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추신수, 당신이 돈을 보내줬잖아요” 6년 전 뿌렸던 씨앗, 빅리거로 성장해 나타났다

작성일: 2026.10.28 01:2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2020년 텍사스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들 전원에게 기부를 해 큰 화제를 모았던 추신수 SSG 육성총괄
▲ 2020년 텍사스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들 전원에게 기부를 해 큰 화제를 모았던 추신수 SSG 육성총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추신수 SSG 구단주 특별보좌역 및 육성총괄은 지난해와 올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시구를 하며 빅리그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지막 메이저리그 소속팀이었던 텍사스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자신이 전성기를 열었던 클리블랜드에서 시구를 했다. 클리블랜드에서의 시구는 포스트시즌 시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남달랐다.

그런데 지난 4월 당시 추 육성총괄이 깜짝 놀랄 만한 일도 있었다. 텍사스의 홈구장을 방문해 모처럼 만난 구단 관계자들과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던 추 육성총괄 앞에 한 선수가 나타난 것이다. 추 육성총괄이 현역 때는 같이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로 잘 알지 못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해당 선수가 찾아온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추 육성총괄을 찾아 고마움을 드러낸 선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해 최근 2년간 72경기에 뛴 내야수 코디 프리먼(25·텍사스)이었다. 자신을 찾아온 선수를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던 추 육성총괄도 사연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업계와 많은 팬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던 2020년 추 육성총괄의 기부 당시 그 수혜를 받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2020년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멈췄다. 스프링트레이닝이 중단됐고, 정규시즌 개막은 기약 없이 취소됐다. 선수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메이저리그 전체가 텅 비었다. 

▲ 마이너리그를 오랜 기간 경험한 추 육성총괄은 코로나19 당시 생계가 막막한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잊지 않고 거액을 기부해 큰 박수를 받았다
▲ 마이너리그를 오랜 기간 경험한 추 육성총괄은 코로나19 당시 생계가 막막한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잊지 않고 거액을 기부해 큰 박수를 받았다

더 큰 문제는 마이너리그였다. 메이저리거들은 그래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당장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선수들이 많은데 리그가 멈췄으니 생계가 막막한 선수들이 있었다. 리그와 구단 차원에서도 딱히 답을 찾아내기 어려운 문제였다. 

그때 추 육성총괄이 나섰다. 리그 차원의 지원 방안이 나오기 전 자비를 털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각각 1000달러(약 133만 원)씩을 기부했다. 당시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약 190명 수준이었고, 이들에게 돌아간 금액의 총액은 19만 달러에 이르렀다. 당시 전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통 큰 기부였다.

아주 넉넉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돈이 없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는 당장의 식비 부담을 해결할 수 있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큰 수혜를 받았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텍사스의 4라운드 지명을 받고 당시 루키 리그에서 뛰고 있었던 프리먼 또한 큰 도움을 받았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추 육성총괄을 찾아온 것이다.

자신을 소개한 프리먼은 “코로나 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그때 내가 마이너리그에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때가 되어서야 추 육성총괄도 왜 이 선수가 자신을 찾아왔는지 이유를 유추할 수 있었다. 프리먼은 “2019년에 드래프트가 됐는데 당신이 2020년에 모든 선수들에게 돈을 보내주셨다”고 떠올리면서 “고맙다고 꼭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때 당신이 메이저리그에 있어 고맙다고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 코디 프리먼 등 당시 마이너리그에서 수혜를 받았던 선수들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다
▲ 코디 프리먼 등 당시 마이너리그에서 수혜를 받았던 선수들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다

추 육성총괄도 “빅리그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면서 “나도 마이너리그에서 7년이나 있었다. 그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잘 안다.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고 프리먼을 격려한 뒤 돌려보냈다. 추 육성총괄 자신도 그 시련을 이겨내고 노력해 메이저리그까지 올라온 프리먼의 사연에 뭉클한 듯했다.

해당 기부는 여전히 사람들이 추신수를 기억하는 매개체다. 텍사스 구단 역사에서 가장 따뜻하고 모범적인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꼭 그런 것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명예의 전당 투표 당시에 표를 얻었던 하나의 이유로도 평가된다. 당시 표를 줬던 제프 윌슨 기자는 추 육성총괄이 현역 때 남긴 기록은 물론, 2020년 당시의 선행을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윌슨 기자는 “추신수는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시절의 힘든 것을 잊지 않고 선수단에 기부를 했다. 이러한 선구자로서의 모습은 한 표를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를 보여준다”고 했다.

프리먼은 2022년 상위 싱글A, 2024년 더블A, 2025년 트리플A를 거쳐 202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확고한 주전 선수는 아니지만 점차 팀 내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는 부상 때문에 시즌 중반 고전하기는 했으나 36경기에서 타율 0.247, OPS(출루율+장타율) 0.637을 기록했고 26인 로스터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향후 활약이 더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 2020년 기부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여전히 특별하고 따뜻한 선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2020년 기부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여전히 특별하고 따뜻한 선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