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인터뷰] 동아시안컵 해설로 돌아온 신문선 “팩트를 숨기면 팬이 등 돌린다”
작성일: 2017.12.04 10: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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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어제가 올해 들어 제일 추웠어요. 영하 6~7도였는데. 학교 수업을 마친 뒤 해 떨어지는 한강에서 6km를 뛰었어요.”
신문선(59)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2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특유의 힘 있는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명지대 교수직은 물론 신문선축구연구소를 운용하며 ‘연구에 몰두하던’ 신 교수가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SPOTV가 단독 생중계하는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계를 맡아 해설위원으로 복귀한다.
신문선 해설위원의 목소리는 밝았다. 1990~2000년대 한국 축구의 목소리로 통했던 신 위원은 다시 한국 축구 국가 대표 팀 경기를 팬들에게 생생히 전하고, 분석하는 중책을 맡았다.
“축구 중계방송을 할 때 제가 늘 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경구처럼. 축구 해설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축구 해설은 발로 하는 거에요. 첫째 현장에서 취재를 해야 하고, 둘째 강한 목소리, 강한 심장이 있어야 해요. 90분 동안 팬에게 건강한 목소리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합니다.”
8일 남자부 첫 경기인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앞두고 신 위원도 체력 관리에 들어갔다. SPOTV 해설위원 합류는 급박하게 이뤄졌지만, 이미 신문선축구연구소 소장으로 대표 팀 A매치를 면밀히 분석해 왔고, 아시아 상대국에 대한 데이터도 갖고 있어 준비에 무리가 없다. 힘찬 목소리를 갈고닦아 시청자가 듣기 편한 목소리를 내는 것만 끌어올리면 된다.
신 위원이 대표 팀 경기의 메인 해설자 자리에서 떠나온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왜 오랫동안 중계석을 떠났던 것일까?
“첫번째는, 국민이 잘 아는 '2006년 사건'이 있었죠. 그 이후에도, 사실 방송사에서 해설 요청이 상당히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옛날에 해설했을 때 열정이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두 번째는 후배 해설자들이 해설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또 나선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어요.”
“첫번째는, 국민이 잘 아는 '2006년 사건'이 있었죠. 그 이후에도, 사실 방송사에서 해설 요청이 상당히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옛날에 해설했을 때 열정이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두 번째는 후배 해설자들이 해설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또 나선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어요.”
2006년 독일 월드컵 한국과 스위스의 경기. 한국의 패배로 이어진 알렉산더 프라이의 득점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오심 논란이 있었을 때 신 위원은 팔을 안으로 굽히기보다 축구 전문가의 시각으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해설했다. 그 해설 이후 신 위원에 대한 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됐고, 결국 마이크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신 위원도 그 일 이후 해설에 대한 열정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신 위원이 다시 마이크를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신 위원이 다시 마이크를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한국 축구가 죽었다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위기잖아요. 저도 경기력 측면뿐만 아니라, 축구 산업적인 측면에서 매우 심각하게 그 문제를 느끼고 있었거든요. 대한축구협회의 스폰서가 줄어들고, 매출이 떨어지고, 대표 팀 경기에 관중이 떨어지고, 선수들의 경기력 지수도 최악이고. 여러 가지가 겹치면서, 한국 축구가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죠. 경기력 면에서 선수나 코칭스태프의 변화가 따라 주면, 변화가 있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축구 산업적인 시각에서 보면 경기력이라는 문제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는 거죠.”

◆ 한국 축구의 위기, 신문선이 마이크를 다시 잡고 말하려는 것
신 위원은 한국 축구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밖에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최근 각종 시사 프로그램과 언론 매체에 출연하고 인터뷰하며 개혁이 필요하다고 외친 것도 그래서다. 해설자로 시청자들과 대표 팀 경기로 더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자 하는 것은, 침체된 한국 축구의 불쏘시개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사명감의 발로다.
