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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뷰] 레알 이긴 토트넘: 젊고, 빠르고, 노련하고

작성일: 2017.11.02 09:30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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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 선수단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아이들이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격침했다. 레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1경기 만에(22승 8무 1패) 패배를 안겨줬고, 토트넘은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레알을 꺾었다. 

토트넘은 2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4차전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토트넘의 젊고, 빠르고, 노련한 선수들이 대어를 잡았다. 

▲ 레알 V 토트넘 ⓒ김종래 디자이너

◆알리-케인 투톱 적중!

포체티노 감독은 매 경기 실험한다. 포메이션을 바꾸고, 동일한 포메이션에서 선수 구성을 달리하기도 한다. 꽤 대담한 구석도 있다. 조 1위의 중요한 한판이 될 경기에서 델리 알리-해리 케인 투톱을 내세웠다. 케인은 이제 막 햄스트링에서 복귀했고, 알리는 징계가 있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이었다.  

리버풀과 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을 케인의 파트너로 세웠고, 리버풀의 느린 수비 뒤 공간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지난 레알 원정 경기에선 케인과 함께 장신 페르난도 요렌테를 기용해 '트윈타워'를 세웠다. 레알의 세트피스 강점을 억제시키고, 전방에서 버티고 싸우는 주문을 요렌테가 잘 했다. 1-1.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알리는 요렌테, 손흥민처럼 눈에 띄는 장점은 없다. 키는 188cm로 장신에 속하지만, 제공권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스피드가 좋지 않다. 알리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프더볼 움직임과 '해결사' 면모가 있다는 점이다. 알리는 경기 중 조용히 있다가, 볼이 오는 방향을 포착하고 달려가 해결한다.

▲ 알리의 선제골

레알과 경기는 득점이 필요한 경기였다. 케인도 득점력이 좋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케인이 출전한다"고 공표한 마당에, 레알은 케인을 막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나올 게 분명했다. 토트넘 공격의 '핵심' 케인이 '미끼'로 뛰었고 결과는 알리가 만들었다. 알리는 전반 26분 키어런 트리피어의 원터치 크로스를 다리를 뻗어 밀어 넣었다. 알리를 마크한 나초 페르난데스가 따라붙었지만, 알리가 볼의 낙하지점을 포착해 넘어지면서 다리를 뻗었다. 판단이 좋았다. 다른 선수였다면 볼이 지나갔을 확률이 높다. 후반 자신의 두 번째 득점도, 카세미루의 타이밍을 뺏는 노련함이 있었다. 쐐기 골을 기록하는 과정에서도 중원에서 무리하지 않고 케인에게 전진패스를 잘 내줬다. 케인의 패스에 이어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득점했다. 

레알전에서 선발로 나선 케인은 '만능형 공격수'답게 전방에서 버티고, 반대편으로 볼을 내주는 시야와 킥의 정확도가 좋았다. 케인은 위고 요리스의 골킥을 포함해 수비가 전방으로 볼을 보내면 버텼다. 카세미루와 세르히오 라모스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면 손을 뻗어 수비가 다가오는 것을 방해했고,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면서 레알 수비가 사전에 끊지 못하게 했다. 전반 30분 요리스의 골킥을 잡고, 버티고 턴하는 동작으로 레알 수비의 방해를 저지했다. 후반 1분엔 오른쪽 측면에서 라모스와 1대 1 볼경쟁 과정을 이겨내고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라모스와 카세미루는 케인과 대결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케인이 레알 진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토트넘이 전방에서 비빌 구석이 생겼다.

▲ 케인과 알리(왼쪽부터)

◆토트넘은 젊고, 빠르고, 많이 뛴다

토트넘의 객관적인 전력은 열세지만, 레알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던 이유는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경기 내내 레알보다 많이 뛰었다. 토트넘의 필드 플레이어 선발 평균 연령은 24.2세다. 레알은 19세의 유망주가 하키미를 포함해야 27.6세다. 미묘한 차이지만 토트넘의 어린 선수들은 90분 내내 빠르고 많이 뛰었다.

전반이 끝나고 토트넘은 62.18Km(레알 55.89Km)로 레알보다 약 6Km 더 뛰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차이가 커졌다. 후반 15분엔 81.14Km(레알 72.18Km)를 뛰면서 양 팀의 활동 범위는 약 9Km로 벌어졌다. 후반 막판 토트넘이 내려서고 레알이 수차례 맹공을 펼쳤지만, 뛴 거리는 121Km vs 109.4Km로 오히려 차이가 늘었다. 

레알이 홈에서 치른 3차전에서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던 건, 원정에 온 토트넘이 몸을 사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패싱축구가 됐기 때문이다. 카세미루가 중심을 잡고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의 완급조절이 지속적으로 유지됐기 때문에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이번 경기는 달랐다.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전방과 측면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그대로 골라인을 벗어나는 경우가 잦았다.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영향력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우세하게 이끌지 못했다. 모드리치는 후반 35분 테오 에르난데스와 교체됐다.

▲ 토트넘의 핵심 3인방

◆경험으로 성장한 토트넘, 더 이상 어리지 않다

토트넘 베스트11의 나이는 어리다. 그런데 경험은 많다. 포체티노 감독은 어린 나이의 선수를 기용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케인, 알리, 에릭센, 다이어, 손흥민 등 주축 선수가 이미 많은 경험을 쌓았다. 치열한 리그 경기에 매일 나가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우승, 리그 준우승 등의 경험이 축적됐다. 지난 시즌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를 탈락하는 수모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토트넘은 감독과 함께 선수들이 매 경기 거치면서 성장한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 지독하게 점유율을 고집했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상대에 따라 점유율을 포기하고 내려서는 경기도 한다. 포체티노 감독은 상대에 맞게 포백과 스리백 고르고 알맞게 선수를 기용한다. 

지난 3차전 레알전에서 토트넘은 중원에서 잔 실수로 볼을 내주고, 밀리는 흐름을 끊어내는 힘이 부족했다. 2주 사이 많은 게 변했다. 레알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지키고, 전반 중후반 어려운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후반 분위기를 몰아 내리 2골을 기록하고, 후반 막판 레알의 맹공을 1골로 막았다. 분위기를 탈 줄 알고, 상대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팀이 됐다. 토트넘은 매 경기 성장 중이고 그 결실을 보고 있다. 

[영상][UCL] '레알 상대 사상 첫 승' Goals - 토트넘 vs 레알 마드리드 골모음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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