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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의 작전판] 날개 없는 투톱, 자유로운 메시

작성일: 2017.10.29 14:02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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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종래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2017-18 스페인 라리가 10라운드 빌바오 원정에서도 무실점 연승을 이어갔다. 레알무르시아와 주중 코파델레이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바르사는 최근 공식 경기 4연승,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에서 레알마드리드에 2연패한 뒤 파죽의 14연속 무패를 달성했다. 

바르사는 8월 20일 레알베티스와 라리가 개막전부터 9연승을 달렸다. 10월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고, 다시 4연승. 14경기에서 13승 1무의 경이로운 행보를 이어갔다. 네이마르가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며 위기론을 겪었다. 루이스 수아레스까지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리오넬 메시의 능력을 극대화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구조가 팀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아틀레틱클럽은 발베르데 감독의 친정 팀이다. 자신이 구축한 4-2-3-1 포메이션을 유지하고 있는 아틀레틱클럽과 경기에서 발베르데 감독은 날개 없이는 투톱을 내세운 4-4-2 혹은 4-1-3-2 포메이션으로 2-0 완승을 끌어냈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지만, 메시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문제 없는 전술 구조로 승점 3점을 챙겼다.

▲ 메시와 파울리뉴 ⓒ게티이미지코리아


◆ 발베르데식 4-4-2, 메시는 수비 부담이 없다

경기 선발 명단에 나오자 스페인 언론은 일제히 ‘놀랍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미드필드 라인에 츠면 지향적인 선수를 한 명도 두지 않았다. 시즌 초반 바르사의 기반 전술이라 할 수 있는 4-3-3 포메이션을 유지하며 네이마르가 떠난 자리에 제라르드 데울로페우, 우스만 뎀벨레, 알레시 비달 등을 기용해왔던 발베르데 감독은 점차 루이스 수아레스와 메시를 투톱으로 두고, 메시를 공격 지역에서 자유롭게 뛰게 하는 전형으로 변화를 이행했다.

빌바오 원정은 발데르데식 4-4-2 포메이션이 극단적으로 구현됐다. 수아레스와 메시가 투톱으로 서고, 그 뒤에 안드레 고메스와 파울리뉴가 측면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이반 라키티치가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했다. 포백은 조르디 알바, 사뮈엘 움티티, 제라르드 피케, 세르지 로베르토가 구성했다.

발베르데 감독 체제의 특징은 두 센터백 앞에 홀로 서는 경우가 많았던 빌드업 미드필더 부스케츠가 라키티치나 파울리뉴의 지원을 받으며 수비 상황의 부담을 던 것이다. 공격 주도권을 잡을 때는 부스케츠의 파트너가 적극적으로 공격 중앙 전방 지역에 가담한다. 이때 메시가 2선으로 내려와 측면과 중원에서 공을 쥐고 공격을 전개한다.

빌바오 원정에서도 라키티치가 전진해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수아레스-메시 투톱을 지원하고, 알바와 세르지가 오버래핑해 측면 공격을 펼치는 형식으로 공격을 펼쳤다. 메시는 최근 유행하는 ‘투톱’의 수비 부담을 거의 지지 않는다. 공을 상대 팀에 내준 상황에는 파울리뉴가 수아레스 옆 자리까지 올라가 압박하고, 그 뒤에 측면이나 중앙으로 빠지는 볼에 대해 라키티치가 전진해 커버한다.

메시는 공격 상황에서 수아레스의 옆이나 뒷자리를 차지한다. 상대 압박이 투톱을 통과하면 다시 수아레스 옆자리로 올라가 역습 공격 상황에 대비한다. 파울리뉴와 라키티치는 공수 양면에 능하고, 중앙 지역의 볼 배급력을 갖췄다. 전술 이해력과 체력를 겸비한 두 선수의 공수 전환 능력이 메시에게 자유를, 바르사에 균형을 줬다. 

라키티치는 MSN 트리오 시대에 루이스 엔리케 전 감독의 페르소나 역할을 하며 헌신성을 보였는데, 네이마르가 떠난 지금 파울리뉴는 발베르데호의 균형을 주고, 메시의 부담을 덜어주는 핵심 선수로 기능하고 있다. 올여름 최고의 영입은 단연 파울리뉴다. 

