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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x이란전 온에어] 'SON 유니폼' 전리품 챙긴 케이로스…이란은 한국을 추월했다

작성일: 2017.09.01 06:00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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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하는 케이로스 감독이 손흥민의 유니폼을 쥐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글 정형근, 영상 정찬 기자] 케이로스 감독은 90분 내내 그라운드 위에서 부심을 붙잡았다. 거칠게 항의하며 핏대를 올렸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어린아이처럼 뛰며 행복한 감정을 표현했다.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 케이로스는 손흥민에게 다가갔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손에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쥐어져 있었다. 

“감독 36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선수에게 유니폼을 달라고 했다. 손흥민은 전 세계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고 싶어 하는 선수이다.” 

1명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서 만든 최종예선 9경기 연속 무실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미 확정한 국가의 감독이 가질 수 있는 여유였다. 2011년 케이로스 감독 부임 이후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이란과 처음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1무 4패’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대 전적이다. 

케이로스의 이란은 단단했다. 이란은 ‘차포’를 떼고 한국전에 임했다. A매치 최다 출전 경험(109경기)을 갖고 있는 중앙 수비수 호세이니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이란의 측면 공격수 타레미는 교체 출전했다. ‘에이스’ 아즈문은 경고 누적, 쇼자에이는 소집 명단 제외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타레미는 가장 믿을만한 카드였지만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이란은 설상가상으로 ‘중원의 핵심’ 에자톨라히가 후반 7분 비신사적 행위로 퇴장했다. 그러나 ‘10명’이 뛴 이란은 수비 조직력의 균열이 생기지 않았다. 케이로스는 노련하게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빈틈을 매웠다. 경기 하루 전날 24명의 선수 전원이 손발을 맞춘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수비력이 뛰어났다. 

이란은 90분 동안 수비 시스템과 라인의 간격, 집중도가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롱 패스 이후 강한 전진 압박에 한국은 애를 먹었다.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하며 한 방을 노린 이란은 단순한 ‘뻥 축구’를 펼치지 않았다. 롱 패스와 강한 전방 압박을 동반한 이란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한국 골문을 노렸다. 

결국 이란은 한국전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 한국은 ‘케이로스의 이란’ 격파에 또다시 실패했다. 한국은 6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란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케이로스는 당당했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관중이 많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축구를 할 수 있었다. 최고의 경기, 재밌는 경기를 했다.”

인터뷰 내내 한국 축구를 칭찬했지만 정작 한국 축구를 완벽하게 제압한 감독이 자신을 치켜세우는 느낌이 든 '립 서비스'였다.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는 케이로스의 손에는 손흥민의 유니폼이 있었다. 

원정 경기에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일종의 ‘전리품’이었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경기였다”는 그의 말은 진심으로 들리지 않았다.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래저래 ‘얄밉지만’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란 대표팀 감독의 뒷모습이었다.
▲ 손흥민 유니폼을 든 케이로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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