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주키치의 등장? 운명처럼 등장한 좌완 유망주 “이 투구폼 간직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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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4 때 운명적인 계기로 왼손으로 공 던져
-“주키치와 같은 투구폼과 등번호, 모두 우연”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저 친구 볼은 웬만하면 못 치겠다.”
제4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한창인 2일 목동구장. 인천고와 서울고의 경기 후반부를 지켜보던 프로 스카우트들은 한 선수를 바라보며 모두 이렇게 말했다. 주인공은 독특한 투구폼과 종잡을 수 없는 타이밍 그리고 안정적인 제구력을 고루 겸비한 인천고 2학년 좌완투수 한지웅(17)이었다.
한지웅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투구폼으로 이름을 알렸다. 오른발을 1루쪽으로 끝까지 끌고 간 뒤 왼팔을 뻗으며 공을 뿌리는 이색적인 동작. 2011년부터 2013년까지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벤자민 주키치(38)와 흡사한 투구폼이었다.
◆前 LG 주키치 떠올리게 하는 투구폼
독특한 동작으로 눈길을 끈 한지웅은 이번 봉황대기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투구폼만큼이나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인천고가 치른 6경기를 모두 나와 평균자책점 1.93(14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2일 열린 서울고와 결승전에선 3-2로 앞선 7회말 구원등판해 2.1이닝 동안 무안타 6삼진 무실점으로 자기 몫을 다했다.
인천고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온 뒤 9회 다시 마운드를 밟은 윤태현의 6.2이닝 4안타 5삼진 2실점 역투와 한지웅의 호투를 앞세워 1905년 창단 후 처음으로 봉황대기 정상을 밟았다.

이어 “경기 마무리까지 하고 싶었는데 9회 들어 힘이 떨어져서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뒤이어 다시 등판한 (원)태현이를 끝까지 믿었다. 9회 1사 1·2루 위기를 멋진 투구와 수비로 막아준 태현이와 2루수 (노)명현이 형한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지웅은 “김광현 선배님처럼 멋진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글러브를 사기 위해 집 근처 대형마트로 갔는데 때마침 우완 글러브가 모두 팔려나간 뒤였다. 혼자 고민하다가 그냥 좌완 글러브를 구매하고는 무작정 왼손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좌완투수가 됐다”고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렸다.
◆운명과 우연의 연속이었던 야구
이번 봉황대기에서 한지웅을 상대한 타자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스트라이드를 1루쪽으로 뻗는 동안 한 타이밍이 느려지는 데다가 왼팔마저 뒤에서 나오면서 타자들이 쉽게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어 “인천고로 온 뒤 남은 등번호 중 무엇을 고를까 하다가 비어있는 54번을 택했다. 그런데 이 번호가 주키치의 LG 시절 등번호더라. 이 사실도 주키치 영상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좌완투수로 야구를 시작한 계기도, 주키치와 투구폼은 물론 등번호까지 같아진 계기도 모두 운명처럼 느껴진다”고 웃었다.

‘한국판 주키치’를 뛰어넘어 좌완 에이스를 꿈꾸는 한지웅은 끝으로 “결승전을 뛰면서 많은 점을 느꼈다. 일단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더라. 올 동계훈련에서 이 부분을 보완하려고 한다. 또, 구속도 140㎞ 이상으로 늘려서 타자들이 내 공을 쉽게 치지 못하도록 하고 싶다. 물론 이 투구폼을 고칠 생각은 아직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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