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는 지난 겨울 조용한 이적 시장을 보냈다. 함께 승격한 강원FC는 이근호, 정조국, 문창진 등 클래식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대구는 기존 선수들을 잘 지키면서 챌린지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들로 보강을 마쳤다. 강원이 '큰손'이었다면 대구는 '챌린지 어벤저스'를 구성해 클래식에 도전했다.
대구는 부천FC의 최소 실점을 이끈 한희훈과 함께 대전 시티즌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김선민을 영입했다. 김선민은 이적과 함께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팀이 치른 9경기 가운데 7경기에 나섰다. 대구 손현준 감독은 김선민을 "중원 경기 운영과 조율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기량이 뛰어난 대구의 미드필드에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는 김선민은 공격의 기점이다.
스포티비뉴스는 지난달 30일 대구와 FC서울의 경기를 앞두고 김선민과 짧은 인터뷰를 했다. 지난 2년간 챌린지를 대표했던 미드필더는 3년 만에 복귀한 클래식 무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선민은 무릎을 수술해 동계 훈련을 하지 못했다. 손 감독은 겨울 전지훈련 동안 김선민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렸다. 다행히 회복은 빨랐다. 김선민은 "동계 훈련은 통으로 날렸지만 시즌 초반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몸이 빨리 올라와 지금은 컨디션 100%"라며 출전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클래식과 챌린지의 차이론 '속도'가 자주 꼽힌다. 압박이 더 빠르고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김선민은 "울산에서 활약한 뒤 3년 만의 복귀다. 지금은 잘 적응됐다"며 "챌린지와 큰 차이는 못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축구를 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득점 뒤 김선민이 동료들과 골 뒷풀이를 함께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신체적으론 클래식이 강하고 빨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선민의 적응엔 문제가 없었다. 그가 신체 능력에 의존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168cm에 65kg이다. 평범하다 못해 왜소한 신체 조건이지만 그는 생각의 속도를 높였다. 김선민은 "(영리한 플레이에 대해) 당연히 신경쓰고 있다. 신체 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남들보다 생각이 더 빨라야 하고 영리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어려서부터 갖고 있었다. 늘 훈련했고 연습했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드필더로서 공격수와 호흡이 중요하다. 공격수들이 어떤 스타일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료들이 원하는 패스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축구는 단체 스포츠다. 패스는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패스는 선수간 대화다. 패스를 주는 이가 받는 이의 성향까지 파악해야 좋은 패스라고 할 수 있다. 동료를 이해하는 것은 11명의 한복판에서 두루 패스를 주고받는 미드필더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다.
김선민은 "가장 중요한 목표는 팀의 잔류"라며 동료와 호흡을 바탕으로 대구의 잔류를 이끌겠다고 했다. 개인적으론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 공격 포인트는 7개가 목표"라고 밝혔다.
김선민이 본 대구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지난해 대구를 상대하면서 수비가 강했다"고 느꼈다면서 "클래식에서도 많이 비기거나 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공격수들이 잘한다면 충분히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선수와 호흡도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그는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 활약이 없으면 외국인 선수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를 대체할 선수들도 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잔류가 목표지만 대구는 예상보다 어려운 시즌 시작을 보냈다. 대구의 현재 순위는 11위다. 2승 3무 4패를 거뒀고 공교롭게도 승격 동기 강원과 같은 승점을 기록하고 있다. 예상보다 더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남은 경기가 많다. 아직 한 번도 만나지 않은 팀이 있을 정도다. 김선민이 대구의 반전을 만들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딱딱한 분위기를 풀고자 가벼운 질문을 해봤다. 대구 중원의 핵심 김선민이 닮고 싶은 선수, 그리고 함께 활약하고 싶은 선수는 누구일까. 의외로 줄줄이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나왔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윤빛가람(연변 푸더)이다. 동영상까지 보며 공부했다며 김선민은 "윤빛가람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A 대표도 꿈꾸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함께 뛰고 싶은 선수들은 '샛별' 두 선수였다. 대전 시절 함께 활약했던 황인범(대전 시티즌)과 임민혁(FC서울)이었다. 특별한 사연이 있었으니 김선민은 12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 축구 대표 팀 미드필더 임민혁이 예비 처남이라고 한다. 김선민은 "(임)민혁이 좀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했지만 기자가 도울 일은 취재를 열심히 하는 것밖엔 없지 않을까.
수줍은 듯 인터뷰를 마친 김선민은 서울과 경기에 나서 중원에서 공격 전개를 이끌었다. 김선민은 후반 14분 에반드로의 골을 도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전에 이어 치른 3일 울산 현대전에선 0-1 석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