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지단의 유연한 전술 #프리롤 #개성 #창의성 #역습
작성일: 2017.05.03 07:1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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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영상 정원일 기자] 경기 전략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였다. 유연한 전술에 선수들의 창의성이 더해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3일(한국 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17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해트트릭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의 장점은 꽉 짜인 전술이 아니었다. 상황에 적합한 전술 변화가 적중했다. 선수들도 당장의 포메이션이나 경기 전략을 기계적으로 실행하지 않았다. 수비를 할 땐 형태를 유지했지만, 공격을 할 땐 자유롭게 움직이며 필요한 곳으로 움직였다.
이스코가 후방으로 물러나도, 카르바할과 마르셀루가 공격에 가담해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다. 레알 선수들은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 감독의 선수 시절처럼 영리하게 움직였다.

● 측면의 이스코? 프리롤 이스코!
'포메이션은 숫자 놀음이다.' 포메이션 상 이스코의 위치는 오른쪽 측면이었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이스코는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갔고 적극적 왼쪽 측면까지 이동했다. 사실상 '프리롤'로 창의성을 맘껏 발휘했다.
이스코는 후방으로 내려와 중원에서 공격 전개에도 적극 개입했다. 좁은 공간에서도 압박을 피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인 패스와 리턴패스가 장점인 이스코는 레알 중원의 윤활유 같았다.
전반 7분 공격적으로 가담한 다니 카르바할과 간결한 2대1 패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지만 포문을 여는 공격이었다. 전반 10분 호날두가 세트피스에서 이어진 상황에서 득점을 올렸고 레알 마드리드가 주도권을 쥐었다.
'탈압박'에서도 빛났다. 강력한 루카 모드리치-토니 크로스-카세미루 레알의 중원 조합도 조직적이고 빠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압박에 후방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있었다. 아틀레티코의 압박이 들어올 때 이스코가 나타났다. 이스코가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앙에 숫자를 더하면서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압박을 풀 수 있었다.
● 개성이 살아 있는 공격 전술
이스코에게 자유로운 임무를 부여한 것은 그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단순히 측면에 위치해선 이스코의 장점을 모두 살리기 어려웠다.
이스코가 측면 공격을 하지 않는 문제는 전술적으로 해결했다. 이스코가 후방으로 나오면 호날두가 중앙 혹은 반대쪽 측면으로 움직여 카림 벤제마와 함께 최전방에 위치했다. 그리고 측면 공격은 레알이 자랑하는 다니 카르바할과 마르셀루 두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으로 해결했다.
이스코가 마음껏 움직여도 레알의 공격은 흔들리지 않았다. 상황에 맞게 공간을 배분하고 침투하면서 공격했다. 단순히 자리만 지킬 때보다 훨씬 쉽게 아틀레티코의 수비를 벗어날 수 있었다.
● 의미 있는 점유, 창의적인 침투
점유율만으로 축구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순 없다. 그러나 레알은 점유의 양과 질 모두 높았다. '공은 사람보다 빠르다.' 아틀레티코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어나고 위협적인 위치까지 공을 이동시키면서 아틀레티코의 체력 부담을 늘렸다.
공을 빠르게 돌리고 압박을 벗어나면 수비 형태를 무너뜨릴 수 있다. 형태가 무너지면 공간이 생긴다. 공간이 생긴 그 타이밍을 노려 침투해야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 수 있다.
그럼 누가 공간으로 침투해야 하는가가 문제다. 단순히 공격수만 침투해선 효과를 보기 어렵다. 골을 노리는 공격수는 수비수의 주요 목표다. 주변에서 함께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미드필더가 침투하면서 수비 형태를 흔들든지, 공격수가 미끼가 되든지. 레알 선수들은 공격만큼은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했다. 고정된 위치에서 틀에 박힌 움직임으론 아틀레티코처럼 단단한 수비를 흔들 수 없다.
반대로 후반전 경기를 끌려가는 아틀레티코가 공세를 강화해봤지만 레알을 공략하지 못한 것은 수비 형태를 무너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틀레티코는 의미가 적은 점유를 기록했다.
후반 28분 호날두의 득점 장면은 레알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준다. 아센시오와 모드리치가 측면으로 빠지면서 중앙 수비가 흔들렸다. 이 공간으로 한 번의 패스가 들어가면서 공격이 시작됐다. 수비수가 공을 흘리는 실수까지 겹치면서 호날두가 완벽한 찬스를 잡았고 실수는 없었다.

● 카르바할 부상과 교체 카드 - 역습 전환
카르바할이 전반 종료 직전 부상해 경기장을 떠났다. 교체 투입된 나초 페르난데스는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지단 감독은 다시 한번 선수 구성에 맞게 전술적 컨셉에 변화를 줬다.
수비 라인을 보다 깊이 내리고 역습 위주의 전술로 변화했다. 레알이 4명의 수비수와 3명의 미드필더가 두 줄로 수비 형태를 갖추자 수비력을 발휘했다. 공격적인 팀 컬러 때문에 수비가 약하다는 인상을 줬지만, 작정하고 나서자 결코 허술하지 않았다.
후반 23분엔 마르코 아센시오가 이스코 대신 투입돼 역습 컨셉은 강화됐다. 아센시오는 이스코보다 더 측면 플레이에 익숙한 선수다. 빠른 발을 가졌고 측면으로 벌려서는 플레이에 능하다.
후반 32분 벤제마가 빠지고 루카스 바스케스가 투입되면서 역습에 적합한 선수 구성은 완성됐다. 후반 41분 호날두는 전형적인 역습 장면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오른쪽 골 라인까지 돌파를 시도해 컷백 패스를 내준 이가 바로 '작은 돌격 대장' 바스케스였다. 카세미루가 영리하게 공을 흘려주면서 호날두는 손쉽게 3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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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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