아틀레틱클럽과 경기에선 안드레 고메스까지 중원에 배치해 실상 4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는 경기를 했다. 아틀레틱클럽이 공격 라인에 아리츠 아두리스, 라울 가르시아, 이냐키 윌리암스 등 피지컬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배치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원 숫자를 늘리고 수비력을 갖춘 선수를 다수 배치했다. 




◆ 자유로운 메시, 빌바오 원정 2골 만든 주인공

점수 차는 2-0이었으나, 바르사는 전반 36분에 선제골을 넣었고, 추가골은 후반 추가 시간에 나왔다. 여유롭게 거둔 승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득점이 나온 상황에 메시는 충분히 여유로웠다. 전반 36분 메시는 중앙 지역에서 파울리뉴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아틀레티클럽의 중원 압박을 풀었다. 다시 볼을 받은 뒤에는 왼쪽 측면 전방에 깊숙이 침투한 알바에게 길게 패스했다. 공의 진행 방향에 따라 아틀레틱클럽 수비가 쏠리자, 문전 좌측 전방 지역 빈 공간으로 달려들어가 알바의 컷백을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메시는 중앙 지역에서 공을 1차적으로 전달 받을 때 깔끔한 퍼스트 터치로 압박 범위에서 벗어나고, 수비가 달라붙으면 2대1 패스로 풀어내며 전진하는 플레이를 자주 시도한다. 

전반 21분 골대를 강타하며 무산된 상황도 유사했다. 2선 배후로 빠진 메시가 전방으로 진입한 파울리뉴에게 공을 찔러주며 페널티 에어리어로 달려들어갔다. 파울리뉴는 메시 방향으로 다시 공을 줬는데, 메시를 지나 수아레스가 받고 다시 메시에게 논스톱으로 밀어줘 아틀레틱클럽 수비를 혼돈에 빠트렸다. 메시는 문전 좁은 공간에서 골키퍼까지 제치고 슈팅했지만 골포스트를 때렸다.

수아레스의 몸 상태가 건강하고, 네이마르가 함께 하던 시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까지 배후에서 지원할 때는 각자 공을 쥐는 시간이 길었다. 네이마르가 떠나고, 수아레스가 100% 컨디션에 이르지 못한 채 이니에스타까지 이탈한 바르사는 선수들의 볼 소유 시간을 줄이고, 공이 더 빠르게 이동하게 만들고 있다. 이 과정에 메시가 매 분기점에 스파크를 일으키고, 공격 마무리 과정을 주도한다.

후반 추가 시간 역습 상황. 메시가 공을 쥐고 돌파했고, 좌우에 수아레스와 파울리뉴가 함께 달려들었다. 이는 과거 MSN 트리오가 건재했을 때도 자주 나온 속공. 메시는 고민하다 좌측면의 수아레스에게 패스했다. 수아레스의 슈팅이 골키퍼 케파의 선방에 걸렸는데, 문전 우측으로 흘러 파울리뉴가 마무리했다. 

빌바오 원정의 두 골 모두 메시의 공이 크다. 메시는 벌써 리그 12호골에 도달했다. 아직 잔여 시즌이 길지만, 피치치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식 경기를 모두 합하면 16골 3도움. 벌써 20호 공격 포인트가 눈 앞이다.

바르사는 후반 38부 안드레 고메스를 라이트백 넬송 세메두로 교체한 것이 유일하게 준 변화였다. 세르지를 미드필더오 올리고 전반전의 구조와 성향을 유지했다. 안드레 고메스가 공격 상황에서 조금 더 빠르고, 세밀했다면 바르사는 더 매끈한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니에스타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하피냐 알칸타라라도 있었다면 날개 없는 4인 대형은 조금 더 매력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도 날개 없는 4인 블록 전술을 과거 빌바오 원정에서 실험한 바 있다. 벤치에 파코 알카세르, 데니스 수아레스, 데울로페우 등을 두고도 구조를 유지한 발베르데 감독의 선택에서 뚝심이 느껴진다. 

글=한준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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