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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왕'으로 걷는 법을 배운 13년차 배우 심은경 (인터뷰)

작성일: 2016.10.18 14:55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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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걷기왕'에 출연한 배우 심은경.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가장 느리게 사는 아이가 있다. 4살에 발견된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세상의 모든 교통수단을 탈 수 없는 그 아이는 왕복 4시간 거리의 학교를 걸어서 다니는 여고생이 됐다. “너희는 뛰어도 나는 걷는다”라고 외치는 ‘걷기왕’ 만복(심은경 분)이다.

심은경은 ‘걷기왕’에서 꿈도 삶의 목표도 없었지만,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육상부에 들어가 유일하게 잘하는 ‘걷기’만 하면 되는 경보를 시작하는 만복 역을 맡았다. 

어느덧 13년차 배우로 성장한 심은경에게 ‘걷기왕’은 쉼표와 같은 작품이다. 하지만 최연소 흥행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충무로에서 티켓파워까지 겸비한 배우 심은경이 다양성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주변에서는 ‘도전’이라 불렀다.

심은경은 “원래 다양성 영화을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였다. 오래전부터 다양성 영화에 출연해 보고 싶었고, 다양성 영화가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 시기 우연처럼, 운명처럼 ‘걷기왕’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 영화 '걷기왕' 심은경 스틸. 제공|CGV 아트하우스
다른 스케줄로 인해 출연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꼭 출연하고 싶었다. 영화 촬영 일정을 정리해 결국 심은경은 만복이 됐다. 평범하고 밋밋해 보이는 캐릭터였지만 상황마다 만들어낼 수 있는 연기 폭이 넓어 보였다. 

“만복은 단순히 코믹한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적이면서도 다양한 감정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성인이 된 이후 되도록이면 학생 역할은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만복은 단순한 고등학생 모습이 아니라, 그 모습을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 이야기 하려는 것이 명확했고, 화두를 던진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 매력을 느꼈고, 공감을 하기도 했다.”

‘걷기왕’ 시나리오가 들어왔던 당시, 심은경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연기적으로 많이 헷갈리기도 했고,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고. 

“슬럼프라고도 할 수 있었던 시기에 ‘걷기왕’ 시나리오를 읽었다. 안에 담긴 메시지와 전반적인 기운이 좋아서 주저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심은경이 만복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크게 공감했던 이유도 여기서 비롯됐다. 앞날을 고민하는 만복과 심은경은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었다. 어린 나이에 연기를 접했고, 연기자로 살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걷기왕’ 시나리오는 심은경 자신의 이야기를 대신 해 주는 것 처럼 다가왔다.

‘걷기왕’ 촬영을 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영화 속 담긴 메시지처럼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롯이 연기를 즐겼던 어린시절의 감정을 떠올리며 “연기를 좋아하고 연기를 계속 하고 싶었던 소녀” 심은경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영화 '걷기왕'에 출연한 배우 심은경. 사진|곽혜미 기자
그렇다고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연기에 대한 고민과 슬럼프는 매 순간 순간 심은경을 찾아왔다. 모든 것을 알고 깨달은 것 같았지만 또 다른 고비가 온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연기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걷기왕’을 찍으면서 또 하나 배운 것이 있다. 만복처럼 걷기왕이 되는 것. 심은경은 “내가 좋아하는, 하고 싶은 작품을 마음껏 하면서, 대중들에게 천천히, 그리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 예정이다.
▲ 영화 '걷기왕'에 출연한 배우 심은경. 사진|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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