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악 먹튀 퇴출→정작 미국 가서 무실점 역투… 한국서 10억 벌며 육성받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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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한 자리 확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치 화이트,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재계약을 했지만, 당초 영입 예정이었던 드류 버하겐이 신체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새로운 선수를 뒤늦게 찾아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당초 버하겐의 신체검사는 더 빠르게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선수의 개인 사정 탓에 열흘 이상 밀렸다. 그 사이 미국 이적시장은 연말·연초 휴가에 들어가 문을 닫았고, SSG는 잡을 수 있었던 선수도 놓친 채 없는 시장을 뒤져야 했다. 가뜩이나 미국에 좋은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중고였다.
그때 나름의 장점도 가지고 있고, 신분적 제약도 그렇게 많지 않아 바로 영입할 수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앤서니 베니지아노(29)였다. 좌완으로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이 매력적이었고, 특히 좌타자를 확실하게 잡아낼 수 있는 장점이 눈길을 끌었다. KBO리그는 상대적으로 좋은 좌타자가 많은 리그인 만큼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렇게 총액 85만 달러(연봉 75만 달러·인센티브 총액 10만 달러)에 계약한 베니지아노는 최악의 투구로 결국 퇴출이라는 비운을 맛봤다. 시즌 16경기에서 79⅔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2승5패 평균자책점 6.10으로 부진했다. 16번의 선발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딱 한 번에 불과했다.
SSG는 베니지아노가 밟는 투구판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교정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피안타율 0.302, WHIP 1.63의 경기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SSG는 고르고 고른 끝에 페드로 아빌라를 영입하며 베니지아노와 인연을 마무리했다. 인센티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투수들보다 못했다는 점에서 75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를 낭비한 셈이 됐다.
그런데 그런 베니지아노는 미국으로 돌아가 곧바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 복귀에 도전하고 있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라운드락에서 뛰고 있는 베니지아노는 31일(한국시간) 리노(애리조나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서 좋은 투구를 하며 향후 활용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베니지아노는 이날 5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섰다. 당초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더 시급히 점검을 해야 할 투수였던 코디 브래포드가 선발로 나가 4이닝을 던지고, 베니지아노가 그 다음에 붙는 방식으로 운영을 바꿨다.
이날 베니지아노는 4이닝 동안 단 48개의 공만 던지며 3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팀이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4이닝을 효율적으로 막은 베니지아노에게 승리투수 요건이 돌아갔다. 산발적으로 안타를 맞은 것은 있었지만 볼넷을 내주지 않으면서 효율적인 투구를 이어 갔고, 이렇다 할 특별한 위기 없이 경기를 수월하게 끝냈다.
이날 베니지아노는 포심패스트볼 16구, 체인지업 12구, 스위퍼 10구, 슬라이더 10구를 던졌다. 포심 구속은 한국에 있던 시절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는 잘 먹히지 않았던 체인지업이 요소요소에서 헛스윙을 유도했고, 스위퍼와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베니지아노는 2023년 캔자스시티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4년 캔자스시티·마이애미, 2025년 마이애미와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며 빅리그 통산 40경기에 나갔다. 선발 등판은 딱 1경기였고, 주로 불펜에서 뛰었다. 짧게 1이닝 정도를 던지는 날이 많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2024년까지는 선발로 뛰었지만 2025년에는 완전히 불펜으로 전향했다.
불펜에서 뛸 때는 상대 좌타 라인에 붙일 선수로 나름의 효용성이 있었고, KBO리그에서 투구 수와 이닝 소화까지 늘려놓은 상황이라 향후 텍사스 마운드에서 꽤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 투구가 이어진다면 시즌 막판에는 콜업도 기대할 수 있다. 연봉을 모두 챙긴 베니지아노, 그를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싸게 영입한 텍사스는 웃는 반면, 잃은 쪽은 SSG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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