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테마] '뜨거운 감자' 고척돔은 어떻게 태어났나?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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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기준 공정률 81%. 오는 6월말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고척돔. 한국 최초의 돔 형태 야구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야구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러시아워가 아니더라도 잦은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대표 구간에 지어지는 등 팬을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는 여러 변수가 있다. 따라서 구장을 짓는 데 들인 돈만큼 경제적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서울 서남권을 연고로 하는 넥센 히어로즈 조차 사면초가 상황인 현 시점에서 고척돔 입성에 난색을 표한 상황. 고척돔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는 어떠한가. 그리고 고척돔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편집자주)
[SPOTV NEWS=박현철 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교통체증 지역인 서부간선도로. 고척교 인근 건너편에는 바로 서울 서남권 돔구장인 고척돔이 건설 중이다. 인근에는 경인선 구일역이 위치해있으며 46번 경인국도가 야구장 바로 옆. 서부간선도로는 라디오 방송 교통정보 때마다 거의 매번 언급하는 체증 구간이며 경인국도 또한 교통량이 많은 구간이다. 이 곳에 한국 최초의 돔 야구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대표적인 정체 구간인데다 주차 공간 5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프로야구를 치르기는 악조건인 상황이다. 그나마 프로야구 선수단이 사용할 50인승 대형 버스는 단 두 대 정도를 수용하는 데 그친다는 점은 더욱 문제로 삼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을 수 있겠지만 야간 경기가 잦은 프로야구 특성 상 연장까지 갔다가 자정 가까이 되어 끝날 경우 자칫 버스, 전철을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장의 야구인들은 물론 팬들도 고척돔의 접근성 자체를 문제로 삼는 이유다.
▲ 부지 결정은 '아마추어 구장', 공사 착수 후 '지붕 씌웁시다'
시선을 달리해 NC 다이노스의 새 안방이 될 창원 새 야구장 부지 선정 당시를 떠올려보자. 신구장 위치로 처음 결정된 곳은 진해 육군대학 부지였으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30여 곳 후보지 중 11위에 그쳤을 정도로 적합성이 떨어졌던 바 있다. 그로 인해 야구계와 야구 팬들의 비난이 극심했고 지금은 현재 마산야구장 옆인 마산종합운동장을 개축하는 쪽으로 새로운 창원야구장을 짓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고척돔의 경우는 창원야구장 부지 선정과 전후 상황이 바뀐 케이스. 구로구 고척동에 도시계획시설 건립이 결정된 시기는 1977년으로 무려 38년 전. 그리고 서남권 체육 시설 건설이 확정된 시기는 바로 2007년 9월이며 투자심사 후 야구장을 짓기로 최종 결정된 시기는 2008년 9월이다. 야구장 건립 결정 당시 서울시는 과거 한국야구 메카였던 동대문 야구장 철거로 인해 이를 대체할 아마추어 전용 야구장을 고척동에 짓기로 했다.
그리고 고척야구장 공사에 착수한 시기는 2009년 2월. 첫 삽을 뜨던 시점부터 약 반 년 간 고척야구장의 건립 목적은 하프돔 형태의 아마추어 야구 전용 구장을 짓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준우승 등 국제대회 호성적으로 야구 인기가 높아졌고 그와 함께 야구 인프라 확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졌다.
야구 인프라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곳은 프로야구를 치른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낙후되었던 대구 시민야구장, 광주 무등야구장 등. 그리고 그와 함께 돔구장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대두했다. 이후 2009년 8월13일 고척야구장 건립 계획은 '서울 서남권 돔구장 건립'으로 변했다.
돔구장에 걸맞는 새로운 곳을 찾아본 것이 아니라 초기 공사 중이던 고척야구장에 지붕을 씌워 더 호화롭게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서울시의 돔구장 건립 계획에 야구인들도 처음에는 일단 찬성의 뜻을 비췄으나 이후 고척돔이 완성을 향해가며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입지조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2012년 1월 감사원이 “고척돔은 아마추어 야구장으로도 프로 야구장으로도 수익성이 없다”라고 발표했으나 서울시는 반박으로 일축한 뒤 공사 강행을 결정했고 현재까지 이어졌다.

▲ 日 돔구장 성공 케이스, 고척돔은?
대한해협 건너 일본 프로야구에서 프로야구단 안방으로 쓰이는 돔 구장은 5곳이다. 후쿠오카 야후 BB 돔(소프트뱅크), 오사카 교세라 돔(오릭스), 나고야 돔(주니치), 도쿄 돔(요미우리), 그리고 삿포로 돔(니혼햄)이다. 이중 최고의 성공 케이스는 역시 도쿄 돔으로 꼽을 수 있다.