“축구 산업 자체가 심각하게 위기에 빠지면서, 한국 축구가 앞으로 3년, 5년, 10년 뒤에는 아시아의 변방으로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몰려왔어요. 그 위기의 중심에는 경기력 측면도 있지만 또 하나의 축은 중간 구매자라고 할 수 있는 중계방송입니다. 축구 상품을 파는 대한축구협회나, 아시아축구연맹(AFC),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국제축구연맹(FIFA), 그리고 상품을 구매하는 스폰서 기업, 이들을 팬과 연결하는 방송이 중간 구매자인데, 이런 중간 구매자를 스폰서와 대중이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축구협회 수입의 추락, 스폰서의 이탈, A매치 관중의 급감. 이런 현상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거죠. 가장 중요한 잣대는 바로 축구 시청률의 추락이에요. 이번 월드컵 최종 예선에 드러난 시청률은 말도 안되는 수준이에요. 고작 10% 남짓. 두 자리와 한 자리를 넘나드는 시청률이 한국 축구가 중병에 걸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표였다는 거죠. 대표 팀이 부진하다, 협회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중간 구매자인 방송이 축구를 외면하고 대중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한국 축구가 성장할 토양을 다 잃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불을 지피지 않으면, 한국 축구가 미래에 더 오래 소모적인 시간을 갖게 될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지금입니다. 그동안 방송 제의를 받고도 냉담했던 제 마음에 변화가 생긴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신 위원은 방송 중계야말로 축구 산업의 중추를 이룬다며, 한국 축구의 위기는 방송의 위기와 부진도 큰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막대한 규모의 유럽 축구 산업 성장은 중계권 가치의 상승으로 이뤄졌다. 한국 축구는 K리그는 말할 것도 없고, 대표 팀 경기마저 중계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 불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밖에서 축구 중계방송을 보던 신 위원은 한국 축구의 중흥기에 활동한 해설자로서, 아직 자신이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에게 이 위기를 정확하게 알리는 것입니다. 축구는 국력이고, 축구를 구매하는 것이 곧 애국이라는 점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축구를 구매하는 것은 여러 방법이 있죠. 축구 팬은 경기장에 가서 티켓을 사고 입장하고, 동아시안컵처럼 외국에서 대회가 열릴 때는 중계방송을 보며 축구 콘텐츠를 구매하고, 기업은 스폰서로 참여하고, 시청자는 TV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구매입니다. 이 구매가 곧 축구의 모든 산업적 분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시청률이 높아지면 스폰서인 기업도 축구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할 수 있고, 축구 팀을 운영하는 기업도, 정치권이 운영하는 시도민 구단도 더 많은 예산 편성이나 투자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것이 애국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다른 종목 팬을 비롯해 의견을 달리 하는 이도 있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왜 축구에만 돈을 써야 하는가에 대해 본질적 의문을 가진 이도 적지 않다. 신 위원은 이 문제에 대해서 “축구는 그 나라의 국력의 바로미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축구가 추락하면, 대한민국의 이미지도 떨어진다는 거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가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유럽의 축구 선진국, 대표적으로 독일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빅 리그를 갖고 있는 나라들은 국가간 이미지 경쟁 속에서 축구를 내세워 우위를 점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유럽 선진국이 국가적 산업으로 축구를 자리매김하는 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한국은 축구라고 하면 창피하게 여기는 냉소주의가 최근 몇 년 전부터 일어났습니다. 그 현상이 앞서 얘기했던 축구 산업의 위기로 이어졌어요. 깊이 들여다보면, 축구를 생산하는 생산자 집단의 행정적 무능, 도덕적 해이, 혼이 없는 축구 경기 등이 문제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되면서 대중은 축구에 냉소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축구 생산자 집단이 이런 상황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고사하고, 위기감조차 못 느끼고 있는 게 진짜 문제입니다.”

한중일 삼국, 그리고 남북관계까지 얽인 이번 동아시안컵은 그런 점에서 축구 그 이상의 대회라고 신 위원은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본선에 나갔는데, 이번 한일전 결과는 매우 중요합니다. 축구협회와 신태용 감독이 지난 달 두 차례 평가전 결과로 '면죄부'를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언론도 11월 평가전 결과를 두고 많은 기사를 쏟아 냈지만, 축구 팬은 이번 대회의 경기력과 결과가 좋지 않으면 한국 축구가 달라졌다고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다시 격랑에 빠질 수 있어요.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리피 감독도, 북한의 외국인 감독도, 일본도 몰입하고 있을 겁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대표 팀이 졌을 때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곤란을 겪고 있었고, 여러 요인이 뒤섞여 팬이 폭발했던 것입니다. 축구가 국력이라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단지 이기고 지고를 떠나 중국, 일본과 얽힌 역사적, 정치적인 문제들이 축구에서 폭발하게 됩니다.”
