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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돌아온 형님 리더십…신태용, “선수 말고 나를 비난하라”

작성일: 2018.05.03 05: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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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용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한번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비난 보다, 우리가 만약 잘못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는 감독과 팀을 비판해달라. 선수 개개인에게 힘을 실어주서여 선수들이 없는 실력도 나온다. 선수들이 일취월장하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

5월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신태용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 감독은 마지막 발언에서 선수가 아니라 자신을 비판해달라고 했다. 부임 이후 여러 차례 취재 현장에서 꺼낸 말이지만, 이날도 반복했다.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서 최고의 기량을 끌어내야 하는 게 신 감독의 역할이자 미션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대표 팀 지휘봉을 잡은 뒤 조금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혹은 무겁게 변했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막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본연의 ‘형님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부드러운 리더십, 소통하는 리더십이 결국 선수들을 춤추게 할 수 있다는 본인의 철학과 신념을 견지하고 있다.

신 감독은 2일 회견에서 유럽파과 국내파 사이에 심리적 간극이 없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은 현 대표 팀에 문제가 없다. 기자분들에게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확언했다. “수비는 K리그, 공격은 유럽파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여, 문제의 소지로 만들 수 있겠지만, 우리는 한 팀으로 잘 움직이고 있고 선수들끼리 소통도 잘 되고 있다. 전혀 문제없다고 보고 있다”고 장담했다.

축구는 11명이 호흡을 맞추며 경기하고, 23명이 대회를 치른다. 이 많은 사람이 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 그래서 원팀이 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객관적 전력에서 약체로 평가 받는 한국은 더더욱 그렇다. 신 감독 부임 전 대표 팀 선수들 사이 불화, 내분 등 잡음과 소문도 있었다.

신 감독은 “원팀이 되야 한다는 말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원팀이 되야 좋은 성적 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감독인 나부터 조금 희생을 하고 선수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내려 놓고, 근엄한 감독이 아니라 친근한 감독이 되고자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때론 감독이란 위치도 내려놓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 감독은 성남일화(현 성남FC)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던 시절의 경험을 자산으로 갖고 있다. 

“내가 성남 시절 성적을 낼 때 그런 노하우가 있다. 경기에 뛰는 선수 보다 못 뛰는 선수들에게 더 많이 스킨십을 했다. 사실 경기를 뛰는 선수는 경기에 집중하니 잡생각을 안하지만, 경기 못 뛰는 선수는 오히려 자기가 나갔을 때 보다 나가고 있는 선수가 안 좋아야 하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으니 다독거려야 한다. 그 선수들에게 좀 더 다가가야 한다. 경기에 못나가서 힘들더라도 그 선수들이 팀을 위해 먼저 앞장서서 파이팅 외치고 힘을 쏟아주면 팀이 강해질 것이다.”

엔트리에 든 23명이 하나로 뭉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신 감독은, 클럽팀이 아닌 대표 팀에서 선수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소집 훈련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자기 방식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 점은 내가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잘 다독이면 월드컵 끝날 때까지 분란 없이 좋은 결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한다.”

신 감독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성과를 낸 컬링 대표 팀이 자진해서 휴대폰을 반납했던 사례를 들어 월드컵 기간 휴대폰 사용 문제를 묻자 “그런 생각은 1%도 안해 봤다”며 선수들의 자유를 제약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다만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정보 유출 문제가 있는 SNS 사용은 금지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장기간, 장시간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한다. 컬링 대표 팀이 성적 냈다면 좋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 올림픽을 했고, 휴대폰이 없어도 여가를 보낼 다른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 대표 선수는 오스트리아, 러시아에 장기간 있으면서 무료할 수 있다. 선수들이 지쳤을 때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일상생활을 하도록 만드는 부분이 걱정이다. 요즘 선수들은 감독 보다 휴대폰 사랑한다. 휴대폰도 많이 보고 SNS로 소통하고 있는데, 월드컵 기간이 되도 휴대폰은 차단하거나 압수 안 한다. 성인이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대신 SNS은 못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신 감독은 본선 전 네 번의 평가전에서 벌일 실험과 과정 속에도 선수가 아닌 자신을 비판대에 세워달라며 형님을 자처했다. 

“월드컵에 나가서 잘할 수 있게끔 마지막 끝날때까지 지켜봐 주고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다. 월드컵에 가기 전까지 4번의 평가전이 있는데 테스트도 해야 하고, 스웨덴 멕시코 독일 경기를 어떻게 치를지 여러 가지 실험도 해봐야 한다. 잘될 땐 좋겠지만 안될 때 비난을 하실 것이다. 다만 우리 선수들, 팀에 대해 얘기하고 선수 개개인에 대해 삼가해주길 바란다. 팬들이 많이 힘을 실어줬으면 감사하겠다. 그래야 좋은 성적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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