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은 알아보고 와야지" 女 테니스 선수 왜 폭발했나…'조회수 찾는' 인플루언서 소음에 US 오픈 중단 충격, "스포츠에 왔으면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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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스포츠 경기에 왔다면 스포츠를 존중해야 한다."
테니스 메이저대회 US오픈이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약 100명에게 취재 자격을 부여했다가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경기 도중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소음을 내고 '링 라이트'까지 사용하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고, 피해를 본 오사카 나오미(28·일본)가 직접 쓴소리를 내놓았다.
오사카는 지난 2일(한국시간) US오픈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카테리나 시니아코바(체코)를 6-2, 5-7, 6-1로 꺾고 3회전에 진출했다.
그런데 경기 도중 일어난 또 다른 문제가 오사카의 신경을 건드렸다. 관중석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주심이 관중들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한 것이다.
오사카는 경기 후 "오늘 주심이 모든 사람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이야기했다"며 "지금까지 주심이 관중들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던 것 가운데 가장 강한 수준이었다"고 돌아봤다.
오사카는 1회전에서 아나스타시야 자하로바(러시아)를 7-6, 7-6으로 꺾었다. 그런데 이때도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 2세트 도중 플레이가 잠시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원인은 관중석에 있던 일부 인플루언서들이었다. 이들은 경기 중 큰 소리를 냈고 촬영을 위한 링 라이트까지 사용했다. 테니스 경기는 서브를 넣는 순간을 비롯해 랠리가 진행되는 동안 관중들이 소음을 자제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전 예절로 통한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크게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장면을 촬영한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면서 스포츠 경기에 인플루언서들을 대거 초청하는 것이 과연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논쟁까지 벌어졌다.
오사카는 "첫 경기에서는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평소 경기와 코트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입을 연 뒤 "하지만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순간이 있었고 굉장히 선명하게 들렸다. 상대 선수도 그것 때문에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조명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사실 조명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서브를 할 때는 태양을 보거나 야간 경기에서는 경기장 조명을 바라보게 된다. 나에게 더 문제가 됐던 것은 소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언서들에게 테니스 경기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절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사카는 "스포츠 경기에 왔다면 당연히 그 스포츠를 존중해야 한다"며 "특히 관전 예절에 대해서는 미리 알아보고 오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오사카가 인플루언서들을 US오픈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테니스를 알리는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이들이 경기 자체를 방해하지 않도록 US오픈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사카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특정한 시청자들에게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인기 있게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훨씬 더 제대로 관리돼야 한다. 특히 1회전에서 일어났던 것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렇다"고 강조했다.
또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이 스포츠를 성장시키기를 원한다"면서도 "다만 모든 사람이 규칙과 관전 예절을 알고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US오픈은 올해 약 100명의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에게 대회 출입 및 취재 자격을 부여했다. 전통적인 스포츠 기자들이 경기와 선수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것과 달리 유튜버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US오픈 경기장 곳곳을 촬영하거나 음식과 시설을 소개하고, 대회 명물로 꼽히는 23달러짜리 칵테일 '허니 듀스'를 마시는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US오픈이 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이유는 분명하다. 기존 테니스 팬을 넘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대회를 노출시키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콘텐츠 제작이 경기 진행을 방해하는 수준까지 이어지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테니스협회(USTA)도 대응에 나섰다. US오픈 홍보 책임자 브렌던 매킨타이어는 "USTA는 미국에서 테니스를 성장시키고 새로운 관중을 이 스포츠로 끌어들이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US오픈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며 우리는 새로운 방문객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팬과 관람객이 US오픈에서 훌륭한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코트 위 경기와 경쟁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매킨타이어는 "관중석에 있는 팬들이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를 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경기장 안팎의 안내 표지판을 늘렸고 티켓 및 스위트룸 이용객들에게도 소음과 플래시 촬영, 링 라이트를 포함해 경기를 방해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삼가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할 경우 주심 역시 관중들에게 직접 주의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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