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까기 인형' 된 고영욱, 무엇을 위한 저격인가[초점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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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홍혜민 기자]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의 SNS가 연예계를 향한 '저격 창구'가 됐다. 과거 인연이 있던 동료를 넘어 별다른 접점조차 없는 연예인들의 일상과 사생활까지 평가 대상으로 삼으면서다. 정작 남는 것은 공감도, 설득력도 아닌 피로감이다. 누구를, 무엇을 위해 겨누는지 알 수 없는 저격이 반복될수록 싸늘한 시선만 쌓이고 있다.
고영욱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연예인들을 거론하는 비판성 게시물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김준호·김지민 부부가 서울 한강뷰 신혼집에서 세계불꽃축제 전야제를 즐긴 근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매연 속에서 살면서 뭐가 좋다고 자랑질은"이라고 저격했다. 부부가 공개한 일상을 굳이 끌어와 공개적으로 비꼬는 글을 남긴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불과 하루 전에는 탁재훈을 겨냥했다.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장면을 공유한 뒤 과거 룰라 활동 당시의 일을 언급하며 탁재훈이 자신에게 신세를 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탁재훈의 부모까지 언급했다. 고영욱은 앞서 배우 김수미가 별세했을 당시에도 탁재훈의 추모 방식과 글의 문장 수준 등을 문제 삼으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룰라로 함께 활동했던 이상민 역시 꾸준한 저격 대상이다. 고영욱은 과거 이상민이 어려움을 겪던 시절 자신이 도움을 줬다며 금전 및 명의와 관련한 일화를 공개하는가 하면, 이상민의 방송 활동과 수상을 둘러싼 부정적인 반응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때 가까운 관계였던 이들을 상대로 묵혀둔 감정이나 과거사를 지속적으로 꺼내 저격에 이용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최근의 저격은 과거 인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그는 이민정·이병헌 부부의 가족 여행 기사를 공유하며 이병헌의 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글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과거 자신이 이민정을 길거리에서 캐스팅했다고 주장하면서 "연예인 놀이에 심취해 있네", "내가 여러모로 앞서가긴 해" 등의 표현도 덧붙여 의아함을 자아냈다.
박하선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소비와 관련한 기사를 두고 박하선뿐 아니라 남편 류수영까지 끌어들여 평가했다. 이 밖에도 유재석, 신동엽, 서장훈, 박위 등 분야와 친분 여부를 가리지 않고 여러 유명인을 SNS에 소환해 자신의 생각을 보태왔다. 과거의 개인적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 제기를 넘어 타인의 기사와 일상을 소재 삼아 품평하는 형태가 반복되면서 '광역 저격'이라는 말까지 따라붙었다.
문제는 이 같은 발언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의아하다는 것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일관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것도, 당사자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기도 어렵다. 누군가의 방송 장면이나 인터뷰, 사적인 일상이 기사화될 때마다 이를 가져와 조롱하거나 평가하는 방식이 되풀이될 뿐이다. 저격 대상과 소재가 계속 바뀌다 보니 발언의 맥락보다 '이번에는 누구를 겨눴나'에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고영욱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더욱 냉담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그의 과거도 자리한다. 고영욱은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3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전자장치 부착 3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명령도 받았으며 2015년 출소했다. 이후 방송가에서 자취를 감췄고 현재까지 연예계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고영욱이 다른 연예인의 행동을 평가하고 비난할 때마다 그의 범죄 이력이 함께 환기되는 역효과가 반복되고 있다. 타인을 향해 날을 세울수록 정작 대중의 시선은 발언의 대상보다 발언자인 고영욱에게 돌아온다. 누군가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던진 말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 위치를 다시 부각하는 모양새다.
최근 공개한 러닝 사진을 둘러싼 반응에서도 대중과 고영욱 사이의 간극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부 누리꾼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고영욱은 "그 누구에게도 피해 안 주고 혼자 사색하며 달리고 거울에 비친 모습 하나 찍어 올렸을 뿐"이라며 "난 어디 무인도에 가서 달려야 하나"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도 타인을 향한 거친 평가와 조롱은 멈추지 않는 모습 역시 곱지 않은 시선을 키우는 대목이다.
고영욱은 지난달 자신의 방송 복귀 가능성에 대해 "이변이 없는 한 복귀가 불가능한 건 바뀌지 않는 사실"이라며 현실을 인정했다. 과거 누렸던 인기 역시 "내 능력 이상의 과분한 대중의 사랑과 인기"였다고 돌아본 그는 현재 자신이 일반 소시민으로 살고 있는 사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SNS 활동에 대해서는 "그저 내 생각을 올리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의 SNS에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 자체는 자유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유명인을 반복적으로 호출해 사생활과 외모, 가족관계, 방송 활동 등을 평가하고 비꼬는 행위까지 단순한 '생각의 표현'이라는 말로 포장하기에는 그 빈도와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졌다는 게 문제다. 저격을 당한 이들에게도, 이를 지켜보는 대중에게도, 무엇보다 고영욱 자신에게도 남는 것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모두까기' 행보. 연일 새로운 이름을 겨누는 고영욱의 SNS가 결국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인지 의문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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