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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인터뷰] 작은 김현욱이 맵다, 거한 사이에서 축구 선수로 살아남는 법

작성일: 2019.07.05 06:2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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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욱 ⓒ이강유 기자
[스포티비뉴스=강릉, 유현태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강원FC 경기를 보면 키가 193cm인데다가 어깨가 떡 벌어진 제리치만큼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누구보다 부지런히 그리고 날래게 뛰는 '작은 거인' 김현욱이다.

김현욱은 2019시즌을 앞두고 강원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시즌 18라운드까지 치른 가운데 17경기에 나서며 확고한 주전으로 올라섰다. 8라운드에는 환상적인 왼발 슛으로 친정 팀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열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퇴장으로 10명이 싸우고도 승리를 따낸 데 일등공신. K리그도 8라운드 MVP로 김현욱을 선정하며 그 기량을 인정했다.

김현욱의 신장은 K리그 프로필 상 160cm. 작은 키에 대한 고민은 느껴지지 않았다. 김현욱은 인터뷰를 진행했던 지난달 12일 강원의 여성 직원과 운동화를 바꿔 신으며 "수량도 260, 265보다는 경쟁률이 떨어지고요. 신어보면 또 작은 게 이쁘잖아요?"라며 웃는다. 

하지만 축구에서 키가 크고 힘이 세면 유리한 것도 사실. 그의 동료 제리치는 압도적인 힘과 높이로 K리그 수비수들을 괴롭히지 않는가. 단신으로도 큰 존재감을 뽐내는 김현욱에게 생존 비결을 물어보고 싶었던 이유다.


◆ 작은 키의 장단점

김현욱에게 노골적인 질문을 던졌다. 키가 작은 선수로 장단점은 무엇인가. 아마도 수없이 받았을 질문에 김현욱도 "매도 먼저 맞는 게 낫지 않나"라며 단점부터 흔쾌히 답한다. 

모두가 예상하듯 힘과 높이의 문제는 언제나 한계를 느끼는 지점이다. 김현욱은 "제공권이 좋은 선수들과 다툴 때는 불리하다"며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혼자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는 생각도 했다. 그런 점이 단점이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하지만 축구는 작은 선수들에게도 가능성이 열린 종목. 김현욱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살 길을 찾았다. 김현욱은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이랑 경쟁하려면 제가 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며 "민첩성과 순발력에선 항상 자신감이 있었다. 볼을 다루는 것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다. 왼발잡이라는 특성이 있어서 꾸준히 학창시절부터 연습해왔다"며 자신감을 나타낸다. "지면에 가까워 볼과 가까운 이점이 있다"는 농담엔 이미 김현욱의 여유가 묻어난다.

거구의 선수들과 몸싸움도 그리 꺼려하지 않는다. 김현욱은 "불리하긴 해도 안 뜨는 것보단 낫다. 상대가 불편하도록 관여해줘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훈련 중에도 제리치-발렌티노스처럼 큰 선수들과 사이가 좋다. "제리치하고 볼 돌리기 운동하면 무서워요. 그런데 발렌티노스는 안 무섭네요. 둘 다 착하긴 한데 제리치는 볼 돌리기 할 때 '확' 오는 게 있어요. 근데 발렌티노스는 '힝'하고 와요. 실수하면 '야 싸가지'라고 합니다. 좀 편하게 해주죠. 제리치한테 '알까기'를 하면 다음에 태클이 들어와요. 발렌티노스는 알을 먹으면 웃고요."

김현욱은 오히려 제리치처럼 큰 선수가 좋단다. 자신의 장점으로 살려줄 수 있고, 또한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선수기 때문이다. "저는 제리치 같은 유형의 선수를 좋아하거든요. 제리치는 제가 못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저는 또 제리치가 못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요."

▲ 성남전 득점 이후 기뻐하는 김현욱 ⓒ한국프로축구연맹

◆ 작고 세밀하다, 강원 축구에 잘 어울리는 선수

강원은 이번 시즌 기본적으로 짧은 패스를 활용한 축구를 펼친다. 하지만 수비적으로 내려선 팀을 만나면 제리치-정조국 투톱을 배치하고 크로스를 활용하는 축구도 구사한다. 이른바 '병수볼'은 아기자기한 축구부터 선이 굵은 축구까지 스펙트럼이 꽤 넓다. 김현욱은 "강원의 축구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김병수 감독은) 간추려서 말하면 축구를 재밌고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이어 "주변에서 보시기에 (강원 축구가)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신다. 더 빠른 축구도 할 수 있고, 단단한 축구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팔색조 같은 축구에 잘 융화하려고 하고 있어서 잘 맞는다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고 자평한다. 

