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스포츠타임 CRITIC] '컨디션 엉망' 벤투호, 경기장 밖에서의 실패

작성일: 2019.01.26 07:00 한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벤투 감독은 카타르와 8강전에 평정심을 잃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아슬아슬한 승리로 8강에 오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카타르에 0-1로 패하며 2019 UAE 아시안컵 일정을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임 후 11경기 동안 지지 않았으나 첫 번째 패배를 치명적인 순간에 당했다. 한국은 2007년 대회 이후 3연속 4강에 올랐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역사를 잇지 못했다.

대회 내내 벤투호를 보면 나온 얘기는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인다는 것이었다.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치른 중국과 C조 3차전만 두 골 차 승리를 거두며 경쾌한 플레이를 했다. 손흥민이 가세했고, 중국은 주전 선수들이 일부 빠졌다. 중국은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상대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바레인, 카타르와 비교하면 수비 조직력과 집중력이 부족한 팀이기도 했다.

◆ 대회 전부터 선수들이 아팠다. 아팠던 선수들이 합류했다.

대표팀은 대회를 치르기 전부터 부상에 신음했고, 대회가 시작된 이후에도 부상자가 속출했다. 첫 경기를 앞두고 나상호가 부상으로 이탈해 이승우가 대체 발탁됐다. 첫 경기를 치르고는 이재성과 기성용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햄스트링을 다친 기성용은 조별리그 일정이 끝난 뒤 결국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이재성은 발가락 부상으로 4강 이후에나 출전 가능성이 거론됐다.

구자철은 무릎이 아팠다. 권경원과 정승현 등 후보 센터백도 잔부상으로 출전 컨디션을 만들지 못했다. 레프트백 홍철과 김진수는 대회 첫 경기에 이르러 겨우 출전 상태를 갖췄다. 홍철은 두 번째 경기부터 나올 수 있었다. 카타르와 8강전에는 결국 공격진에서 저돌적인 돌파로 힘을 불어 넣던 황희찬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됐다.

선수 운용 폭이 좁아진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대회 도중 한국을 다녀온 이청용도 바레인과 16강전, 카타르와 8강전에 연이어 무딘 모습을 보였다. 황의조는 분전했으나 힘이 부족했고, 손흥민도 상대 밀집 수비와 집중 견제를 이기지 못했다. 카타르전에는 골키퍼를 마주한 상황에서도 왼발 슈팅에 힘이 떨어졌다. 12월 토트넘 홋스퍼에서 3일 간격으로 계속해서 경기를 뛰다 합류해 컨디션이 크게 저하된 모습이었다.

▲ 한국 선수들은 대회 내내 컨디션 난조와 부상에 신음했다. ⓒ연합뉴스


◆ 컨디션 우려 속 의무 트레이너 이탈, 전술 폭도 제한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컨디션 관리였다. 그래서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 기존 포르투갈 피지컬 코치 외에 스포츠 과학자를 단기 계약으로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외국인 코치진과 계약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한국인 의무트레이너 계약이 정리되지 못했다. 12월 31일로 계약이 만료되는 의무팀장이 대회 시작 전 아랍에미리트 전훈지에서 떠났고, 또 한 명의 의무 트레이너도 16강전이 끝난 뒤 대표팀을 떠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들의 역할을 대신할 의무 트레이너를 차례로 투입해 공백을 막았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할 수 밖에 없었다. 꾸준히 선수들의 상태를 살펴온 의무 트레이너의 대회 기간 교체는 영향이 없을 수 없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소속 팀 일정까지 소화한 대표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어려웠다. 조직력은 극대화될 수 있었으나 노골적인 선수비 후속공을 준비한 팀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며 로테이션이 원활할 수 없었고, 서아시아의 잔디와 기후 환경도 선수들의 몸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경기장 안에서의 실망스런 플레이는 경기장 밖에서의 실패와 연결된다. 예상된 불안요소를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결과다. 대회 전 남태희의 부상, 장현수의 영구 제명 등 문제도 있었지만 23인 스쿼드 전체의 컨디션 관리, 전술적 변화 폭이 좁았던 것도 사실이다. 벤투 감독은 갓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를 뽑았고, 이들은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술적으로도 경직됐다.  

▲ 손흥민과 황의조도 힘을 쓰지 못했다. ⓒ연합뉴스


◆ 아시아 최고 선수 가진 한국,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한 팀

체력과 전술이 흔들리면 이기기 어렵다. 이런 어려움 속에도 8강까지 오른 이유는 선수 개인 기량에서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8강부터는 한국이 이 부분에서도 확실히 앞선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벤투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 충칭 당다이 리판을 지휘하며 아시아 축구를 만났지만, 아시아 지역의 대표팀 레벨을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자신의 플랜A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선 아시아 축구의 현황을 더 자세히 살피고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

꾸역꾸역 이겨나가면서도 대회 내내 강력한 모습을 보인 이란을 넘기 어렵겠다는 관측이 있었다. 한국은 이란을 만나기 전에 무너졌다.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며 체계적으로 대표팀을 육성한 카타르는 세 명의 주축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빠졌음에도 안정적으로 경기하며 한국을 꺾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한국은 챔피언이 될 자격을 입증하지 못했다.벤투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목표로 선임됐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경험을 바탕으로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은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는 위기를 겪었다. 본선 16강이 아니라 본선 진출이 만만하지 않은 미션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