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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뷰] 지루한 무리뉴 축구? 리버풀전은 '버스' 아닌 '체스'

작성일: 2017.10.17 12: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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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이 공격적이었다고? 그들은 홈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지난 14일(한국 시간) 리버풀의 '안방'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은 팽팽했으나 화끈하지 않았다. 무득점 경기로 팬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버스를 주차하듯' 수비벽을 세웠다며 '축구를 죽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나왔다. 하지만 경기장에선 '체스처럼' 치열한 전술,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누가 공수 밸런스를 먼저 깨뜨리느냐.'

맨유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리뉴 감독이 선택했던 수비적인 '버스 전술'의 성패를 논하려면 시즌 끝까지 가봐야 한다. 무리뉴 감독은 언제나 그랬듯 실리적으로 경기와 시즌 전체를 운영했다. 맨유는 뜨겁다 못해 적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안필드 원정에서 승점 1점을 벌면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맨유는 리버풀전 무승부에도 승점 20점을 기록하며 맨체스터시티에 승점 2점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승리가 더 절실했던 팀 리버풀은 3승 4무 1패로 8위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맨유는 실리를 취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승점 3점을 목표로 왔다"며 승리를 위해 왔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승리를 바라고 경기를 치렀지만, 그는 패배를 원하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줄곧 하위권과 경기에서 치밀한 경기력으로 승점을 쌓고, 라이벌 팀들과 경기에서 유난히 수비에 신경쓰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승점 6점'이 걸린 경기에서 패배는 우승 경쟁에 직접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텔레그라프'의 제임스 더커는 '스카이스포츠'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안필드에선 실리적인 방식을 취했고, 16번의 안필드 원정에서 14골을 기록했을 뿐"이라며 "무리뉴는 17년 동안 25개 트로피를 따낸 감독"이라고 무리뉴를 옹호했다. 무리뉴 감독의 경기 뒤 인터뷰를 보면 그의 '버스 전술'은 매우 냉정하고 실리적인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 무리뉴 says "리버풀은 세 명의 강력한 미드필더를 유지했고 경기를 컨트롤했다. 리버풀의 미드필더가 맨유의 미드필더보다 강했다."

리버풀은 전방 압박이 특기인 팀. 위르겐 클롭 감독은 조던 헨더슨, 엠레 잔,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둠을 풀타임 출전시켰다. 세 선수 모두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다. 리버풀이 맨유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것은 중원과 전방의 힘 덕분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를 아주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리버풀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경기 흐름을 잃자 무리뉴는 실리적으로 역습을 노렸다.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은 아주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우선 수비 안정을 위해 네마냐 마티치와 안데르 에레라는 후방에서 밸런스를 잡아야 했다. 무리뉴의 수비는 매우 견고하다. '더 선'의 닐 커티스 기자는 "맨유가 리버풀의 공격을 아주 편안하게 받아쳤다"고 주장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8경기 가운데 7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치며 수비력을 입증했다. 전반 34분 조엘 마팁의 슛이 득점과 가장 가까웠지만,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 무리뉴 says "클롭이 공격적으로 나오길 기다렸다. 우리가 더 수비적이고 리버풀이 더 공격적이라고 봤겠지만…글쎄, 상대는 홈 경기를 했지만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클롭 감독은 후반 들어 모하메드 살라, 필리피 쿠치뉴,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차례대로 빼고,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대니얼 스터리지, 도미닉 솔랑케를 투입했다. 세 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스리톱에 썼다. 수비와 미드필더는 그대로 유지했다. 리버풀도 무리하게 공격할 생각은 없었다. 승리만큼 중요한 것이 패배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스카이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커티스 기자는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에서는 클롭 감독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홈 경기인데다 최근 부진에 승리가 더 절실한 리버풀도 밸런스를 깨는 것엔 부담을 느꼈다. 그래서 클롭 감독도 스리톱 외에 공격수를 추가로 넣는 '강수'를 두지는 않았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무리뉴 감독이 위험을 먼저 떠안을 필요는 없었다.


◆ 무리뉴 says "솔직히 클롭이 잘했다. 수비적 측면에서 매우 좋았다. 압박도 좋았다. 에레라를 전방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전진시킬 순 없었다. 내겐 에레라와 마티치밖에 없었다."

맨유 중원의 줄부상도 악재였다. 폴 포그바, 마루앙 펠라이니, 마이클 캐릭 등 미드필더들이 모두 출전할 수 없었다. 미드필더의 줄부상 속에 에레라와 마티치만으로 중원을 끌어가야 했고, 중원에 활동량을 더해줄 선수를 투입할 수 없었다. 전방 압박을 주로 하는 리버풀은 후반전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 역습에 더 취약해진다. 하지만 중원에 적절한 교체 멤버가 없던 맨유가 체력 저하를 노려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도 무리한 선택이 될 수 있었다.

◆ 무리뉴 says "리버풀이 공간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1대1 능력이 있고 빠른 선수들을 투입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리버풀은 공간을 주지 않았다. (경기의 재미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경기의 재미를 어떻게 보는 것이냐에 따라 다르다. 팬들을 위한 경기도 있고, 축구를 다르게 보는 사람에게 재미있는 경기도 있다. 후반전은 내게 체스와 비슷했다."

맨유도 승부수를 분명히 던졌다. 후반 18분과 20분 헨리크 미키타리안, 앙토니 마시알을 빼고 제시 린가드,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했다. 무리뉴 감독의 언급대로 1대1 능력이 있고 발이 빨라 역습에 힘을 더해줄 선수들이다. 다만 리버풀이 맨유가 원하는 만큼 공격적으로 나서주질 않았다. 맨유는 무리하게 승점 3점을 노리는 대신 그대로 무승부를 거두길 선택했다. 후반 추가 시간 빅토르 린델뢰프를 투입에서 무승부도 괜찮다는 무리뉴 감독의 생각이 읽힌다.

시즌이 후반으로 흐를수록 급해지는 것은 순위가 낮은 팀이다. 무리뉴 감독과 맨유가 차곡차곡 승점을 쌓고 시즌 후반에 들어선다면, 라이벌 팀들도 승리를 위해 먼저 밸런스를 깨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승'은 경기력이 아니라 경기 결과에 따른 승점으로 결정한다.

[영상][PL] 리버풀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분 하이라이트ⓒ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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