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톡] 정근우 "지금 내가 말 앞세울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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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유구무언이었다. 최근 수비 불안으로 2군행 지시를 받은 정근우 이야기다.
항상 밝은 얼굴과 긍정의 에너지, 화려한 언변으로 사랑받아왔던 그였다. 어려운 시기에도 늘 긍정적인 자세로 다시 일어서곤 했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올 시즌의 부진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온 듯 하다.
정근우는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타율 2할8푼3리 2홈런 12타점 13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지표만 놓고 보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최근엔 보다 살아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2루수 중 가장 많은 8개의 실책을 범했다. 송구, 캐칭, 와칭 등에서 골고루 실수가 나왔다.
결국 한용덕 한화 감독은 그에게 2군행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몸 놀림이 예전같지 않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예전의 정근우가 아니다. 몸놀림이 둔해졌다. (경기에) 집중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나이 들어 몸이 둔해졌다는 표현은 베테랑 선수에게 비수같은 말이다. 감독이 할 수 있는 최강도의 질책이라 할 수 있다.
정근우는 "모두 내 잘못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다만 지금은 머릿속이 하얗다. 내가 왜 실책이 많았는지, 왜 실수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없었다. 텅 빈 백지 같다.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자타 공인 한국 최고의 2루수였다.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판단력, 준수한 어깨가 그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그가 잘 하던 것들이 갑자기 흔들렸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A팀 수비 코치는 "공을 쫓는 것은 그래도 가장 나은 항목이었다. 그 부분만 살아 있다면 언제든 제 자리를 찾을 선수다. 실책이 거듭되며 부담이 커졌던 것 같다. 정근우 답지는 않았지만 프로란 그런 것 아니겠는가. 2군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면 금방 올라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근우는 앞으로 각오를 묻는 질문에 "그것도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말을 앞세울 생각 없다. 다만 어떻게든 빨리 추스려서 올라가겠다. 더 좋은 모습 꼭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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