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데이터 따라잡기]윌슨 '불리하면 직구 패턴' 왜 알고도 못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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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외국인 투수 윌슨이 호투를 펼치고도 또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공을 선보이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윌슨은 18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팀이 역전을 허용하며 승리 투수와 연을 맺지 못했다.
윌슨은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높은 투수다. 후반기서 조금 확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빠른 공 위주의 투구를 펼친다.

시즌 패스트볼 구사 비율은 49%다. 최근 3경기서 46%로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빠른 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투수다.
여기에 같은 패스트볼 계열인 컷 패스트볼의 구사 비율을 더하면 60%가 넘는 수치가 나온다.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있다면 윌슨의 공을 공략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짐을 뜻한다.
위기에선 더욱 그런 현상이 뚜렷해 진다. 윌슨은 불리한 카운트에서 빠른 공을 던지는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컷 패스트볼도 마찬가지다. 유리할 때 12%였던 컷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불리한 카운트에선 16%로 높아진다. 윌슨과 카운트 싸움을 할 때 용이하게 쓰일 수 있는 데이터다.
상대 타자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윌슨의 빠른 공 승부는 알고도 치기 힘든 힘이 있다.
일단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좋다. 윌슨은 2400rpm대의 회전력을 갖고 있다. 리그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는 2230rpm이다. 평균보다 200rpm가량 높은 최전수를 보여주고 있다.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도 길다.

빠른 공을 던질 때 평균 익스텐션이 2.03m나 된다. 컷 패스트볼도 동일한 익스텐션에서 뿌리고 있다. KBO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의 평균 익스텐션은 1.85m. 윌슨은 이 보다 약 20cm 앞에서 공을 때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릴리스 포인트도 평균(1.75m)보다 10cm 가량 높다.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나와 높은 곳에서 때려주며 많은 회전이 걸리도록 만드는 것. 패스트볼의 무부먼트를 크게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이유는 또 한가지 있다. 바로 커브의 존재감이다. 빠른 공에만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간 윌슨의 커브에 맥없이 당할 수 있다.
윌슨은 불리한 카운트에서 커브 구사 비율이 13%에서 19%로 높아진다. 그만큼 커브의 제구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투수가 불리한 카운트, 즉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에선 커브에 잘 손이 안 나오게 돼 있다. 공이 출발해 처음 보이는 시점에서는 볼이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윌슨은 높은 볼 존에서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는 커브의 제구 능력을 갖고 있는 투수다. 그만큼 완급 조절이 쉬워지고 타자와 승부하는 폭도 넓어질 수 밖에 없다. 윌슨의 빠른 공을 알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윌슨은 여전히 불리한 상황에서 빠른 공을 '즐겨찾기'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타자들은 여기에 확실한 대처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윌슨의 에이스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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