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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돌잔치에서 사과한 박민호, “이젠 미안한 사람 없게 해야죠”

작성일: 2020.12.18 13:07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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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불펜의 핵심으로 떠오른 박민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문)승원이형은 항상 쿨하고 별로 신경을 안 쓰죠. 그래서 돌잔치에 가서 돌이 된 아들에게 사과했죠. 아빠 승리 날려서 미안하다고”(웃음)

박민호(28·SK)는 8월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SK는 9회초까지 6-3으로 앞서 있었다. 마지막 1이닝만 막으면 승리인 비교적 무난한 흐름. 선발 문승원이 6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지고 내려가 승리가 유력하기도 했다. 그런데 서진용 김태훈 박민호로 이어진 필승조가 이 3점 리드를 못 지키고 무너졌다.

패전을 안은 것은 박민호였다. 팀이 쫓기자 마운드에 올랐지만 공 2개 만에 경기가 끝났다. 나지완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돌이킬 수 없는 실투로 순식간에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길. 박민호는 “정말 여러 감정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승원이형과 팀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박민호는 제대 후 SK 불펜의 핵심 카드로 떠올랐다. 이닝과 관계없이, 주자 상황과 관계없이, 상대 타자 유형과 관계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다목적 카드였다. 그리고 그 어려운 임무를 꿋꿋하게 잘 해내곤 했다. 박민호는 2019년 4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8, 올해는 5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다. 하지만 첫 풀타임 필승조 및 마무리 경험이 쉽지는 않았다. 박민호도 많은 것을 곰곰이 생각한 시즌이었다.

박민호는 “이기는 상황에 안 나가봤으니까 부담이 됐다. 점수차 있을 때 나가면 못 던져도 뒤가 있다는 생각에 괜찮다. 그런데 1~2점차는 역전 당하면 미안하더라”면서 “끝내기 홈런 맞았을 때, 미안한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광주의 악몽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문승원의 돌잔치에서, 박민호는 갓 돌이 된 아들에게 사과했다고 껄껄 웃었다. 우스갯소리에 에피소드지만, 그만큼 마음의 빚이 컸던 셈이다. 

하지만 점차 경험이 쌓이면서 그런 압박감에 대처하는 요령도 배웠다. 박민호는 “세이브를 처음할 때는 ‘못 막으면 지는데’라는 생각에 굉장히 긴장됐다. 선두타자한테 안타 맞고 ‘아, 이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도 했었다”면서 “나가다보니까 똑같더라. 점수차가 많이 난 상황에서 좋은 투구를 하려는 것과, 1~2점차에 나가서 좋은 투구를 하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박민호의 2021년 목표는 “더 이상 미안한 사람이 없게 공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활을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 박민호는 시즌 종료 후 손목 수술을 받았다. 손목의 웃자란 뼈가 자꾸 인대를 건드렸고, 결국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되며 통증이 있었다. 모든 원인인 뼈를 깎아내고 인대도 봉합했다. 11월 초 수술 뒤 한 달 정도 깁스를 했다가 이제는 풀었다. 손목을 쓸 수는 없으니 현재는 하체 위주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실 2019년 시즌이 끝난 뒤도 수술을 고려했다가 올해 받았다. 박민호는 “언젠가는 한 번 해야 할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수가 손목을 쓰지 못하니 운동은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마냥 쉬는 게 아니다. 항상 웃는 얼굴인 박민호는 “지금 운동은 거의 땅을 굴러다니는 수준이다”고 가뿐숨을 내쉬었다. 웨이트와 하체 등 몸 만들기는 평소보다 강도가 세다. 그만큼 힘든 재활 일정이지만, 민감한 부위인 만큼 재활도 신중하게 하고 있다. 

박민호는 “수술을 처음 해봤다. 수술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전에는 손목을 땅에 잘 짚지도 못했다. 공 던질 때 항상 부담을 가지고 던졌다. 재활만 잘 되면 훨씬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모르겠지만 일상생활을 해보니 예전보다 확실히 편해졌다”고 손목을 돌려 보였다. 김원형 SK 감독은 항상 속도조절을 주문하고 있으나 박민호의 목표는 시즌 첫 달 어느 시점에 복귀하는 것이다. 미안한 마음을 털어버리는 무대 또한 마운드라는 것을 박민호도 잘 알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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