일본 도쿄 분쿄구에 위치한 '빅 에그' 도쿄 돔은 1988년 3월 개장했다. 인근 고라쿠엔 구장을 대신해 요미우리-니혼햄의 새로운 홈 구장으로 개장한 도쿄 돔은 단연 일본 야구의 중심. 도쿄돔 지하 1층에는 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이 있다. 단순히 야구 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세계 톱 가수들의 콘서트 등도 개최하며 여러 방안으로 이윤을 창출한다.
도쿄 돔의 운영 주체는 자치단체나 구단이 아닌 주식회사 도쿄 돔. 돔 구장 뿐만 아니라 테마파크인 도쿄 돔 시티 어트랙션스, 온천 시설인 라쿠아, 도쿄 돔 호텔, 고라쿠엔 홀 등을 함께 운영하는 회사다. 도쿄 돔이라는 좋은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여가 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졌고 그만큼 회사 측도 효율적인 경영으로 도쿄 돔 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는 “자세한 수익 규모는 알려줄 수 없으나 연간 330일 가량의 가동률을 자랑하며 수익에서도 흑자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과의 접근성. 도쿄 돔의 주차 공간도 약 400여 대 수용에 불과한 데다 대형 버스를 주차할 공간이 없어 다른 곳에 버스를 주차해야 할 정도라 자가용을 끌고 왔다가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대신 돔에서 가장 가까운 고라쿠엔역을 비롯 카스가역, 스이도바시역 세 개의 지하철역이 인접해있다. 도보로 모두 5~10분 이내 위치한 만큼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접근 가능하다.

오사카 교세라 돔은 반전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쓴 구장이다. 1997년 완공된 오사카 돔은 긴테쓰의 홈 구장이던 시절 연간 15~20억엔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돈 먹는 하마였다. 그냥 먹은 것도 아니고 왕창 먹었다. 단순히 '간사이 지방에도 돔 구장이 있어야 한다'라는 논리 속 오사카 내 재개발 지역 옛 가스 공장 부지에 세워진 오사카 돔. 도보 5분 내 거리에 전철역이 있기는 했으나 그 외에는 사람들을 모을 수단이 달리 없었고 긴테쓰의 인기도는 같은 오사카 연고인 한신과 비교해 턱없이 낮았다. 망하기 좋은 조건이 가득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긴테쓰 구단은 버팔로즈의 이름을 고베 연고 오릭스에 넘긴 뒤 2004시즌을 마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당시 오사카 돔 운영 주체였던 주식회사 오사카 시티 돔은 긴테쓰-오릭스 합병과 함께 파산을 신청했다. 오릭스 부동산 측이 이 회사의 지분 90%를 2006년 경 사들였고 이후 오사카 돔의 경영 부분도 상전벽해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도쿄 돔과 달리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교세라 사에 구장 명명권을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기도 하고 야구만이 아닌 콘서트, 박람회 등 각종 사업으로 이윤을 창출한다. 구랍 13~14일 한류 아이돌 JYJ가 오사카 돔에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열었던 바 있다.
한 관계자는 “오사카 돔은 특별히 비시즌이라는 개념이 없는 곳이다. 모기업 오릭스가 이윤 창출에 있어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도 오사카 돔의 활용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라고 밝혔다. 오사카 돔의 주차 수용 규모는 1300대 가량으로 아쉬운 감이 있으나 도쿄돔보다는 양호한 편. 또한 2009년 고베, 니시노미야 등 인근 도시로도 이동할 수 있는 치요자키역이 개통하며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다. 긴테쓰 시절 천덕꾸러기였던 오사카 돔이 지금은 적극적인 경영 전략을 통해 괜찮은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 고척돔의 예상 행보는 도쿄 돔보다 긴테쓰 연고지 시절의 오사카 돔과 가까워 보인다. 더욱이 고척돔 입성에 가장 유력한 후보인 히어로즈는 대기업을 모태로 한 구단이 아니다. 넥센은 네이밍 스폰서이고 히어로즈 구단 자체를 기업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아직은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돔 구장 운영비를 감당할 처지가 못 된다. 히어로즈가 현 시점에서 고척돔 입성에 난색을 표하는 가장 큰 이유다.
[사진] SPOTV NEWS 한희재 기자
[영상] 고척돔 '랜드마크인가 계륵인가' ⓒ SPOTV NEWS 캐스터 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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