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아서 도루했지?” ‘입꾹닫’ 김도영의 폭풍 질주… 이범호 놀란 가슴, 야생마의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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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너 열 받아서 도루했지?”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를 앞두고 이범호 KIA 감독은 훈련을 진행 중이던 김도영(23·KIA)에게 농담을 던졌다. 지난해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전력이 있어 올해 도루는 자제 중인 김도영은 18일 인천 SSG전에서 6회 유격수 땅볼을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시즌 6번째 도루였다.
김도영이라면 평범해 보이는 과정이었지만, 이 감독이 직접 물어본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김도영은 후반기 첫 4연전이었던 SSG와 시리즈에서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다. 16일 첫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7일 두 번째 경기에서는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으나 삼진을 두 개 당했다. 18일 경기를 앞둔 김도영은 입을 꾹 닫고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자신의 타격에 대해 그렇게 만족스러운 눈치가 아니었다.
18일 경기에서도 5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경기 초반부터 제대로 맞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고, 흐름을 끊는 일도 있었다. 6회에도 유격수 땅볼에 머무른 뒤였다. 그런데 그런 김도영이 초구에 스타트를 끊어 2루에 들어갔고, 당황한 포수의 송구가 옆으로 빠지는 사이 여유 있게 3루에 들어갔다. 김도영은 이후 나성범의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을 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쓸었다.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발로 만든 1점이었고, KIA는 이 득점 덕에 경기 주도권을 유지하고 12-2로 크게 이겼다. 그런데 사인이 나온 도루는 아니었다는 게 이 감독의 이야기다. 되도록 올해 도루는 자제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 판단에 따른 도루였다. 잘 안 풀리는 타격에 열 받아서 도루를 했느냐는 이 감독의 농담 배경이었다. 이 감독은 “못 쳐서 열받아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러나”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자 김도영은 이 말에 잠시 당황하더니 빙그레 웃으며 부인을 하지 않았다. 평소 자신의 속내를 숨기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설명하는 스타일인 김도영은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이 감독도 “그랬을 것 같았다”고 웃어 넘겼다. 다만 무리를 하면서 뛰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도영은 홈 태그업 상황에서도 “전력을 다해 뛰지는 않았다”고 했다. 실제 송구를 쳐다 보면서 홈에 들어오는 모습이 있었다.
이 감독은 “나가면 뛸 것 같았다. 안타가 안 나와서 약간 화가 나 있다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웃으면서 “나가면 이제 못 뛰게 사인을 주는데 본인이 가고 싶을 때는 그냥 간다. 본인 몸 상태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했다. 다만 “후반기도 굉장히 중요하고 올 시즌에는 아시안게임도 있다. 그래서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도루 하나보다는 안 다치는 게 팀에는 훨씬 더 큰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절반 이상을 건강하고 아무 문제없이 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감독은 김도영의 주루 플레이에 여전히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특히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때문이다. 금메달이나 국가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병역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나 팀이나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전반기에 다치는 건 차라리 나은데, 지금 다치면 자칫 잘못하면 대회 출전이 무산될 수 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바라본다.
김도영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올해 주루 플레이에서는 100% 스프린트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100% 스프린트를 하지 않아도 빠른 선수고, 스스로도 아직은 여러 가지를 의식하며 뛴다. 다만 순간적으로 피가 끓는 것도 이 야생마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 꼭 안타를 치지 않아도 다른 방면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김도영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 시즌이 지나가는 가운데, ‘그린라이트’를 모두 받아 낼 내년 모습에 관심이 몰리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김도영은 19일 굳이 도루로 팀에 도움이 될 필요 없이, 깔끔한 안타 2개를 치면서 타격감을 살렸다. 안타 1개의 타구 속도는 시속 175.6km, 다른 1개는 175.4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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