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현장] '오승환 도우미' 아레나도, 그가 보낸 손짓의 의미
작성일: 2019.02.22 18:0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타석에 선 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손짓으로 뭔가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운드의 투수는 알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18.44m를 사이에 둔 두 선수는 간단하게, 또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었다.
투수는 오승환(37), 타자는 놀란 아레나도(28)였다. 두 선수는 21일(한국시간) 구단 캠프지인 솔트리버필드의 3번 구장에서 만났다. 라이브게임 일정이었다. 오승환은 이날 놀란 아레나도, 데이빗 달 등 동료 타자를 타석에 세우고 공 30개를 던졌다. 세트포지션에서 변화구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라이브게임에 임한 타자들은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대개 이맘때는 조금 지켜보며 투수의 공을 눈에 익히려고 노력한다. 콜로라도 타자들은 조금 달랐다. 히팅존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풀스윙을 돌렸다. 아레나도도 그랬다. 조금이라도 가운데 들어오면 벼락같은 스윙이 나가곤 했다. 그 때문에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이 이어졌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속이기 위해, 치기 위해 노력한 두 선수였지만 동료애는 남달랐다. 아레나도는 첫 타석에서 오승환의 패스트볼에 크게 헛스윙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헛스윙도 한 차례 있기는 했지만 끝내 오승환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팬들의 짧은 함성이 들렸다. 오승환도 멀리 날아가는 공을 보며 놀랍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라이브게임이 끝난 뒤에도 다시 만났다. 아레나도가 오승환을 먼저 찾았다. 잘된 점, 그렇지 않은 점을 이야기했다. 생각보다 오래 의견을 주고받았다. 모든 의사소통이 끝나자 두 선수 모두 환하게 웃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라이브피칭 후 오승환은 “손짓은 ‘조금 높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체인지업의 궤도를 이야기했다. 아레나도가 체인지업이 좀 더 밑으로 떨어졌으면 좋겠다, 혹은 더 옆으로 휘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나도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모든 타자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타자들의 성향에 따라 나도 조금씩 다르게 생각을 할 수 있다. 공부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워했다.
어느덧 팀 내 최선임이지만 배움에는 연차가 없다. 오승환은 “타자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투수가 가진 생각과 타자의 생각이 다를 때가 있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타자가 보면 높다고 생각할 때도 있더라. 그런 소통이 좋은 것 같다”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아레나도의 조언은 오승환 시즌 준비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체인지업을 집중 연마하고 있는 오승환이라 더 그렇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SPORTS TIME(구) 관련 기사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