작지만 세밀하고 빠르다는 장점은 김병수 감독의 축구에 녹아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주로 윙포워드로도 뛰었고 부상 선수가 속출하자 중원에 배치됐지만 변함없이 안정적인 경기력을 뽐낸다. 김현욱은 "(김병수 감독이) 자기가 원하는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뭘 해야 하는지 정확한 임무를 알려주신다"며 포지션 적응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두 포지션 모두 많은 활동량이 필요하다. 공격 지역에 가면 공격적인 터치와 움직임, 뒤가 아닌 앞으로 가는 걸 원하신다. 미드필더에선 빠르고 간결하고 또 정교하고. 팀의 밸런스를 정확히 잡아줘야 한다. 템포를 높이고 늦추는 것도 우리 몫"이라며 자신의 임무를 정확히 설명했다.

세밀하다는 것이 강원 축구의 장점. 연습 경기 가운데 포지셔닝은 물론이고 볼을 잡는 자세부터 킥을 한 뒤 발을 놓는 방법까지 김 감독은 프로 선수들을 지도한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세히 설명한다. 김현욱은 "놓쳤던 점들을 많이 채워주신다. 기본을 유지해주시는 점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점이 선수들을 한 번 더 깨우고, 기본을 충실하다보니 컨트롤, 유기적인 움직임이 잘 나오는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 제리치(가운데 위)의 가슴에 안긴 김현욱(아래) ⓒ한국프로축구연맹

◆ 왼발은 나의 힘 "힘이 아닌 임팩트로 때려라"

갈고닦은 왼발 킥도 김현욱의 무기다.  튼실한 하체를 갖춘 김현욱은 "위로 안 자라고 다 밑으로 갔다"며 웃지만 이내 진지해진다. 그는 "타고난 힘으로 때리는 스타일은 아니고 임팩트로 하는 스타일"이라며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제주전에서도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그대로 스윙을 했는데 정말 잘 맞았다. 그 이후로도 임팩트의 중요성은 계속 느끼고 있다. 힘을 빼고 때리려고 하는데 힘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8라운드 30미터도 넘는 거리에서 친정 팀의 골문을 열던 순간엔 공이 발에 어떻게 맞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김현욱은 다시 그 감각을 살리기 위해 맹훈련하고 있다.

김현욱에게 전국의 축구 동호인들이 배울 수 있도록 킥의 비결을 물었다. 김현욱은 "일단 움직이는 상황에서 슈팅은 힘을 빼고 임팩트에 신경을 쓰셔야 좋은 슈팅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며 "그냥 있는 그대로 골대 안쪽으로 스윙을 하면서 맞춘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땐 골대 양쪽에 작은 콘을 세워서 콘 사이를 노리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발목 힘이 필요하다면 "발목 밴드 운동을 다양한 각도로 하시면 정강이 앞쪽부터 힘이 붙을 것이다. 밸런스패드에서 움직이다보면 근육이 자연스럽게 쓰인다"고 추천했다.

▲ 강원의 목표는 상위 스플릿 ⓒ한국프로축구연맹

◆ 목표는 상위 스플릿

김현욱은 올해 목표로 "상위 스플릿에 가는 것이요. 아직 중반이지만 우승 경쟁도 꼭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 부상이 없어야 한다 계속 경기에 출전하면서 실력을 향상해야 하고, 막 이적해 팀에 왔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더 포인트도 내고 희생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일단 공격수고 공격적인 임무를 자주 맡기 때문에 포인트를 많이 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생각하는 공격 포인트는 지난해 기록한 6개(4골 2도움) 이상을 기록하고 싶단다. 인터뷰 당시 강원은 FA컵 8강에 오른 상태였지만 지난 3일 대전코레일에 패하며 FA컵 우승 도전은 접어야 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고비는 무더위로 고생하는 여름이다. 체력 소모도 크고 경기 일정도 빡빡하다. 김현욱은 "잘 쉬고 좋은 것을 많이 먹으려고 한다"며 "일단 잘 먹는 것은 경기 뒤에 정상 체중으로 돌아올 때까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다. 잘 쉬는 것은 머리가 가벼워야 한다. 생각 없이 편하게, 잡 생각 없이 쉬어야 한다. 사우나를 좋아해서 냉탕, 온탕을 오가는 교차욕으로 피로를 푼다"며 여름에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꾸준히 출전하며 경기력에서도 인정은 받지만 만족은 없다. 김현욱은 "주변에서는 잘해주고 있다고 말해주시긴 한다. 그렇지만 제 스스로는 솔직히 말해서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벌써 잘했다고 평가하긴 이른 것 같다. 시즌이 끝나고 그런 평가를 또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시즌 종료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강릉, 유현태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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