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선수들의 꿈을 지켜온 14년”…‘한체대 명예박사’ 배동현 이사장의 특별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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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선수들이 오롯이 운동에만 전념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갖게 됐습니다."
그 작은 바람은 14년간 이어진 장애인체육 지원으로 이어졌다.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실업팀을 창단했고, 세계 정상에 오르는 순간까지 함께했다. 국내에서 시작된 지원은 이제 세계 각국의 장애인 선수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해 꾸준한 지원을 이어온 배동현 BDH재단 이사장(창성그룹 총괄부회장)이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체육대학교 명예 체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체육대학교(총장 문원재)는 27일 교내 필승관에서 배 이사장에 대한 명예 체육학박사 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한국체대가 명예 체육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은 2023년 2월 이인정 당시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배 이사장은 장애인체육 발전과 선수 육성, 국제 스포츠 교류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배 이사장은 이날 답사에서 장애인체육과 함께해 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선수들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를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져왔다. 스포츠가 주는 즐거움은 내 삶의 한 부분이었다. 스포츠로 인해 인생은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들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감사하게도 선수들과 함께 동행할 수 있는 운명 같은 기회를 맞이했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선수들이 오롯이 운동에만 전념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배 이사장은 "그 작은 바람을 이루고자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을 설립하고 장애인 실업팀을 창단해 선수들과 함께해 왔다. 그렇게 시작된 선수들과의 인연이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배 이사장과 장애인체육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국내 장애인 동계스포츠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2015년에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장애인 동계종목 실업팀인 창성건설 장애인 노르딕스키팀을 창단했다. 당시 안정적인 소속팀을 찾기 어려웠던 장애인 선수들이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선수들의 훈련과 생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장기적인 육성 기반을 마련했다.
오랜 지원은 국제대회에서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창성건설 소속 신의현은 한국 동계패럴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았던 배 이사장에게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배 이사장은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 활동하며 신의현 선수가 대한민국 동계패럴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던 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선수들을 향한 지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23년 BDH재단을 설립하고 글로벌 장애인 스포츠단 BDH파라스를 창단하면서 지원 종목과 범위를 넓혔다. 노르딕스키를 넘어 사격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훈련하고 국제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는 BDH파라스 소속 조정두가 사격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배 이사장은 평창에 이어 파리 대회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아 선수들과 함께했다.
올해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에서는 김윤지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한국 동·하계 패럴림픽을 통틀어 단일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배 이사장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는 우리 BDH파라스의 조정두 선수가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으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에서는 김윤지 선수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하며 또 하나의 기적과도 같은 감동을 선사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스포츠가 가진 위대한 힘과 가치를 다시 한번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 이사장은 선수들의 성과에 아낌없는 포상으로 화답했다. 지난 3월 김윤지에게 BDH재단과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을 통해 총 5억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손성락 감독과 김한울 코치에게도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을 전달했다.
특히 메달 획득 여부와 관계없이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선수단 전원에게 1인당 3000만원의 특별 포상금과 순금 20돈으로 제작한 메달을 수여했다. 메달이라는 결과뿐 아니라 도전의 과정과 노력에도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선수들과 함께한 시간은 배 이사장이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쳤다.
배 이사장은 "선수들과 함께해 온 시간 속에서 한 가지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스포츠는 단순히 승패를 겨루는 경쟁을 넘어 한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소중한 힘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BDH재단을 설립했다. 전 세계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종목과 환경에 관계없이 더 많은 선수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저의 노력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보다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은 국제 장애인체육 지원으로 확대됐다.
BDH재단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장애인 선수용 경기용품 지원, 전문인력 파견, 선수와 지도자 육성, 국제대회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프리카 모로코에서는 장애인육상 그랑프리대회 후원과 경기용품 지원, 휠체어 수리, 특장버스 제공 등에 참여했다. 오세아니아와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선수와 지도자의 역량 강화와 스포츠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 이사장은 "BDH재단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그리고 아메리카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이사장의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한 노력은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8월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아시아 훈장(Asian Order)'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선거에 도전했다. 선수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한 지원, 개발도상국 장애인체육 발전, 스포츠 장비 접근성 확대와 국제 협력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선거에서는 177표 가운데 68표를 얻어 당선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세계 장애인체육의 발전을 위한 자신의 비전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국제 협력을 위한 행보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BDH재단은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에서 대한장애인체육회,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 및 아시아 12개국 패럴림픽위원회와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참가 기관들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선수와 지도자 교류, 스포츠 행정 인력 양성, 여성과 청소년 선수의 참여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온 배 이사장의 활동이 아시아 장애인체육의 지속적인 협력체계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체육 발전과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지원도 꾸준히 이어왔다.
배 이사장은 2022년부터 한국체육대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특수체육 분야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우수 선수 육성을 넘어 미래 체육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았다. 올해부터는 대한체육회 총괄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며 선수 중심의 체육 환경 조성과 스포츠 복지 확대, 민간과 체육계의 협력에도 참여하고 있다.
문원재 한국체대 총장은 "배동현 이사장은 장애인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훈련하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BDH재단을 통해 그 나눔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2년부터 매년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특수체육 분야 발전기금도 기탁해 주셨다"며 "이사장님의 나눔은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대학이 지향하는 스포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축사에 나선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배 이사장의 오랜 헌신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유 회장은 "가까이에서 지켜본 배동현 이사장님에게 늘 높이 평가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 가진 것을 자신의 성공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누군가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데 헌신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심과 헌신이 말로만 그칠 때가 많은데 배 이사장은 민간 기업 최초로 장애인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단하고 선수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스포츠는 기록과 메달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메달의 숫자만이 아니다"라며 "누구에게나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것, 한계 앞에 선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것, 그리고 그 도전이 계속될 수 있도록 그 곁을 지키는 것에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위는 이름 앞에 하나의 명예를 더해주지만 진정한 명예는 그 이름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희망으로 남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배 이사장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축하하기 위해 국내외 스포츠계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응세르미앙(싱가포르), 오타 유키(일본), 킴 부이(독일), 원윤종(한국) 위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싱가포르와 라트비아 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해외 장애인체육계 관계자와 올림픽·패럴림픽 메달리스트들도 참석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아우르는 국내외 스포츠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도 이번 학위수여식은 의미를 더했다.
배 이사장은 이날 받은 명예박사 학위의 영광을 자신만의 몫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대한민국 체육의 발전을 이끌어오며 수많은 체육 인재를 배출하고 우리나라 스포츠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해 온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명예 체육학박사를 받게 되어 더없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의 영예는 단순히 하나의 학위를 받는 것을 넘어 그동안 스포츠 발전을 위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 여정을 함께해 주신 소중한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뜻깊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배 이사장은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제가 이룬 모든 성과는 결코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언제나 곁에서 힘이 되어주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많은 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오늘의 영광은 내게 주어진 영예라기보다는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어야 할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4년 전 선수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된 동행은 이제 세계 장애인체육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 이사장은 "앞으로도 BDH재단은 한국체육대학교와 여러 가지 뜻깊은 협력과 의미 있는 동행을 이어가며 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넓히고, 더 많은 선수들이 꿈을 실현하며 희망과 감동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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