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구' 로저스, 연패 끊은 '미친 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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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등판해 8⅓이닝 동안 129구를 던지며 10피안타 5탈삼진 3볼넷 4실점으로 역투했다. 롯데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내세워 쉽지 않은 경기였으나 로저스는 초, 중반 경기 분위기를 이끌며 오랜만에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로저스 개인으로서는 시즌 4승(1패)째다.
쉐인 유먼의 퇴출과 함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로저스는 한화 입성 전의 기대 그 이상의 투구 내용으로 호평을 받았다. '퀵후크(3실점 이하 선발의 5이닝 미만 강판 현상)'가 유독 많던 '선발 불신' 한화에 모처럼 나타난 이닝 이터였기 때문. 한국 무대 데뷔 두 경기를 모두 혼자 책임지며 완투와 완봉으로 승리를 쌓은 로저스는 바로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섰다.
물론 부침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NC전 6이닝 4피안타 3실점 패배 후 이튿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그 직후 김성근 감독이 로저스 말소와 관련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여러 추측이 나왔다. 이후 지난 8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나서 9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건재를 알렸다.
이날 로저스는 9회에도 등판하는 등 8이닝 128구 역투에도 승계 주자 득점과 시즌 동안 피로도가 높았던 좌완 박정진의 난조 등이 겹쳐 승리 요건이 날아갔다. 이 경기에서 한화는 연장 12회 7-8 '케네디 스코어'로 패한 뒤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시즌 개막 이래 3연투 투수가 속출하는 등 계속 스퍼트를 올리던 한화 계투진의 과부하 현상으로 박정진, 권혁이 흔들리면서 한화는 8위까지 떨어졌다. 선발로 많은 이닝을 책임질 로저스의 호투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리고 로저스는 강한 구위를 유감 없이 보여 줬다. 로저스의 커브는 그동안 KBO 리그에서 일컫던 '파워 커브'의 개념을 바꿔 놓았다. 이전까지 KBO 리그에서 파워 커브는 시속 120km대 중, 후반 정도의 빠르기였다. 그러나 로저스의 커브는 손쉽게 시속 130km대 스피드를 찍었다. 롯데 전력 분석 측은 이를 슬라이더로 분류했으나 사실 '슬러브'라고 봐도 되는, 떨어지는 폭이 큰 편이다. 이날 로저스의 슬러브 최고 구속은 141km.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5km에 이르렀다. 단순한 스피드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투구 패턴도 눈부셨다. 9회말 마운드에 올랐을 때도 연속 적시타로 통타당했으나 빠른 공이 시속 147~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압도적인 선발투수는 경기를 이끌며 뒤를 지키는 야수를 편하게 하고 뒤이을 릴리프 요원들의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로저스는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국했고 그 이전에 계투 요원들의 체력 소모가 큰 편이었다. 마지막 고집을 부린 것은 경기 내용으로 볼 때 아쉬웠으나 어쨌든 로저스의 불꽃 같은 '미친 구위'는 한화의 연패를 끊었다.
[사진] 에스밀 로저스 ⓒ 한희재 기자
[영상] 로저스의 구위 ⓒ 영상편집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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