◆ 신문선의 철학, 축구 중계가 한국 축구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신 위원은 국가 대표 경기 해설로 이런 위기감을 대중에 알리고, 실제 한국 축구를 운영하는 집단과 대표 선수단에 메시지를 주고,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그가 한국 축구를 위한 운명이자 숙명이라는 마음으로, 몇 차례 고사한 해설 복귀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다.
“축구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SPOTV 중계에 나설 것입니다. 제 해설이 축구협회나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미세하나마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시청자에게 공감을 끌어내고 축구의 대한 애정을 되살릴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되고 싶습니다. 중계방송에 대한 제 철학이 있어요. 축구 중계 방송은 여러 임무가 있지만, 그 중심에는 팩트를 소비자인 시청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미디어가 얘기하는 ‘팩트’에 대해 거짓으로 위장하고 포장하면, 시청자들은 냉정하게 더 빨리 등을 돌린다는 거에요. 예를 들면, 경기력이 나쁜 데, 선수가 나태하고 못하는데, 이것을 국수주의적인 사고 속에서 우리 선수, 우리나라라는 판단으로 감싸고, 칭찬하고. 이것은 축구 중계방송이 아니라는 거에요. 왜 부진하고, 왜 잘못하는지, 원인을 분석해야죠. 원인을 분석하는 도구로서 객관성을 견지하면, 팬은 채널을 돌리지 않고, 동화하고, 참여해서, 대안을 찾는 데 공감한다는 것이죠. 중계방송에서 대표 팀이 못했을 때 캐스터나 해설자가 분석하고, 때에 따라서는 지적하고 질타도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면 절대 팬은 채널을 바꾸지 않는다, 그게 제 철학이에요.”
신 위원은 그동안 대표 팀 경기 중계방송이 한국 축구의 위기와 대표 팀의 부진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한 것도 대중의 냉소를 야기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봤다.
“권력을 갖고 있는 집단, 선수, 선수도 권력을 갖고 있을 수 있죠. 팬덤도 있고, 가족들도 있을 수 있고. 그에 타협하는 중계방송은 곧 죽은 방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팀이 경기도 못하는데 방송도 그러한 흐름으로 가다 보니까 시청자들이 재미가 없죠. 잘못하는데도 감싸 주는 방송을 한다면 팬은 떠납니다.”
신 위원은 스포츠 중계가 주는 재미와 감동은 포장이 아니라 진실을 진정성 있게 전하는 데서 온다고 강조했다.
“스포테인먼트라는 말이 1980년대 말에 등장했고, 제가 해설하면서 1990년대 초 한국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가 지금은 대중화됐죠. 스포츠가 오락이라는 관점에서 오락이 재미가 없으면, 스토리가 없으면, 감동이 없으면 누가 표를 살까요? 누가 채널을 선택할까요? 스포테인먼트의 기본인 감동은, 못했을 때는 못한 문제에 대해서 냉철하게 지적하고, 가야 할 길에 대해 제시해 줘야 느낄 수 있습니다. 미디어, 신문이나 방송, 중계방송도 미디어에서 얘기하는 팩트 전달과 더불어 계도의 기능이 있습니다. 축구 중계방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1990년대 말, 데이터로 반영이 됐어요. 제가 MBC에서 활동할 당시에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지금도 잊지 않습니다. 카메룬과 평가전을 지역에서 했어요. 그 당시 시청률이 무려 38%였어요. 올림픽 중계도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한 게 축구였어요. 이 당시 축구를 구매했던 국민에게, 축구는 우리가 겪은 IMF 위기를 털어버릴 수 있는 도구였고, 우린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그런 희망을 주는 그런 스포츠였습니다.”

