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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G' 이혜천, “프로 첫 스승과 함께했다”

작성일: 2015.09.14 14:14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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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개근상을 받은 느낌입니다. 개근상도 상이잖아요. 솔직히 기분 좋습니다.”

1998년 데뷔해 프로 18년째. 제구력은 아쉽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으로 한때 류현진(LA 다저스, 당시 한화)과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때도 있었고 일본 무대도 진출했다. 그러다 슬럼프로  팬들의 비난으로 스트레스도 극심했다. 우여곡절 속에 기록한 KBO 리그 역대 7번째 700경기 출장. NC 다이노스 좌완 이혜천(36)은 자신의 기록을 돌아보며 창단 후 최고 성적을 노리는 팀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할 수 있길 바랐다.

이혜천은 13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5⅓이닝 10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에릭 해커를 구원해 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6회초 SK 공격을 막았다. 3-10까지 크게 밀린 경기였으나 이날 이혜천은 이 등판으로 KBO 리그 통산 700경기 등판 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7번째(1위 류택현 LG 코치 901경기)다. 이날 NC는 지석훈의 역전 끝내기 스리런에 힘입어 12-11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한때 이혜천은 시속 154km까지 던지는 왼손 투수로 각광 받았다. 2000년대 초, 중반 선발-계투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 출격하며 두산 마운드를 지킨 마당쇠였다. 2008년 시즌 뒤에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해 그해 SK와 한국시리즈 3차전 호투를 주목한 일본 야쿠르트와 계약을 맺고 2년 간 계투로 뛰기도 했다.

2011년 두산으로 돌아왔으나 이후 이혜천은 쉽지 않은 프로 생활을 보냈다. 발단은 자신의 부진이었으나 팬들의 냉대에 크게 상처를 받은 것이 사실. “손 골절상으로 재활 과정에 있을 때였다. 한 팬이 다가와 손을 툭 치더라. '못해서 이런 일을 당하나 보다'라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아픈 데 이런 수모를 받아야 하나' 싶었다. 정말 그때는 그만두고 싶었다.”

2013년 시즌 후 이혜천은 2차 드래프트를 거쳐 NC로 이적했고 지난해 후반기 시속 150km을 던지는 왼손 릴리프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다.



올 시즌 이혜천은 14일까지 23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6.23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혜천은 경기 외적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는 베테랑 가운데 한 명이다. 두산 시절 대퇴골두육종 투병 을 하던 전 동료 고 이두환을 위해 앞장서 자선 활동을 벌였던 이가 이혜천이며 NC 이적 후에도 팀 분위기 조성에 한몫했다. 야수진 맏형 이호준(39)은 “나 혼자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혜천이가 와서 힘을 덜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700경기 출장 기록에 대해 이혜천은 “어릴 때부터 야구를 했는데 '어느새 프로 700경기나 나왔구나'나 싶다. 개근상을 받는 느낌”이라며 “개근상도 상이지 않은가. 솔직히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혜천은 많은 등판을 했지만 2007년 허리 부상, 2012년 손 골절상 외 어깨나 팔꿈치는 다치지 않았다. 그를 지켜본 동료들이 어깨와 팔꿈치 내구력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했을 정도다.

뒤이어 이혜천은 “1998년 OB(두산의 전신) 입단 당시 코치셨던 김경문 감독님, 최일언 코치님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기록을 세운 날에도 처음과 같이 김 감독님, 최 코치님과 함께했다는 것이 뜻 깊고 감회가 새롭다”고 이야기했다. 이혜천의 프로 데뷔 당시 김 감독은 OB 배터리 코치였고 최 코치는 투수 코치였다.

과거의 업적만 기억하기보다 초심으로 출장 기회를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700경기 등판 기록을 세웠다는 선수의 마음이다. 첫 스승들의 지시를 받아 700경기 기록을 세운 이혜천.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각오 아래 팀을 위해 공헌할 701, 702번째 경기를 기다린다.

[사진] 이혜천 ⓒ 한희재 기자.

[영상] 7월30일 삼성전 구자욱을 3구삼진 처리한 이혜천 ⓒ 영상편집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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