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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클로젯', 미스터리보다 '드라마'

작성일: 2020.02.04 10: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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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로젯' 포스터.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하정우와 김남길을 이런 장르에서 함께 볼 줄이야. 두 사람이 함께 한 첫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은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계절 찾아온 공포영화다. 두루 사랑받는 스타 배우가 함께한 결과일까, 이유일까. '클로젯'은 오컬트, 호러의 외피를 입었지만, 담담히 풀어낸 사연이 더 매력적인 드라마다.

건축가 상원(하정우)과 어린 딸 이나(허율)는 교외의 저택으로 이사를 간다. 교통사고로 아내이자 엄마를 잃고 남은 두 사람은 서먹하다. 말도 웃음도 잃은 아이는 아빠에게 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아빠는 뭘 어째야 할지 모르는 데다, 무디기까지 하다. 이사 이후 딸이 어딘지 달라졌는데도 낌새를 못 채고, 그저 일터에 복귀할 생각뿐이다.

무리한 사이 일이 터진다. 집을 비운 사이 이나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아빠가 범인 아니냐 세상이 수군거리는 사이, 미심쩍은 명함을 든 낯선 남자 경훈(김남길)이 상원을 찾아온다. 그렇게 사라진 아이가 이미 여럿이라고. 아이의 빈 방 가운데, 시커먼 입을 벌린 벽장 너머에 세계에 딸 이나가 있다고. 두 남자는 이나를 되찾으려 한다.

벽장을 뜻하는 '클로젯'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서양 공포영화의 소재다. 벽장을 통로 삼아 열리는 이계(異界) 또한 여러 판타지에 즐겨 쓰였다. "살짝 열린 벽장 틈 사이로 누군가 쳐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 있다"는 김광빈 감독은 이를 주요한 공포의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건 한국 땅에서 쓰일 법한 요소와 설정들이다. 하이톤의 목소리에 슈트를 입은 날렵한 퇴마사가 가져온 건 번쩍이는 조명과 모니터, 블루투스 통신장비들이요, 퇴마의식을 치를 땐 놋상에 제웅과 향로를 놓고 주문을 외운다. 옛 것과 요즘 것, 남의 것과 우리 것,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이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낸다. 순간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깜짝 효과도 상당하다.

허나 깊이 파들어가기 보다 판을 넓게 벌려놓은 공포요소가 마니아들을 만족시킬지는 미지수. '클로젯'이 공을 들인 건 따로 있다. 공포장르의 문법을 따라 선보이는 드라마야말로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나는 이 영화의 강점이다. 이나는 왜 벽장 너머로 사라져 버렸는지, 이나 이전에도 왜 아이들은 계속 사라졌는지, 벽장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영화는 빈 벽장 앞에 멀뚱히 서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를 향해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특히 잔혹한 세상, 시간 따라 다른 모습으로 가해진 아동에 대한 학대와 폭력에 대해서도 묵직하게 목소리를 전한다.

하정우와 김남길은 이질적인 캐릭터로도 흥미로운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하정우가 리액션에 충실한 쪽이었다면, 김남길이 능청과 카리스마를 변화무쌍하게 오가며 분위기를 이끈다. 아이의 얼굴 위에 가면을 씌운 듯한 허율은 과연 500대 1을 뚫은 배우답고, 김시아는 어느새 믿음직해져버렸다.

5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클로젯' 스틸.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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