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넥센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김세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필승조를 내어주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지난달 31일 우완 투수 김세현과 외야수 유재신을 KIA 타이거즈로 보내고 좌완 투수 손동욱과 이승호를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넥센은 이번 트레이드로 1군 경험이 풍부한 중고참 선수 2명을 잃고 1라운드 출신 유망주 2명을 얻었다.

김세현은 올 시즌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강속구를 던질 줄 아는 필승조 투수다. 지난해 36세이브를 거두며 세이브왕에 오른 투수를 유망주 2명 때문에 내어준다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유재신 역시 2006년 입단해 대주자 요원으로 잔뼈가 굵은 중견급 선수.

넥센은 31일 기준 리그 5위의 성적으로 힘겨운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승률 5할과의 싸움이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고 뒷문 싸움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KIA가 대권 도전을 위해 불펜을 메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넥센도 올 시즌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는 보여줬어야 한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김세현 대신 필승조로 뛸 투수도 마땅치 않다. 고형욱 넥센 단장은 비게 된 필승조 자리에 조상우가 곧 복귀할 것이라고 했지만 조상우는 아직 캐치볼 단계다. 불펜 피칭, 실전 등판 등 많은 재활 과정이 남아있는데 조상우가 돌아올 때까지 넥센이 과연 팽팽한 순위 경쟁에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무리 카드로는 한현희가 거론되고 있지만 한현희 역시 연투가 아직 무리고 구위 기복이 크다.

한현희가 마무리를 맡을 경우도 7회부터 뒷문을 지킬 필승조 1명이 필요하지만 넥센은 올해 필승조의 집단 부진에 허덕였다. 덩달아 금민철, 신재영 등 선발진까지 흔들리며 31일 1,2군 투수코치 보직 이동이라는 강수까지 뒀다. 이렇게 투수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필승조 투수를 트레이드한다는 것은 남은 투수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최근 들어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투수들을 수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넥센은 강윤구, 윤석민 등을 내어주면서 투수 유망주들을 받았다. 그리고 1군에 있는 투수 유망주들을 위해 나이트 퓨처스 투수 인스트럭터를 1군 투수코치로 올렸다. 외국인 코치만 4명을 선임하면 처음 가졌던 퓨처스 육성 계획을 흔들 만큼 1군 투수진이 약한 상황임을 입증한 셈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대다수가 뒷문 싸움에서 고전하고 있다. 그만큼 끝내기도 많고 3점차 이내 접전 경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넥센은 필승조를 다시 구성해 5위에서 치고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까. 남은 투수들의 어깨에 그 결과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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