신 위원이 한창 활동한 시기에서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한국 사회는 여전히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 신 위원은 축구가 다시 힘을 내 국민의 사기를 높이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동력이 되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어 왔고, 지금도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 중국, 일본, 북한과 외교에서 동북아시아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어요. 이런 혼란기에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는 스포츠이고, 스포츠에서 가장 강한 응집력을 갖고 있는 것은 축구입니다. 4년마다 오는 월드컵은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축구협회가 신뢰를 잃었습니다. 선수들은 혼이 없는 축구를 보여 줬습니다. 국민들은 냉소적입니다. 가장 빠른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곳은 방송이에요. 방송은 경기력에 자극이 될 수 있고, 축구를 외면하는 기업에 참여해야겠다는 동기를 줄 수 있어요. 팬이 질타하고 분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고 다시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어요. 방송이 축구를 다시 구매해야겠다는 국민적인 운동을 이끌 수도 있습니다.”
◆ 축구 중계의 가치를 높여야 한국 축구가 산다
이번 대회는 지상파 3사의 외면 속에 SPOTV가 종합 스포츠 채널 사상 처음으로 국가 대표 경기를 중계하게 됐다. 대표 팀 경기의 가치가 흔들리면서 중계권 재판매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회의 성패가 한국 축구 산업과 대표 팀 경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앞으로 시장 상황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신 위원은 이번 동아시안컵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한국 축구의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시발점이자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축구를 상품으로 본다면, 축구 대표 팀을 상품으로 본다면, 축구를 파는 상인의 자세가 되어야겠죠. 상인은 축구협회도 될 수 있고 대표 팀도 될 수 있습니다. 방송사도 축구를 파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방송사에서 대중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사람은 해설자입니다. 축구를 팔아야 해요. 동아시안컵에는 손흥민 등 유럽파가 참가하지 못합니다. 축구를 파는 사람들은,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SWOT 분석 기법으로 손흥민이 없다면 그 위협 요인을 다른 기회 요인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매우 중요한 대회에요. 이번 대회에서 만약 일본에 지게 된다면, 중국과 경기에서 지난 월드컵 예선전 패배 이후 연패하게 된다면. 북한과 경기 결과가 나쁘게 나온다면. 대표 팀과 축구협회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이만큼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회가 또 있을까요? 축구협회는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축구를 팔아야 한다는 자세로, 승부를 걸고 알려야 합니다. 더 위기감을 갖고, 선수들이 더욱 혼을 갖고 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보 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도 지난 달 두 번의 평가전 이후 어느 결엔가 위기를 숨기고, 큰 상처에 '대일밴드'를 붙이고 말았어요. 그 두 경기 결과가 진정 대표 팀을 평가할 잣대인가요? 콜롬비아가 비행기를 타고 와서, 그 추운 날 한국 축구를 업신여기다가 리듬을 잃고 허우적댄 결과죠. 세르비아전은 어땠나요? 내용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위기가 많았어요. 지금 축구 산업이 이렇게 죽은 것은, 정보 산업이 죽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방송 시청률이 떨어진 것은 그 결과죠.”
“이번 동아시안컵을 지상파가 외면했잖아요. 축구협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야 합니다. 월드컵에 더 큰 참패가 오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동아시안컵이 굉장히 중요한 대회라는 것입니다. 한일전, 한중전에 북한과 정치적으로 심각한 관계까지 엮여 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긴장과 스펙터클이 특별한 대회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대표 팀 경기의 시청률이 높아지면, 앞으로 협회는 중계권 판매 수익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협회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협회도 대표 팀 경기가 시청률과 스폰서 수익을 내는 계기가 되도록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이죠.”
축구협회와 대표 팀에 비판을 쏟아 내는 신 위원은 그 안에 애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분열과 싸움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한 방향으로 뛰며 힘을 모으는 것이 자신이 해설자로 돌아와 만들고 싶은 반향이라고 했다. “2002년 월드컵 유치 운동을 할 때처럼, 한 방향으로 뛰어야 합니다. 국민 속으로 내달려야 합니다.”

신 위원은 진정성 있는 중계와 더불어, 팩트 있는 중계의 바탕이 정밀하고 객관적인 분석이라고 했다.
