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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분석] '실리적 헤비메탈' 클롭이 '실험' 펩을 깼다

작성일: 2018.04.05 12: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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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중한 승리를 거둔 클롭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위르겐 클롭 감독이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을 또 꺾었다. 이제 맞대결 전적은 7승 1무 5패. 두 감독의 전술은 그 자체로 뛰어나지만, 이번 맞대결에서 '상성'을 따지자면 클롭 감독의 축구가 분명 강했다.

리버풀은 5일(한국 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맨체스터시티와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2차전을 남겨놨지만 리버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클롭 감독은 경기 전 'UEFA'와 인터뷰에서 '게겐프레싱'과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방 압박 전술이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 과르디올라 감독이 나보다 항상 더 좋은 팀을 갖고 있었다. 서로 바이에른뮌헨과 도르트문트를 지도할 때, 그 차이는 정말 컸다. 그리고 그가 FC바르셀로나를 지도할 땐, 나는 마인츠에 있었다. 아주 다른 상황이었다"면서도 "지금처럼 차이가 작았던 적이 없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결과로 입증했다. 클롭 감독은 평소보다 수비를 뒤로 물리면서 '실리'를 찾으려고 했다. 물론 압박과 재압박 그리고 직선적인 공격은 리버풀의 특기였다. 빌드업과 소유권을 강조하는 맨시티의 약점을 여지 없이 찌르고 들어갔다. 리버풀이 적극성과 속도에서 더 나았다. 반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중요한 고비에서 '실험'을 시도했다가 아픈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 실리적인 '헤비메탈' 축구, '한 발' 물러섰지만 '재압박'은 살아있었다

리버풀의 경기 운영은 신중했다.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적극적인 압박 대신, 조금 수비 라인을 뒤로 물리고 경기 운영을 했다. 맨시티가 후방에서 빌드업하는 것은 내버려두고 조심스럽게 대처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재압박'은 더 철저히 준비했다. 리버풀이 공격을 하다가 차단됐을 때 번번이 공을 다시 따냈다. 리버풀은 맨시티의 역습을 제어하는 동시에, 재역습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맨시티가 팀의 무게를 전방을 옮기려고 할 때 다시 공격한 것. 세컨드볼 싸움에서도 집중력이 더 높았다. 그리고 역습과 재역습으로 전반전에만 3골을 넣었다. 맨시티가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리버풀은 득점에 성공했다. 클롭 감독도 "전반전 경기 모든 부분에서 아주 활동적이었다"면서 "공간에서 그리고 간격을 좁히는 것에서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3골의 리드를 잡은 후반전엔 더 실리적인 운영을 했다. 수비는 깊게 내려앉아 두 줄로 수비를 굳히고 맨시티의 공세를 받아냈다. 후반 7분 살라가 사타구니를 다쳐 경기장을 떠나자, 위르겐 클롭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지오르지뇨 베이날둠을 교체 선수로 선택했다. 역습의 날카로움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안정적으로 승리를 지키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매조졌다.

▲ 마네(가운데 19번)가 세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는 리버풀 선수들과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맨시티 선수들. ⓒ연합뉴스/AP

◆ 정신 없이 몰아친 전반전, 30분 만에 3골 차이

경기 전략이 좋아도 골을 넣어야 맨시티를 무너뜨릴 수 있다. 리버풀이 역습과 재역습으로 득점이 연이어 터지면서 맨시티는 '패닉'에 빠졌다. 맨시티는 공격을 차단한 뒤 곧장 공을 빼앗기자 경기 흐름을 잃고 말았다. 클롭 감독은 "전반전은 완벽에 가까웠다"면서 만족감을 표현했다.

첫 골은 역습에서 나왔다. 전반 12분 모하메드 살라가 역습을 시작해, 살라 스스로가 마침표를 끊었다. 르로이 사네의 패스를 끊어낸 뒤 살라가 수비 뒤를 노렸다. 살라에게 단번에 패스가 연결됐고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패스를 밀어줬다. 피르미누의 슛은 에데르송에게 막혔지만, 살라가 피르미누의 패스를 받아 재차 쇄도해 마무리했다. 혼전에서 집중력이 빛났다.

전반 21분엔 공격이 차단된 뒤 세컨드볼을 따내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순간적으로 알렉스-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자유롭게 공을 잡았고 발이 불을 뿜었다.

