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러시아 D-10] 2014년의 시행착오, 2018년의 데자뷔 혹은 반면교사
작성일: 2018.06.04 20: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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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꾸준히 본선 무대에 오른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대회 중 하나로 남아있다. 성적으로 따지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3전 전패를 했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도 1무 2패였다. 1998년 대회에는 네덜란드전 0-5 대패 이후 사상 처음으로 대회 기간 중 차범근 감독이 경질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한국 축구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아쉽게 탈락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1승 1무 1패로 첫 원정 16강을 이룬 뒤 찾아온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21세기 들어 첫 무승 탈락 대회가 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여러모로 시행착오가 많았다. 아시아 예선을 두 명의 감독이 치렀고, 본선에는 1년 전 선임한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 팀 감독이 부임했다.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 핵심 선수인 유럽파 선수들이 소속 팀에서 뛰지 못했고, 본선 전 훈련 소집을 앞두고 핵심 선수들이 다쳤다.
당시 주축 공격수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거의 뛰지 못하다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으나 봉와직염으로 컨디션이 흐트러졌다. 마인츠05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박주호도 봉와직염으로 결국 본선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때도 레프트백 포지션의 첫 번째 옵션이었던 김진수가 출정식까지 치르고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의 충격을 겪었다. 튀지니와 치른 서울 출정식에선 센터백 홍정호가 발목 부상을 당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2014년의 불운이 재현되는 형국이다. 예선 기간 중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 체제로 본선에 임한다. 신 감독은 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했으나, 2017년 8월에 부임했다.
김진수는 이번에도 부상으로 빠졌고, 공격진이 권창훈, 이근호도 소집 훈련을 앞둔 주말에 다쳤다. 국내 마지막 평가전인 출정식 경기에서 나란히 패한 것도 비슷하다.
대진 흐름도 비슷하다. 2014년 대회 당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를 H조에서 차례로 상대했다. 러시아는 신체조건이 좋은 유럽 팀, 알제리는 공격력과 기술이 좋은 북아프리카 팀, 벨기에는 최강 팀이었다. 2018년 대회 F조의 상대가 더 강하지만, 신체 조건이 좋은 유럽의 스웨덴, 공격력과 기술이 좋은 북중미의 멕시코, 최강 독일을 차례로 만나는 흐름은 비슷하다. 첫 경기를 잡아야 16강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은 러시아전에 선제골을 넣었으나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알제리에 2-4로 완패했고, 벨기에에 0-1로 석패했다. 러시아전 동점골 실점으로 기세를 잃었고, 알제리에 무너졌다. 스웨덴을 잡지 못할 경우, 멕시코전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 이번 일정이다.
여러 패턴이 지난 대회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2014년의 실패를 경험한 이들에게 쌓인 노하우다. 2014년 대회 주장이었던 구자철은 “그때 경험이 의미 없던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도 “그때 월드컵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느꼈다”고 했다.
당시 대표 팀은 대한축구협회의 각종 행정 지원과 준비 과정의 문제도 겪었다. 브라질 베이스 캠프 입성에 앞서 미국 마이애미 사전캠프 입성 직전 황열병 주사를 일괄적으로 맞은 부분도 컨디션에 문제를 야기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홍명보 당시 대표 팀 감독이 전무이사로 지원하고 있다. 홍 전무는 스포티비뉴스와 대화에서 “그때 해봤으니까, 지금 대표 팀이 필요한 부분,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부분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홍 전무는 본선 전 평가전 부실 논란에 대해 “지난해 조추첨이 있기 전부터 좋은 팀과 접촉했고,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일부러 안 잡은 것은 아니다. 상황이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그밖에 현지 숙소와 훈련장, 휴식 일정 등 구성 과정에 2014년 대회 준비 당시의 문제를 개선하고 보완하고자 전력을 쏟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가 자산이자 유산으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비의 힘이 될 수 있을까? 데자뷔와 반면교사 사이. 대표 팀은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짐을 풀고 마지막 담금질에 총렷을 쏟는다. 이제 개막전까지 10일, 스웨덴과 첫 경기까지 2주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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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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