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왜 김지찬에 모자 벗고 사과했나…12회 실점 그 후, 2루수 후배에게 한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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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최원영 기자] 베테랑답게 대처했다.
지난 4일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 맞대결을 펼쳤다. 이 경기에서 KT 1루수 김현수(38)는 1루에 출루한 삼성 김지찬(25)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사과를 전했다. 무슨 일일까.
상황은 이랬다. 1-1로 맞선 연장 10회초 삼성 선두타자로 리드오프 김지찬이 등장했다. KT는 투수를 박영현에서 스기모토 고우키로 교체했다. 그런데 스기모토의 초구, 146km/h 속구가 김지찬의 오른쪽 무릎 부근을 강타했다. 김지찬은 곧바로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 통증이 큰 것으로 보였다.
다행히 부상은 피했다. 김지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걸어서 1루로 출루했다. 1루 파울 지역에서 가볍게 뛰며 다리 상태를 점검했고, 교체 없이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김지찬이 1루 베이스에 도착하자 김현수가 모자를 벗어 인사하며 스기모토 대신 한 번 더 사과했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현수는 "(김지찬이) 너무 아플 것 같더라. 미안해서 인사했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공에 정말 아픈 부위를 맞았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며 "'스기모토가 긴장을 많이 해서 공이 그쪽으로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 이해해 주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2차전에서 김현수는 1루수로서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다. 리그 대표 외야수 중 한 명인 그는 올해 KT로 자유계약(FA) 이적 후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았다. 팀 상황에 맞춰 1루수로 완벽히 변신했다.
2차전서도 선발투수 고영표를 열심히 도왔다. 3회초 2사 1루서 구자욱의 강습 타구를 김현수가 본능적으로 잡아냈다. 호수비로 실점을 막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6회초에도 고영표가 위기를 겪었다. 1사 만루 고비서 류지혁의 1루 땅볼에 김현수가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공을 포구해 곧바로 홈으로 연결하는 등 3-2-3 병살타를 완성했다. 덕분에 고영표는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내고 포효할 수 있었다.
다만 김현수는 연장 12회초 아쉬움을 삼켰다. 1사 1, 2루 상황서 투수 우규민이 구원 등판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출전이었다.
우규민은 이재현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직접 공을 잡아 2루로 송구했다. 1-4-3 병살타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2루수 오윤석이 공을 한 번에 던지지 못하고 한 차례 주춤한 뒤 1루로 송구했다. 이 공이 한 차례 바운드됐고 김현수가 포구하지 못해 실점으로 이어졌다. 오윤석의 송구 실책이 기록됐다.
12회초 2-3을 허용한 KT는 12회말 점수를 만회하지 못한 채 패배했다. 시리즈 전적 1승1패가 됐다.
김현수는 "마지막에 그 공을 못 잡아서 아쉽다. 내가 책임져야 한다. 내 잘못이다"며 "(고)영표가 땅볼형 투수라 절대 실수가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잘 버텼는데 마지막에 큰 실수가 나와 아쉬웠다"고 말했다.
경기 후 오윤석과 나눈 대화가 있을까. 김현수는 "못 잡아줘서 미안한데, 공 좀 똑바로 던지라고 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1루수로 포스트시즌까지 치르고 있다. 김현수는 "프로에서 20년 동안 주전 1루수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연습을 더 많이 했다. 1년 동안 잘 다졌고, 아직 힘들기도 하지만 괜찮다"고 덤덤히 이야기했다.
2차전서 혈투 끝 패배해 팀 사기가 꺾일 수 있는 상황. 김현수는 "질 수도 있다. 아쉬운 건 그렇게 끝이다. 오늘 또 다들 준비 잘했다"며 "어제(5일) 이동할 때 선수들 다 모여 있을 때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크게 무슨 말을 하진 않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현수는 "우리 팀엔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그만큼 분위기를 추스르는 게 빠르다. 오늘도 한번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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