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G 특집] 포지-페레즈, 다시 만난 WS '야전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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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요기 베라, 보스턴 레드삭스 칼튼 피스크, 신시내티 레즈 자니 벤치로부터 이어진 전설의 포수 계보는 '우승 청부사' 이반 로드리게스, '악의 제국의 구심점' 호르헤 포사다, '최고의 공격형 포수' 마이크 피아자 그리고 ‘골드글러브 자판기’ 야디어 몰리나에게 이어졌다.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이들에게는 소속팀을 강팀으로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5시즌 현재까지 전설의 포수 계보를 잇는 선수들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이번 올스타에 선정된 이름들로 대신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 대표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그리고 아메리칸 리그 대표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다.
두 선수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었다. 포지와 페레즈는 월드시리즈 시작 전부터 매우 지쳐 있었다. 포스트 시즌 전 경기에서 홈 플레이트를 지켰던 포지는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2차전에선 18이닝 동안 경기에 임했다. 포지가 월드시리즈 전까지 포수로 소화한 이닝은 무려 100이닝이었다. 페레즈 역시 70 이닝을 소화한 상태였다.
두 선수는 지친 탓에 타석에서 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수비에선 든든한 모습을 보이며 시리즈를 마지막 7차전까지 끌고 왔다. 9회말 2-3으로 뒤지던 홈팀 캔자스시티가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2사후 알렉스 고든이 안타와 상대 수비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동점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 페레즈가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페레즈의 뒤에 앉은 포지는 영리했다. 높은 공에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페레즈를 파악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배터리는 공 다섯개를 연속해서 스트라이크 존 위로 던졌다. 페레즈는 방망이를 휘둘러 파울 세개를 만들었고 볼 카운트는 2B 2S에 몰렸다. 페레즈는 범가너의 여섯 번째 공에 반응했고 타구는 3루 라인 바깥에서 허무하게 잡히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페레즈는 아쉬움에 고개 숙였고 포지는 마운드로 달려나와 범가너를 들어 올렸다. 한결 같은 활약으로 정규 시즌부터 가을 야구까지 책임져온 두 야전 사령관의 희비가 갈린 순간이었다.
사연 있는 두 야전 사령관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포지는 990만 9,668표로 내셔널리그 포수 최다 득표를 차지했고, 페레즈는 1,374만 7,294표로 아메리칸 리그 선발 포수의 영예를 안았다. 다가오는 86번째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두 선수는 소속팀이 아닌 리그 대표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 '샌프란시스코의 살아 있는 전설' 버스터 포지
2010년 첫 풀타임 데뷔 시즌을 가진 23세 포지는 18홈런 65타점으로 샌프란시스코의 8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연고 이전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포지는 신인왕까지 따내면서 새로운 대형 포수의 도래를 알렸다.
2011년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던 포지는 이듬해 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2012년 6월 14일 포지는 빼어난 리드로 케인과 퍼펙트게임을 합작했다. 그해 생애 두 번째 월드시리즈에 나서 팀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조했다.
두 번째 우승 반지를 얻은 포지는 타율 0.336 24홈런 103타점으로 리그 MVP와 포수로서 70년 만에 내셔널리그 타격왕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수비 또한 일취월장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평균 20.95로 다소 아쉬웠던 포지의 프레이밍은((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내는 능력) 2012년 149.2(메이저리그 4위)로 크게 상승했다.
파죽지세로 메이저리그 특급 포수 반열에 오른 포지는 지난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2010년 데뷔 이래 5년간 3개의 우승 반지를 손에 넣게 됐다. 또한 2013년 팀 린스컴과 이번 시즌 크리스 헤스턴이 만들어낸 노히트 게임까지 이끌며 구단 역사에 빠지지 않는 장면을 연출했다.
포지는 이번 시즌 1루수와 포수로 나서 8일 현재 0.300/0.372/0.493(타율/출루율/장타율)의 타격 라인과 함께 14홈런 57타점으로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타선 중추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 활약 속에 포지는 지난 2014시즌 몰리나에게 뺏겼던 내셔널리그 올스타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2012년, 2013년(1루수) 이후 세 번째 영광이다.
◆ '남미산 박격포' 살바도르 페레즈
캔자스시티는 앨러드 베어드 단장 시절 국제 유망주 시장을 외면하는 구단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후임 단장 데이튼 무어가 여러 국제 유망주들을 사들였고 그들 가운데 베네수엘라 출신 90년생 포수 페레즈와, 도미니카 출신 89년생 켈빈 에레라가 현재 캔자스시티 주축이 됐다.
마이너리그에서 3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페레즈였지만 캔자스시티는 그의 방망이가 아닌 어깨를 주목했다. 페레즈는 '팝 타임'(공을 잡은 순간 부터 송구가 2루수 글러브에 도달하는 시간)을 1.8초대(몰리나 1.74초)에 가져갔다. 강한 어깨와 빠른 순발력이 합쳐진 2루 송구는 마이너리그 다섯 시즌 동안 무려 42%의 도루 저지율(203도루 147저지)을 만들어냈다.
캔자스시티는 지난 2011년 도루 저지율 20%대에 그치는 맷 트래너를 기용하고 있었다. 시즌 도중 트래너가 부상당하자 캔자스시티는 페레즈를 시험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페레즈는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가진 메이저리그 첫 경기에서 '앉아쏴'로 1루, 3루 주자를 잡아내면서 지켜보는 이들에 충격을 안겼다.
페레즈는 그해 도루 저지율 21%로 메이저리그 대도들과 힘겨운 싸움을 펼쳤다. 그러나 2013년 무려 42%(25도루 18저지)에 이르는 도루 저지율로 주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당시 1위 몰리나(48%)와 큰 차이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76경기에서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기록하면서 공수를 겸비한 대형 포수로서의 자질을 입증했다.
지난 2013 시즌을 앞두고 페레즈는 캔자스시티와 최대 8년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전 포수로 자리잡았다. 페레즈는 그해 138경기에서 13홈런 79타점과 0.292/0.323/0.433의 타격 라인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생애 첫 올스타와 골드 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지난해 4년차 시즌을 맞이한 페레즈는 계속해서 안정감 있는 운영을 펼쳐나가면서 팀의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공수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페레즈의 승리 기여도는 3.1로 아메리칸 리그 포수 가운데 2번째로 높았다.(1위 얀 곰스 4.6) 또한 2년 연속으로 올스타와 골드 글러브까지 차지하면서 리그 최고 포수로 발돋움했다.
페레즈는 이번 시즌 74경기에서 13홈런과 0.263/0/275/0.446의 타격 라인을 기록하면서 팀의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페레즈는 충성심이 강한 캔자스시티 팬들의 강력한 올스타 지지를 받았다. 아울러 마땅한 경쟁자가 없던 페레즈는 투표 종반까지 아메리칸리그 최다 득표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 결과 페레즈는 무난하게 3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포지와 페레즈. 이벤트 경기지만 지난해 월드 시리즈 이후 재회한 두 선수에겐 자존심 싸움이 될 수 있다. 리그 대표를 넘어 전설들의 계보를 이어가는 두 야전 사령관이 선발 출전하는 2015 올스타전은 오는 15일 신시내티 홈 구장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다.
[그래픽] 포지-페레즈 비교 ⓒ 스포티비뉴스 김종래
[영상1, 2] 포지, 페레즈 소개 영상 ⓒ 스포티비뉴스 김용국
[영상3] 페레즈 데뷔전 활약상 ⓒ 스포티비뉴스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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