전반 31분엔 추가 골까지 터뜨렸다. 이번에도 맨시티의 공격을 끊어낸 장면부터 시작이었다.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다소 무모했던 전진을 끊어낸 뒤 살라가 슛을 날렸다. 수비에 맞고 흐른 공을 다시 공을 잡았을 때 반대쪽에 있던 리버풀 공격수들은 이미 골문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는 뜻. 결국 뒤에서 쇄도한 마네가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두 번의 문제가 찾아왔고, 리버풀이 두 번 득점했다"면서 리버풀이 적은 기회를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맨시티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 역시 "무슨 일이 일어난지 모르겠다"며 "경기를 잘 시작했지만, 리버풀이 최고의 것들을 했다. 4번의 기회에서 3번 득점했다"면서 칭찬했다.

◆ 견고했던 수비진, '비대칭' 사네 잠재운 알렉산더 아널드

리버풀의 견고했던 수비진 역시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후반 45분은 완벽히 수세에 몰렸지만 1점도 주지 않았다. 클롭 감독은 "알렉산더 아널드는 환상적인 경기를 했다. 반대쪽의 앤드류 로버트슨, 그리고 두 명의 중앙 수비수도 딱 맞아 떨어졌다"면서 수비진에 칭찬을 보냈다. 여기에 1차 저지선 미드필더들의 활약이 더해지자, 리버풀의 수비는 더욱 견고해졌다.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의 활약은 엄청났다. 맨시티는 왼쪽의 르로이 사네와 다비드 실바를 배치해 공격의 무게를 왼쪽 측면에 뒀다. 비대칭 전술이었다. 이들을 막아야 할 선수는 리버풀의 우측면에 배치된 아직 어린 아널드였다. 아널드는 연이어 사네의 공을 끊어내면서 공격 흐름을 끊었다. 단독 돌파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 연계 플레이를 펼치면서 공간을 노리는 맨시티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수비 불안이 여러 차례 지적됐던 리버풀의 약점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전방부터 달려들진 않지만 패스 줄을 계속 흩트리면서 맨시티 공격을 견제했다. 맨시티에 측면 공격은 허용하지만 중앙에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수비력 역시 입증했다. 전방 압박 시도 횟수를 줄이면서 체력 소모 역시 줄일 수 있었다.

▲ 만점 활약을 한 알렉산더 아널드(오른쪽).

◆ 펩, 실패로 끝난 실험…비대칭 스리백, 귄도안 카드

클롭 감독의 노림수가 통한 반면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중요한 고비에서 '안정'보다 '실험'을 택한 결과였다. 직전 경기인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전에서 들고 나왔던 변형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왼쪽 수비수로 아이메릭 라포르트를 기용했는데 공격 시엔 스리백 형태로 전환했다. 또 하나 선발 명단에서 눈에 띈 점은 일카이 귄도안을 선발로 기용했다.

라포르트 기용은 성과와 문제 모두를 남겼다. 맨시티는 벵자맹 멘디가 빠진 뒤 왼발잡이 왼쪽 수비수가 없다. 다닐루, 파비안 델프 모두 오른발이 익숙하다. 올렉산드르 진첸코는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빌드업과 공격 전개 과정에서 라포르트를 기용해 안정화를 꾀했다. 정확한 왼발 능력으로 라포르트는 무난한 활약을 했다. 다만 수비적으론 문제가 있었다. 살라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라포르트와 맞대결을 펼친 살라는 52분 동안 1골 1도움을 올렸다.

귄도안 카드는 명백한 실패였다. 귄도안이 분명 선발과 교체를 오간 중요 선수지만, 이미 다비드 실바, 케빈 더 브라위너, 페르난지뉴까지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출전시킨 상황. 과르디올라 감독은 "더 많은 패스, 더 많은 주도권을 원해, 2선에서 공을 잘 받을 수 있는 귄도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르난지뉴와 더 브라위너를 후방에 두고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귄도안의 경기 영향력은 미미했다. 그가 배치된 오른쪽엔 카일 워커가 있어 공격 자체가 활발하지 않았다.

리버풀의 경기 운영과 연관해 문제는 더욱 커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변형 스리백을 쓴 것, 그리고 더 브라위너와 페르난지뉴를 후방에 배치한 것은 전방 압박에 대처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리버풀이 어느 정도 뒤쪽에 무게를 두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후방에 지나치게 많은 수가 배치된 맨시티는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전 귄도안을 빼고 라힘 스털링을 투입하면서 익숙한 4-1-4-1 형태로 전환한 뒤 경기력이 올라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0-3으로 패했다"면서 자신의 전술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인정했다.

[영상] [UCL] 리버풀 vs 맨체스터 시티 3분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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