“해설할 때 인용할 도구는, 월드컵 최종 예선 모든 경기에서 수집한 데이터입니다. 언론에 경기 분석을 제공했고, 우즈베키스탄전과 이란전 모두 제가 예상한대로 이어졌습니다. 경기가 끝나면 결과가 나오고, 결과 이면에 데이터가 쌓입니다. 그 데이터를 갖고 팬과 만날 것입니다. 한국과 상대할 팀들의 정보를 갖고, 팬이 SPOTV 화면에 채널을 고정하고, 돌리지 않도록 재미를 주는 중계를 하겠습니다. 게임 산업, E-스포츠의 발달은 게이머가 자기가 게임의 주인공이라고 믿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그런 입체적이고 몰입이 되는 해설을 하겠습니다.”
신 위원은 해설자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단지 경기 상황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임무가 아니라, 경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제가 중계하면 프로 축구도 골이 많이 나왔어요. 경기 전 감독들에게, 중계방송은 프로축구를 파는 90분 간의 영업 시간이라고 강조했거든요. 한 골 넣고 문 닫으려는데, 신경이 쓰이겠죠. 그런 경기를 하면 방송에서 (내가)어떤 말을 할지 신경 쓰이겠죠. 이번 방송도, 어떤 것이 애국인가를 얘기할 거에요. 축구 애국이란 무엇이냐."
"일본은 과거에 몇 십 년을 내다본 비전이 있었어요. 백년대계. 이번에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우라와 레즈의 경우 독일 분데스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어떤 팀과 비교해도 입장객 수가 떨어지지 않는, 선진화된 모델을 갖고 있어요. 지금 한국 축구는 어떤가요? 승강 플레이오프, FA컵 결승 1차전의 관중수. 2,000명 밖에 안 오는 결승전. 그런데도 정신 못 차리고 이기고 지는 것만 따지고 있잖아요. 이런 시각을 다 녹여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번 대회의 결과가 나쁘면 유럽파가 빠져서 그렇다? 난 아니라고 봅니다. 이 대회는 매우 중요합니다.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이크를 잡은 거에요.”
“동아시안컵은 떠난 '팬심'을 되돌리기 위해, 결과 이전에 최선을 다하는, 혼을 다하는 선수들의 자세가 필요해요. 그게 시작이에요. 그게 보여 지면, 결과도 좋아져요. 대표 팀이 사분오열되어 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었죠. 유럽파가 모두 오는 내년 평가전보다 이번 대회가 중요한 것은, 공정한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한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이 협력해서, 우리보다 강한 스웨덴이나 독일, 멕시코와 경기할 때 준비할 전술적인 카드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공정한 경쟁 구도를 만들고,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게 된다면 내년 평가전과 본선에 가는데 순풍에 돛을 다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신문선 위원의 디테일, 데이터, 체력 관리에 톤 조절까지
동아시안컵 중계에 나서는 긴 출사표를 던지는 신 위원의 목소리는, 1997년 도쿄 대첩을 중계하던 당시의 음성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 나서게 되는데. 지금도 제 목소리를 다들 흉내내시잖아요. 신문선 목소리에 대한 향수를 가진 분도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전 건강해요. 건강한 나이고. 강한 목소리를 가지려고 몸 관리를 해 왔어요.”
그의 목소리에 힘이 붙는 또 다른 이유는 철저한 준비다. 신 위원은 정보도, 톤도, 모두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산해서 나서는 프로페셔널이다.
“월드컵 최종 예선 내내 한국의 모든 데이터를 쌓았어요. 이번 대회는 월드컵 본선이나 최종 예선하고는 다릅니다. 이번 경기는 분석적인 해설이 주를 이루게 할 생각입니다. 골이 터졌을 때 톤은 어느 정도로 할지도 생각하고 있고, 지금 한국 대표 팀 분석에 대한 정보의 양은 어떻게 할지, 그런 면에 대해 골똘히 고민하고 있어요.”
신 위원이 힘차게 외칠 “골, 골, 골이에요”를 2017 동아시안컵 SPOTV 중계에서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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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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