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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없었다고?' 리버풀이 수비 축구로 우승하는 날이 왔다

작성일: 2019.06.02 21: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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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우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공격 축구로 유명한 리버풀이 수비 축구로 결승전을 승리했다.

리버풀은 2일(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에 2-0으로 이겼다. 2005년 이후 14년 만에 다시 '빅 이어'를 들어 올렸다.

결승전은 기대했던 화력전이 되지 않았다. 전반 2분 만에 터진 모하메드 살라의 골 때문이었을까. 리버풀은 전방 압박을 펼치긴 했지만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하는 대신 수비적인 전술을 펼쳤기 때문이다. 리버풀이 결승전 기록한 점유율은 고작 39%, 그리고 패스 성공률은 68%에 지나지 않았다.

1골의 리드를 잘 지키면서 역습을 노리는 것이 리버풀의 전술. 후반 42분 코너킥에서 디보크 오리기가 2번째 골을 뽑았으니 결론적으로 전략이 들어맞았다.

주제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BT스포츠'에 출연해 "리버풀은 세 명의 미드필더로 중원을 꾸렸지만 그들은 일자로 서 있었다. 나는 조르지뇨 베이날둠, 조던 헨더슨, 파비뉴, 제임스 밀너가 공격적으로 뛴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들은 매우 수비적이었지만 실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이번 시즌 행보를 보면 오히려 '진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이래 꾸준히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화끈한 전방 압박과 여기서 이어지는 숏카운터가 장기로 꼽혔다.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 스리톱은 빠르면서도 기술적이며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다.

이런 리버풀의 약점은 늘 수비력으로 꼽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를 따낸 2016-17시즌과 2017-18시즌 각각 실점은 42, 38점이었다. 경기당 1골 이상을 줬다는 뜻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의 그늘이기도 했지만 다소 어이없이 실점하는 경우도 잦았다.

2018년 1월 페어질 판 데이크, 2018년 7월 알리송을 영입한 리버풀의 뒷문은 달라졌다. 판 데이크가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수비진 전체가 안정을 찾았다. 공격적으로 전진했을 때 뒤를 커버하는 알리송의 방어 능력도 뛰어났다. 리버풀은 2018-19시즌 단 22실점만 하면서 리그 최소 실점으로 1년을 마무리했다. 수비가 강해지면서 대승을 거두고도 다음 라운드에서 무너지는 일, 이른바 '의적 본능'은 사라졌다.

수비가 안정을 찾자 리버풀의 경기 운영도 훨씬 수월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내내 1골을 넣고 나면 전방 압박 대신 안정적으로 수비를 쌓고 역습을 노렸다. 체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격차를 벌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4개 대회에 참가하면서 빡빡한 일정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방식이었다.

토트넘과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던 셈. 2분 만에 득점했지만 버텨야 하는 시간은 무려 88분. 리버풀이 토트넘의 공격을 제대로 차단한 것은 '재미 없는 축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수비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보여주는 예시기도 했다. 리버풀은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의 빌드업부터 방해했다. 뒤는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포백이 지켰다. 빌드업이 흔들린 토트넘은 리버풀의 미드필더 3명이 버틴 중원에 패스하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긴 시간 동안을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돌려야 했다.

토트넘은 만회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후반 중반까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35분 손흥민의 강력한 중거리 슛, 이어진 루카스 모우라의 슛이 나올 때까지 알리송이 몸을 날려야 할 장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토트넘이 리버풀의 수비를 넘지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축구에선 성적이 나야 한다. 그것이 우승 컵이 걸린 결승전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늘 공격적이었던 리버풀은 실리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그것을 잘 수행해 우승에 성공했다. 더구나 예전엔 택할 수 없었던 수비적 전술이었다. 리버풀의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보여준 한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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