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레알 마드리드에 '빅이어'를 안긴 4가지 전술 키워드
작성일: 2017.06.04 09:3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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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4일(한국 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4-1로 이겼다.
레알은 전반전 유벤투스에 고전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반 20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먼저 기세를 올렸다. 전반 27분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실점했지만,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넣으며 챔피언스리그 개편 뒤 처음으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후반전 영리한 전술 대응으로 측면의 우위를 잡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뛰어난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냈다. 호날두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승리를 이끌었다.
유벤투스가 3골 차 완패를 당할 정도로 못한 경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실점 이후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 교체로 출전한 후안 콰드라도의 퇴장은 팀에 복구 불가능의 상처를 입혔다.

# 측면 전쟁 - 후반전 ‘윙’을 배치한 지단
레알은 발표된 포메이션상 4-3-3으로 나섰지만 이스코는 중앙으로 이동해 프리롤로 움직였다. 호날두는 카림 벤제마와 최전방에서 움직여 사실상 4-3-1-2 형태에 가까웠다. 측면 공격은 두 최전방 공격수가 돌아나가거나 풀백 다니 카르바할, 마르셀루의 공격 가담에 기대야 했다.
유벤투스도 3-4-1-2 형태로 측면을 다니 알베스, 알렉스 산드루 두 윙백에 맡기는 형태로 경기에 나섰다.
전반전은 레알의 오른쪽, 유벤투스 왼쪽이 치열했다. 반대쪽의 마르셀루와 알베스가 신중하게 기회를 엿보며 눈치 싸움을 벌이는 동안, 카르바할과 산드루는 제대로 치고 받았다. 먼저 카르바할이 전반 20분 오버래핑으로 호날두의 선제골을 도왔다. 전반 27분 산드루도 공격에 나서 만주키치의 동점 골에 시발점이 됐다.
전반전은 유벤투스가 측면에서 조금 유리했다. 만주키치가 왼쪽 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카르바할이 혼자 지키는 레알의 오른쪽을 만주키치와 산드루가 함께 공략했다. 동점 골 장면에서도 카르바할은 만주키치를 수비하고 있었고, 산드루는 이스코가 따라왔지만 늦었다.
후반전 들어 지네딘 지단 감독이 해결책을 내놨다. 이스코를 왼쪽, 루카 모드리치를 오른쪽에 배치하면서 측면을 강화한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중앙 성향이 강하지만,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었다. 마르셀루는 전반전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오른쪽에선 카르바할과 모드리치가 후반 24분 패스로 측면을 허물고 호날두의 득점을 도왔다.
측면이 풀리자 레알의 공격에도 활기가 돌았다. 날카로운 크로스가 가능했고 빌드업에도 여유가 생겼다.
# 굴절 - 레알엔 행운, 유베엔 불운
레알의 공격이 강했다. 그러나 '굴절' 변수가 레알을 향해 웃었다. 유벤투스의 수비는 UCL을 치르는 동안 굴절이란 변수도 허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 결승전에선 달랐다.
전반 20분 물 흐르듯 전개된 역습 끝에 호날두가 득점했다. 오른쪽에서 연결된 다니 카르바할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원터치 슛을 날렸다. 지안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발에 굴절됐다. 호날두의 슛도 좋았지만 공은 더 막기 어려운 곳으로 흘렀다.
후반전에도 굴절에 울어야 했다. 1-1로 맞선 후반 16분 페널티박스 바깥으로 공이 흐르자 카세미루가 달려들며 약 35m 거리에서 슛을 날렸고 그대로 골대에 꽂혔다. 사미 케디라의 발에 맞고 굴절됐다. 회전이 많이 걸린 공은 골대 밖으로 나가다가 다시 골문 구석으로 흘러들었다. 카세미루의 득점 뒤 경기 분위기는 급격히 레알 쪽으로 흘렀다. 카세미루의 골은 ‘결승 골’이 됐다.
레알엔 행운이요, 유벤투스에 불운이었다. 최고의 수문장 부폰도 굴절에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유벤투스는 ‘짠물 수비’로 UCL 무대에서 결승 전까지 3실점을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결승에서만 2골을 '굴절' 때문에 내주면서 경기 전략이 완전히 무너졌다.
# 집중력 - 결승전의 사나이 호날두
더 이상 호날두는 혼자 적진을 휘젓는 공격수가 아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중앙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필요한 상황에서 득점을 터뜨리는 선수다. 그는 3번의 UCL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린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유럽 최고의 무대라는 챔피언스리그에서 5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UCL 통산 최다 득점자도 호날두다.
전반 20분 선제골 장면은 호날두의 뛰어난 마무리 능력을 증명한다. 호날두는 자신의 뒤로 오버래핑을 올라온 다니 카르바할에게 패스를 연결한 뒤 다시 크로스를 이어 받았다. 잡지 않고 간결하게 슛으로 연결해 골을 기록했다. 완벽한 타이밍, 끝내주는 마무리였다.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이 미처 그를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슛이 그의 발을 떠나고 있었다.
2-1로 앞선 후반 16분에도 호날두가 골을 터뜨렸다. 모드리치의 크로스를 쇄도하면서 마무리했다. 골라인 아웃 직전까지 쫓아간 모드리치의 투지와, 끝까지 골을 노렸던 호날두의 집중력이 만든 득점이었다. 모두 모드리치에게 시선을 빼앗긴 동안 호날두는 후방에서 폭발적으로 쇄도해 골을 만들었다. 골대 앞에서 집중력이 남다른 선수다.
# 경기 전략 - '공격 앞으로' 익숙했던 레알, 추격이 어색했던 유베
레알은 이번 시즌 내내 써먹었던 전략이 그대로 맞아 들었다. 시즌 말미 플랜 A로 떠오른 4-3-1-2를 변주하며 전반 35분께부터 제 페이스를 찾았다. ‘공격 앞으로’는 계속됐고 결과가 나왔다. 후반 16분 카세미루, 후반 19분 호날두의 득점을 묶어 승기를 굳혔다.
지단 감독은 여유 있게 앞선 가레스 베일, 마르코 아센시오, 알바로 모라타가 차례로 투입했다. 레알은 ‘선 수비 후 역습’ 형태로 오히려 유벤투스를 잡아먹으려고 기다렸다. 후반 정규 시간이 다한 시점 아센시오가 우승을 자축하며 골을 터뜨렸다.
유벤투스의 장점이었던 경기 운영 방식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유벤투스는 후반전 무력했다. 유벤투스는 평소 후방에서 공을 빼앗아 간결한 역습으로 연결하는 데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리드를 빼앗기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쳐야 하고, 공을 빼앗기 위해 급하게 압박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공격진의 움직임은 느리고 무거웠다. 레알 선수들이 패스로 압박을 손쉽게 벗어나자 경기에 의지를 잃은 듯했다.
‘짠물 수비’로 언제나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던 유벤투스는 추격에 익숙한 팀이 아니었다. 라인을 높여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어색해 보였다. 개개인 기량에서 유벤투스에 밀리지 않는 레알이 펼치는 수비와 역습 모두가 위협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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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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