른 주자가 나갔을 때 손가락으로만 알려주면, 타이밍 싸움을 하겠다고 하더라"며 "메이저리그에서 왔다고 해서 구위형 투수인 줄 알았는데, 구위도 구위지만, 강약 조절도 잘 한다. KBO리그에서 성공하기 좋은 변화구도 잘 던진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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