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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던 아카데미…'다양성' 챙겨주기도 뒷맛 찜찜한 까닭 [칼럼S]

작성일: 2019.02.26 12:33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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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그린북'이 작품상 등 3관왕에 오르고 '보헤미안 랩소디'가 남우주연상 등 최다 4관왕을 받았으며 '로마', '블랙팬서' 등이 고루 주목받은 올해의 아카데미. '다양성'을 택했다는 평가에도 불구, 뒷맛이 씁쓸하다.

피터 패럴리 감독의 '그린북'은 1960년대 미국, 남부 투어를 함께하게 된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백인 운전사 토니 발레롱가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각본상과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인종차별 이슈를 다룬 작품이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스파이크 리. ⓒ게티이미지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 닉 발레롱가가 각본을 맡았는데, 돈 셜리의 유족은 동의없이 제작된 작품인데다 영화 속 묘사가 현실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설상가상 닉 발레롱가의 과거 무슬림 비하 발언, 피터 패럴리 감독의 과거 성기노출 사건 등이 뒤늦게 도마에 오르며 뭇매를 맞았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백인 시점의 해석 등에 대한 지적도 일었다. '블랙클랜스맨'의 스파이크 리 감독이 '그린북'의 작품상 호명 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다가 돌아와 등을 돌리고 있었다는 보도가 다 나온다.

이런 작품에게 왜 작품상이 돌아간 걸까. 성소수자 비하 발언으로 MC가 자진하차하고, 인기영화상 신설-비인기부문 중계제외 등을 시도했다 뭇매를 맞은 올해 아카데미는 시작도 전부터 이래저래 논란이 많았다. 이민자 출신 성소수자 록스타 이야기인 '보헤미안 랩소디'도 감독의 아동성추행 혐의로 얼룩졌고, '블랙팬서' 역시 흑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의미심장한 히어로물이지만 인기영화상 논란에 휘말리기가 딱인 상황.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가 여우주연상 1개 수상에 그치며 여성의 서사는 뒷전으로 밀렸고, 이 와중에 넷플릭스 영화 '로마'에 작품상을 주지 않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1970년대 멕시코에 살던 여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로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내리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1순위로 꼽히던 작품상을 수상하지는 못했다. 3관왕도 아카데미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의미있는 결과이지만, 극장이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작품에게 대번에 작품상의 문호를 열어주기는 어려웠으리라는 분석이다.

▲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올리비아 콜맨. ⓒ게티이미지
진정한 반전들도 있었다. 소니의 애니메이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이 대표적. 지난 10년 이 부문을 전세낸 듯 독식해 온 디즈니의 연승을 끊어버렸다. '더 패이버릿: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맨은 수많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온 터지만, 7번째 아카데미에 도전한 노장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즈의 낙방은 이래저래 아쉬움을 남겼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보다 더한 아카데미와의 악연이다. 첫 아카데미 후보 지명에 수상까지 해버린 올리비아 콜맨은 한껏 격앙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글렌 클로즈에게 "당신은 나의 아이돌"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글렌 클로즈. ⓒ게티이미지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아카데미 시상식은 드디어 시청률이 반등했다. 외신에 따르면 ABC에서 중계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14.3% 시청률이 올라 5년 만에 처음으로 시청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청자 수는 총 2960만 명. "오스카는 사회자가 없는 게 낫다"는 자조가 나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TV조선이 처음으로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을 단독 중계했는데,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기준 집계 결과 0.9%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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