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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슈] '차분한 돌풍' 포항의 숨은 비결은 '독서?'

작성일: 2017.05.16 06:00 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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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스틸러스가 2경기 연속 '극장 골'을 뽑아내며 3위에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돌풍이지만 조용하고 묵직하다. 밖에서 흔들어도 중심은 고요하다. 당장 한 경기 한 경기가 고비라고 말하지만,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꾸준했다. 포항 스틸러스 이야기다.

지난 시즌 최종전까지 잔류 경쟁을 하던 포항은 올시즌 11라운드를 마친 현재 3위에 올라 있다. 클래식 전 구단을 한 번씩 만나면서 승점 19점(6승 1무 4패)을 따냈다. 1-2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이는 각각 2점, 1점에 불과하다.

잠시 위기도 있었다. FA컵 포함 4연패에 빠지면서 주춤했다. 하지만 길지 않았다. 포항은 서울전과 제주전에서 연달아 후반 추가 시간 '극장 골'을 뽑아내며 2승을 챙겼다. 배경에는 최순호 감독의 '큰 그림'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다름 아닌 '독서'다.


한 달에 1번, 책 읽고 토론하기…최순호 감독이 '소통' 하는 법

포항은 한 달에 1번 '독서 토론'을 한다. 벌써 3권의 책이 선수들을 거쳐갔고, 토론 역시 세 차례있었다.

포항의 독서 토론 방식은 이렇다. 최순호 감독이 책을 지정해 선수단에게 배포하고, 일주일 동안 각자 책을 읽는다. 검사는 따로 없다. 이후 세 그룹으로 나눠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눈다.

<포항 스틸러스 독서 토론>

- 월 1회, 회차 마다 약 1시간(월별 스케줄에 고정)

- 토론 그룹을 이끄는 장은 최순호 감독, 김기동 수석코치, 박진섭 코치. 토론 세 그룹은 어린 선수들부터 선참 선수들까지 나이 별로 각 10명 정도씩 구성.

- 토론 마친 도서 : '1만 시간의 법칙', '바보 빅터',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독서 토론은 최순호 감독 제안으로 시작됐다. 경기에서도 '밸런스'를 강조하는 최 감독은 강한 육체, 강한 정신에 정서적 안정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함께 책 읽기를 시작했다.

"나를 포함해서, 어려서부터 오랫 동안 운동을 해온 사람들이다. 늘 강한 훈련을 하니 육체적, 정신적으로는 강하다. 하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는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왔다. 성적을 강요 받지만, 한 달에 한 번 1시간 내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정서적 안정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단순히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시간 만은 아니다. 팀의 목표를 공유하고, 선수들 개개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알아보는 '소통'의 자리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던 선수들도 점점 토론 문화에 익숙해 지고 있다. 코칭 스태프가 주도한다고 해서 경직되는 건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솔직히 책을 안읽고 있는 선수들도 있고 한 것 같았는데, 두 번째 부터는 다 읽고 온 것 같더라. 자기 이야기도 하고, 어떤 선수는 '이 책은 이래서 난 좋지 않았다'고 평을 하기도 한다. 이제 즐기는 것 같다. 아주 재밌다."

선수단과 포항 관계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신예 수비수 장철용은 "어렵지 않은 책을 한 달에 1권이라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다. 책을 읽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했고, 포항 관계자 역시 "마치 대학생들을 보는 것 같았다. 지켜 보는 데 흥미로웠다"고 거들었다.

▲ 최순호 감독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서적 안정, 그리고 자존감 높이기…명가 부활 외치는 포항의 '큰 그림'

포항의 '큰 그림'은 독서 뿐만이 아니다. 최순호 감독은 적극적인 사회 봉사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구단에 제의해 사회 봉사 횟수를 대폭 늘렸다. 지역 축구 동호회와 가지는 친선경기는 이미 다섯 차례나 했다. 얼마 전에는 포항 서포터들과도 볼을 찼다. 시즌 말미가 되면 포항 지역 동호회는 한 번씩 최순호 감독을 비롯한 포항 코칭스태프들, 사무국 직원과 그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전망이다.

선수들 '개인 시간'을 뺏는 건 없다. 하루 훈련을 봉사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지난 3-4월을 운영했다. 친선경기는 나서지 않지만, 지역 봉사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기력에 지장을 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순호 감독은 고개를 내저었다. 오히려 선수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프로 팀이 다 연고지가 있다. 지역 팀이라고 하면서, 지역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경기장에만 국한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축구 팬들을 만들 수가 없다. 경기장 밖에서도 적극적으로 만나는 게 프로스포츠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확신하는 건, 시간이 갈수록 선수들이 사회 봉사를 지속적으로 해야하는구나 느낄 것이라는 거다. 하면 할수록 자존감이 높아진다. 그게 결국은 경기력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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