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170km 처음이지?' 강정호가 만날 강적들 ③-신시내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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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빅 레드 머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전 소속팀. 그러나 지난 시즌 76승86패로 지구 4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신시내티 레즈. 강정호(28)의 새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팀이다.
지난해 부진했다고 신시내티를 쉽게 보면 오산이다. 메이저리그 최고급 타자인 조이 보토와 유망주의 알을 깬 토드 프레이저, 데빈 메조라코는 물론 최정상급 스피드를 자랑하는 빌리 해밀턴 등이 포진한 타선은 충분히 반등 가능한 힘을 갖췄다. 게다가 에이스 자니 쿠에토(29)를 비롯 호머 베일리(29), 마이크 리크(28) 등 한창 전성기를 달릴 20대 후반의 투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고 구속 106마일(약 170.1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27)은 타자들에게 충격과 공포 그 자체다.
강정호 본인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다면 가장 맞붙고 싶은 투수에 대해 주저 없이 채프먼의 이름을 언급했다. 유격수로서 파워배팅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인 강정호인 만큼 힘에 힘으로 맞붙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채프먼 말고도 신시내티가 자랑하는 투수들의 볼 스피드는 강정호가 그동안 뛰었던 국내 무대와 차원이 다르다.
더욱이 강정호의 타격에 대해 약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꽤 많이 나오고 있다. 관계자들이 짚는 보완점 중 하나는 바로 왼 다리를 들었다가 내리며 스윙에 나서는 강정호의 폼. 이른바 '레그킥'이다. 현재 롯데의 신임 해외 스카우트 코치로 선임된 라이언 사도스키도 강정호에 대해 호평했으나 타격에서의 보완점으로 꼽은 부분은 바로 '레그킥'이다. 들었다 내리는 그 동작이 강정호의 스윙 매커니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칫 타이밍 싸움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타격에 있어 기술적인 부분을 차치하고 신시내티의 간판 투수들이 얼마나 빠른 공을 던졌는지 알아 보자. 먼저 에이스인 쿠에토. 국내 투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180.3cm의 신장이지만 그는 탄탄한 체구에서 비롯된 힘과 역동적인 투구폼을 바탕으로 강력한 공을 던진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쿠에토가 가장 즐겨 구사한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투심 패스트볼 순인데 쿠에토는 최고 157.1km의 포심을 구사한다.
더 놀라운 것은 151.6km까지도 찍히는 슬라이더와 98마일도 넘기는 투심. 쿠에토의 지난해 포심 피안타율은 1할9푼9리에 투심 피안타율 1할8푼2리로 엄청났다. 지난해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3할4리로 아쉬움이 있었으나 쿠에토의 통산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2할3푼7리로 1~3옵션 구종 중 전체적으로 가장 좋은 편이다. 선발로서 완급 조절 능력도 갖춘 데다 기본적인 스피드가 뛰어난 만큼 공략이 까다롭다. 괜히 지난해 20승 투수가 아니다.
베일리의 경우도 부상만 없다면 A급 선발의 활약이 보장된 투수. 최고 159km, 평균 150km의 포심을 던진 베일리는 슬라이더-투심 순으로 구사 비율이 높았는데 특히 땅볼 유도형 투심은 최고 157.9km에 평균 149.8km에 달했다. 포심과의 평균 구속 편차가 불과 0.2km에 불과하다. 홈플레이트까지는 사실상 거의 똑같은 궤적을 그리는 포심과 투심인 만큼 적당한 노림수로 대처할 수 있는 공이 아니다.
리크는 변종 패스트볼을 즐겨 던지는 투수. 싱킹 패스트볼에 이어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 순으로 구사 비율이 높았고 각각 평균 구속 144km-142.4km-130.8km을 기록했다. 150km대 후반까지도 던지는 쿠에토-베일리를 보다가 리크의 스피드 분포를 보니 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애초부터 리크의 구종은 범타 유도를 노리고 던지는 변종 패스트볼 구종이 주를 이룬다. 앞서 두 투수에 비해 리크의 공을 쉽게 건드릴 수는 있어도 배경지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배트 중심에 맞추기 쉽지 않다.
특히 리크의 슬라이더는 피안타율 1할9푼1리로 그가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구사한 7가지 구종 중 가장 피안타율이 낮다. 리크의 통산 탈삼진 611개 중 201개(32.9%)의 탈삼진이 바로 이 슬라이더에서 비롯되었다. '맞춰봐'라고 던지다가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슬라이더로 삼진을 이끌어낸 리크다. 범타 유도는 물론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능력까지 갖춘 만큼 리크도 요주의 인물이다.

스피드를 이야기하는 데 이 투수를 빼놓으면 '직무유기'다. 바로 세계 최고의 광속구 투수 채프먼. 세인트루이스 구단 방송 해설을 도맡고 있는 릭 호튼은 '가장 좋아하는 투수'라며 채프먼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마치 이성득 해설위원에게 가장 좋아하는 투수를 묻자 롯데 투수가 아닌 다른 팀 에이스를 먼저 언급한 것과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그러나 호튼은 “놀란 라이언의 위력을 재현하는 듯한 느낌이다. 저렇게 압도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구위를 내뿜는다는 것은 신이 주신 엄청난 선물이다. 그는 경기의 지배자다”라며 자신의 소속팀을 잠시 잊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투구 스타일을 살펴보면 그럴 만 하다. 팬그래프닷컴이 게재한 채프먼의 공식 최고 구속은 105.1마일로 약 169.1km이다. 사실상 170km로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스피드를 현실에서 보여주는 채프먼이다. 만화 메이저의 주인공 시게노 고로도 최고 구속은 103마일로 164km 가량. 만화 속 고로를 넘어선 실제 투수 채프먼의 포심 피안타율은 1할5푼8리다.
슬라이더의 스피드는 최고 150.1km에 평균 141.1km 그리고 슬라이더 통산 피안타율은 8푼이다. 150km을 넘기도 하는 체인지업의 평균 구속은 147.9km에 피안타율 2할5푼. 거의 대부분 포심-슬라이더-체인지업 세 구종 만으로 신시내티 마지막 이닝을 매조진 채프먼은 차원이 다른 스피드로 타자를 제압했다. 야구팬이 바라는 판타지를 현실이라는 도화지 위로 힘차게 그리는 채프먼인 만큼 꼭 맞붙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은 강정호다.
지난해 강정호는 40홈런 중 패스트볼 계열의 공 22개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그러나 이 중 145km 이상의 속구는 5개에 그쳤다. 홈런과 스피드가 강정호의 타격을 모두 말해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일말의 아쉬움이 있던 것은 사실. 괴물과 천재로 가득한 메이저리그. 그 가장 큰 야구의 장에서 강정호는 어떤 모습으로 상대의 광속구를 공략할 것인가.
[사진1] 채프먼 ⓒ Gettyimage
[사진2] 그래픽 김종래
[영상] 강정호가 상대할 신시내티 강적들 ⓒ SPOTV NEWS 캐스터 최두영 영상 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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